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링컨, 핵군축 복귀 등 3개항 라브로프에 제시…"아바나 증후군, 적국 공격 가능성 낮아"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과 중국, 러시아 외무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인도 뉴델리에서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 회의가 열렸습니다. 세계 각국에 주재한 일부 미국 외교관들과 정보요원들이 보였던 이른바 ‘아바나 증후군’이 적국의 공격에 의한 것일 가능성은 작다는 미국 당국의 결론이 나왔습니다. 베트남 권력 서열 2위인 국가주석에 보 반 트엉 공산당 상임 서기가 선출된 소식, 이어서 전해드립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 오늘은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 회의가 열린 인도로 먼저 가보죠.

기자) 네. 2일 인도 수도 뉴델리에서 주요 20개국 (G20) 외교장관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이번 G20 외교장관 회의는 2년째 접어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미국과 중국 간 갈등 상황 등으로 그 어느 때보다 무거운 분위기 속에 진행됐습니다.

진행자) 주최국인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개막 연설을 했다고요?

기자) 네. 모디 총리는 2일 화상으로 연설했는데요. 모디 총리는 각국 외교 수장들에게, 현재의 지정학적 긴장 상황이 이번 회의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걸 이해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 모두는 이런 긴장이 어떻게 해결되어야 하는지 각자의 입장과 관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서로 이견이 있을 수 있다는 이야기로 들리는군요?

기자) 네. 모디 총리는 그러면서 “우리가 함께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이 우리가 함께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을 방해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모디 총리는 이번 회의에서 장관들은 전 세계 가난한 나라들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경제 문제와 기후변화, 전염병 대유행 같은 글로벌 위기에 좀 더 초점을 맞춰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지금 가장 큰 글로벌 위기 가운데 하나가 바로 우크라이나 전쟁 아닌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모디 총리의 바람과는 달리 우크라이나 전쟁이 가장 큰 의제가 되면서 미국을 비롯한 서방과 러시아, 중국 간의 파열음이 나왔습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각국 장관들에게, “국제 평화와 경제적 안정을 위해 침략 전쟁을 끝내고 우크라이나에서 철수할 것을 러시아에 계속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회의에 러시아와 중국 외교 수장들도 참석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친강 중국 외교부장도 모습을 보였는데요. 회의에 앞서 러시아 외무부는 성명을 내고, 라브로프 장관이 이끄는 러시아 대표단은 이번 회의를 지배력의 지렛대가 손에서 사라지자 복수를 시도하고 있는 서방의 노력에 초점을 맞추는 데 활용할 것이라고 밝혀 쉽지 않은 회의 분위기를 예고했습니다.

진행자) 라브로프 장관은 회의에서 무슨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네. 라브로프 장관은 서방이 ‘흑해곡물이니셔티브’를 “뻔뻔스럽게 매장시키고 있다”고 주장하며, 러시아 농민들의 이익이 고려될 때만 연장에 동의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흑해곡물이니셔티브는 유엔과 터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4자가 흑해를 통해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길을 보장한 합의인데요. 한 차례 연장한 끝에 오는 3월 18일로 종료될 예정입니다.

진행자) 통상 이런 국제회의는 각국 대표들이 개별 회담을 통해 상호 관심 현안을 논의하는 기회의 장으로 삼기도 하는데요. 블링컨 장관이 중국이나 러시아 외무장관과 개별 회담을 가졌습니까?

기자) 네. 블링컨 장관과 라브로프 장관이 짧게 만났습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두 사람이 약 10분간 대화를 나눴는데요. 블링컨 장관은 나중에 기자회견에서 라브로프 장관에게 외교에 나서라고 말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또 “나는 라브로프 장관에게 세계나 미-러 관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든 미국은 냉전이 최고조에 달했던 때의 미국과 소련처럼 전략무기통제에 관여하고 행동할 준비가 항상 돼 있을 것이라는 점을 말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미 국무부 고위 관리는 취재진에게, 블링컨 장관이 라브로프 장관에게 3가지 요점을 강조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블링컨 장관이 강조한 3가지가 뭘까요?

기자) 네. 미국은 시간이 얼마가 걸리든 러시아의 침공 전쟁에 대항하고 있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계속할 것이라는 점과 러시아에 ‘뉴스타트(New START)’ 협정에 다시 참여할 것, 그리고 러시아에 구금 중인 미국인 폴 웰런 씨의 석방을 촉구했다고 합니다. 웰런 씨는 미국 해병대원 출신으로 지난 2018년 러시아에서 간첩 혐의로 체포된 뒤 징역 16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입니다.

진행자) 뉴스타트는 미국과 러시아 간 유일하게 남아 있는 핵 군축 조약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1일 국정연설에서 뉴스타트 참여 중단을 전격 선언한 바 있습니다. 한편 안나레나 베어복 독일 외무장관도 2일 G20외교장관 그룹 세션에서 라브로프 장관의 이름을 직접 거명하며, 러시아의 뉴스타트 복귀를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블링컨 장관과 라브로프 장관의 회동이 사전에 예정된 건 아니었다면서요?

기자) 그렇습니다. 앞서 블링컨 장관은 우즈베키스탄에서 인도로 출발하면서 취재진에게, 러시아나 중국 외교수장과 만날 계획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러시아 외무부는 두 사람의 회동이 블링컨 장관 요청에 의해 이뤄졌다고 밝혔는데요. 두 사람이 직접 대면해 대화를 나눈 건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처음입니다.

진행자) 블링컨 장관이 친강 외교부장과도 따로 만났나요?

