코로나19 유행이 안정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최근 소폭의 증가세가 나타났다. 특히 5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지난 2월 15일 1만4948명 이후 49일(1개월 21일) 만에 가장 많이 나왔다.
하지만 방역당국과 전문가들은 “앞으로 환자가 증가할 수 있다”면서도 “그간 백신과 자연 감염으로 누적된 면역력이 상당해 대규모 유행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전망했다.
◇5일 0시 기준 확진자 1만4465명…위중증 환자 수는 다행히 안정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5일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가 1만4465명 발생해 누적 3087만1740명이 됐다고 밝혔다. 1주일 전인 지난달 29일 1만3127명보다 1338명 많다.
전날 확진자인 1만3075명 역시 1주일 전인 지난달 28일 1만2124명보다 1251명 늘었다. 연일 전주 대비 1000여명 이상 늘어난 모습이다. 또 6일 연속 전주 대비 확진자 수가 늘었다.
유행이 안정적이지만 최근 소폭 증가한 데는 봄을 맞아 바깥 활동이 늘고 대중교통 안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는 등 사회적 접촉이 활발해진 영향으로 보인다.
백순영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명예교수(미생물학 전공)는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등 사회적 접촉이 늘었다. 감소세는 멈췄다”면서도 “생각한 것만큼 늘어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그는 “신규 확진자 수보다 중요한 것은 위중증 환자 수, 입원 환자 수, 사망자 수인데 이 역시 약간 늘어난 정도고 상당히 안정적”이라며 “유행 자체에 큰 영향은 없다고 보인다”고 설명했다.
백 교수 진단대로 재원 중인 위중증 환자 수는 45일째 100명대를 이어갔다. 지난달 말까지 150명 안팎이었으나 이날 들어 126명으로 소폭 감소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주 일평균 확진자 수는 1만104명으로 전주 대비 1.1% 늘었지만 주간 치명률은 0.06%로 28주일 만에 가장 낮았고 중증화율은 9주일 만에 최저치인 0.19%였다.
방대본은 현재의 소폭 증가세에 국내 오미크론 XBB.1.5 변이 점유율의 상승이 기인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1일까지 1주일간 오미크론 하위 재조합 변이인 XBB.1.5의 점유율은 16.3%로 직전 주의 11.6%에서 4.7%p(포인트) 상승했다.
지난 연말과 올 초 미국에서 유행한 XBB.1.5 변이는 3월 둘째 주부터 주간 점유율이 ‘7.6%→10.3%→11.6%’ 등 높아지는 추세다. 특히 해외 유입으로 보면 이 변이의 점유율이 39.5%에 이른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XBB는 면역 회피 능력이 높을 것으로 환자도 증가 가능성 있다”면서도 “그간 누적된 면역력으로 대규모 유행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방대본이 실험한 바로도 BN.1과 XBB 변이는 BA.5 대비 바이러스 생산량의 5분의 1 이하 수준이며 발병 후 8일까지의 배양 양성률도 낮아 바이러스의 감염력은 오히려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단장은 BA.4/5 기반 개량 백신이 XBB에도 효과가 있다며 “언제나 경계는 하되 우려할 상황은 아니며, 현재 대응 및 앞으로 정책계획에 영향을 줄 상황도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한편, 정부는 오는 5월과 7월 그리고 내년 상반기까지 3차례로 나누어 남아있는 방역 규제를 조정하는 등의 일상 회복을 추진한다.
이를 두고 백순영 교수는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한 보호는 꾸준히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 교수는 “고위험군이라면 사람들이 많은 곳에 갈 때는 주의해야 한다. 이전보다 감염 위험은 훨씬 더 높기 때문”이라며 “되도록 마스크를 써달라”고 당부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