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중러 정상회담 직후 우크라이나 공습은 모순, 어린이까지 살해"…러, 미군 드론 충돌 조종사 '용기 훈장'


백악관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방러 직후 단행된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공습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22일 정례브리핑에서, 이날 새벽부터 우크라이나 곳곳에서 발생한 러시아의 공습이 “꽤 아이러니(모순·역설)”라고 말했습니다.

이날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수도 크이우(러시아명 키예프) 인근 학교 기숙사 등을 공습했습니다. 최소 9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됩니다.

크이우 남쪽 리지시우의 기숙사 2곳과 대학 건물에 무인항공기(드론) 공격으로 최소 8명이 숨지고 7명이 다쳤다고 현지 경찰이 밝혔습니다.

남부 거점 도시 자포리자에서는 인접한 아파트 2동을 비롯한 주택가에 떨어진 미사일 2발로 적어도 1명이 사망하고 33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날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가 띄운 이란제 샤히드 자폭 드론 21대 가운데 16대를 격추했다고 발표했습니다.

■ “평화적 해결책 말하더니 무고한 시민 살해”

이같은 사건에 관해 커비 조정관은 “바로 어제(21일) 두 정상(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주권과 유엔 헌장, 평화적인 해결책과 적대행위 중단을 말했다”면서, “이번 (시 주석의) 방문이 그(푸틴 대통령)를 대담하게 만들었다고 말하기는 힘들겠지만, 꽤 아이러니”라고 평가했습니다.

시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1일 크렘린궁 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책임있는 대화’를 촉구한다는 공동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커비 조정관은 “그러고 바로 다음날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은 드론과 미사일을 자포리자와 크이우에 발사하고, 무고한 시민을 살해한 것”이라면서 “(살해된 사람들 중) 2명은 어린이였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커비 조정관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겉으로는 우크라이나 사태 해법을 모색한다고 하면서, 안으로는 다른 의도를 버리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커비 조정관은 “그(푸틴 대통령)는 우크라이나 국민을 살해하고 도시를 파괴할 새로운 가혹하고 폭력적인 방법을 찾고 있다”면서, 푸틴 대통령의 목표는 “독립 주권국가 우크라이나를 지도에서 지우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푸틴(러시아 대통령)은 1년여 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누그러지지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 러, 미군 드론 추락 유발 조종사들에 훈장

이날(22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최근 우크라이나 남쪽 흑해 상공에서 미국 무인기(드론)에 도발해 추락을 유발한 수호이(Su)-27 전투기 조종사들에게 ‘용기 훈장(Orders of Courage)’을 수여했습니다.

쇼이구 장관은 해당 조종사들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특별 군사작전’에서 영웅적인 모습을 보여줬다”면서 “미군의 MQ-9 리퍼 드론이 일시 설정된 제한구역을 침범하는 것을 막았다”고 치하했습니다.

이날 훈장을 받은 사람들은 러시아 해군 항공대 소속 바실리 바빌로프 소령과 세르게이 포포프 소령입니다.

바빌로프 소령은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돼 매우 자랑스럽다”면서, “(미군) 무인기가 접근하는 것을 식별하고 임무를 수행하는 것을 막기 위해 기동 훈련을 받아왔다”고 밝혔습니다.

포포프 소령은 “우리 전투기는 이번 임무 수행 과정에 무기를 사용하지 않았고 드론과 직접 접촉하지도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미군 당국에 따르면 지난 14일 우크라이나 크름반도(크림반도) 남쪽인 흑해 상공에서 감시 임무를 수행하던 미군 MQ-9 ‘리퍼’ 무인기가 러시아 수호이(Su)-27 전투기와 충돌했고, 미 공군은 프로펠러가 손상된 해당 무인기를 바다에 떨어뜨렸습니다.

미-러 군용기가 직접 충돌하기는 냉전 이후 사실상 처음입니다.

■ “드론 들이받은 것으로 훈장, 우스꽝스러워”

이에 대해 커비 조정관은 “드론과 충돌한 조종사에게 훈장을 수여하는 다른 군대를 본 적이 없다”고 이날(22일) 브리핑에서 말했습니다.

커비 조정관은 “(러시아군) 조종사는 드론을 들이받았다”며 “영상 증거는 꽤 결정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서 “그것이 용기라면, (용기의) 정의가 다른 것”이라며 “우스꽝스럽고 모욕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미국은 이 사건에 관해, 러시아 전투기들이 국제공역에서 미군 드론의 정당한 정찰·감시 비행을 방해했다면서 “무모하고 안전하지 않으며 비전문적”이라고 비난해왔습니다.

반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일시 설정된 제한 구역을 미군 드론이 침범했다며, 대응 과정에서 무기를 사용하거나 직접 접촉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국제법상 허용된 임무를 계속 수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여기에 대해 러시아는 흑해에서 정찰 비행을 계속할 경우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추락한 MQ-9 기체와 잔해 인양 여부도 관심사입니다.

■ 젤렌스키, 최전방 바흐무트 방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2일, 최대 격전지인 동부 바흐무트를 방문해 전투 중인 장병들을 격려하고 포상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다음날(23일) 소셜미디어에 현장 영상을 올리고 “우리 영웅들을 포상하고 악수하며 감사를 전하게 돼 영광”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우리 땅을 지키고 우리 아이들을 위해 우크라이나의 모든 것을 돌려줘야 하는 우리의 운명은 너무나 힘들지만 매우 역사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모든 영웅들, 그리고 전선에서 잃어버린 여러분의 동지 모두에게 깊은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2월 개전 후 젤렌스키 대통령의 바흐무트 방문은 같은해 6월과 미국 워싱턴으로 출국하기 하루 전인 12월 20일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입니다.

바흐무트는 8개월 넘게 러시아 정규군과 용병조직의 공세가 계속되는 지역입니다.

우크라이나군은 도시 서부를 사수하면서 3면을 포위당한 상태로 파악되고 있으나, 이 지역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거듭 확인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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