기자) 두 사람이 만났다는 소식은 없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지난 18일 독일에서 열린 ‘뮌헨안보회의’에서 왕이 중국 중앙정치국 위원과 접촉한 바 있는데요. 두 사람은 약 1시간 개별 회담을 가졌습니다. 하지만 양국 간 최대 현안이었던 중국의 이른바 ‘정찰 풍선’을 둘러싸고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앞서 지난주 열린 G20재무장관 회의도 각국의 입장차가 크게 드러났죠?

기자) 그렇습니다. 24일과 25일 인도에서 열린 G20재무장관 회의도 우크라이나 문제가 가장 큰 쟁점이었는데요. 우크라이나 사태를 전쟁으로 규정하고 러시아를 규탄하는 문구를 둘러싸고 러시아와 중국 등의 반발로 공동 성명도 채택되지 못한 채 폐막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어떻게 이번 G20외무장관 회의에서는 공동성명이 채택됐습니까?

기자) 이번에도 불발됐습니다.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인도 외무장관은 2일 다자주의, 식량과 에너지 안보, 기후변화, 세계 보건 등의 현안에 있어 상당한 의견의 일치가 있었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우크라이나에 대한 의견 차이로 공동성명 채택에 실패했다고 밝혔습니다.


쿠바 아바나 주재 미국 대사관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이른바 ‘아바나 증후군’에 대한 미국 정보당국의 보고서가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정보 당국이 1일, 아바나 증후군을 외국 적대 세력의 공격과 연관 지을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아바나 증후군은 지난 2016년 쿠바 주재 미국 대사관에 근무하고 있던 외교관들에게서 제일 처음 나타난 원인 미상의 질병으로, 심각한 현기증과 두통, 이명 현상, 인지 능력 장애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진행자) 쿠바 수도 아바나에서 처음 보고됐기 때문에 ‘아바나 증후군’이라는 이름이 붙은 거죠?

기자) 맞습니다. 이후 쿠바뿐만 아니라 유럽과 아시아 등 세계 각국에 주재하고 있던 미국 외교관, 정보요원들, 그 가족들에게서도 비슷한 사례가 보고되면서 미국 정부를 당혹하게 했고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지난 2021년 8월 베트남을 방문할 때도 미국 관리 중에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사람이 나오면서 일정이 다소 지연된 적도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면서 아바나 증후군이 적의 어떤 의도적인 공격이라는 의혹도 끊임없이 나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외교관들에게서 비슷한 발병 사례가 보고되면서 일각에서는 러시아나 중국 등 적국의 고주파 공격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미국 정부는 지난 몇 년간 아바나 증후군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중앙정보국(CIA)을 비롯해 7개 정보기관 합동으로 광범위한 조사를 벌여왔습니다.

진행자) 그 조사 결과를 공개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애브릴 헤인스 국가정보국장(DNI)은 1일, 대부분의 정보기관이 아바나 증후군이 적국의 공격에 의한 것일 가능성은 매우 작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각 정보기관이 정보 수집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감안할 때 격차가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는데요. 7개 기관 중 5개 기관은 적국이 에너지 무기 등을 사용해 의도적으로 미국인을 공격했을 가능성을 ‘매우 낮다’고 평가했고, 다른 2개 기관은 가능성이 ‘작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진행자)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일단 적의 공격 가능성이 작다는 부분은 일치하고 있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정보 당국은 약 1천 건의 사례들을 검토했는데요. 아바나 증후군으로 보고된 사례들에서 일정한 유형이나 공통된 조건을 발견하지 못했으며, 사례의 대부분은 기저질환이나 환경적 요인에 따른 것이라는 평가를 내렸습니다. 하지만 정보당국은 이들이 경험한 이상 증상의 원인이 뭔지 정확한 답변도 내놓지 못했습니다.

진행자) 작년에도 비슷한 보고서가 나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아바나 증후군이 러시아나 다른 외국 적에 의한 공격에 따른 것이라는 가능성이 작다는 내용을 담은 중간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번 보고서 발표로 아바나 증후군 관련 조사는 마무리되는 건가요?

기자) 미국 정부 관리들은 평가 발표 후에도 원인 규명을 위한 논의와 아바나 증후군을 겪은 직원들에 대한 지원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미국 CNN은 미국 정부가 계속 이 사건을 조사할지 여부는 다소 불투명하다고 전했습니다.

보 반 트엉(가운데) 신임 베트남 국가주석이 2일 취임선서를 하고 있다.


보 반 트엉(가운데) 신임 베트남 국가주석이 2일 취임선서를 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베트남에서 권력 서열 2위인 국가주석이 새로 선출됐군요?

기자) 네, 바로 보 반 트엉 공산당 상임 서기가 새로운 국가주석이 된 겁니다. 앞서 베트남 공산당은 1일 트엉 서기를 국가주석에 지명했는데요. 다음 날인 2일 베트남 국회는 특별회의를 열고 의원 98%의 찬성으로 임명안을 승인했습니다. 베트남 관영 매체 보도에 따르면, 이날 국회에 출석한 488명 중 1명을 제외한 487명이 찬성했습니다.

진행자) 그동안 국가주석 자리가 공석이었죠?

기자) 네, 전임자였던 응우옌 쑤언 푹 전 주석은 지난 1월 ‘부패 스캔들’로 전격 사임했는데요. 이번 선출로 약 40일 동안 공석이었던 국가주석 자리가 채워진 겁니다.

진행자) 트엉 신임 베트남 국가주석, 어떤 인물입니까?

기자) 네, 1970년생이고요. 올해 52세로 베트남 통일 이후 최연소 주석이란 기록을 세웠습니다. 마르크스-레닌주의 사상을 표방하는 트엉 주석은 대학교를 졸업한 해인 1992년에 호찌민대학교의 공산주의 청년연합(Youth Union) 부서기로 선출되며 정치 경력을 시작했는데요. 이후 공산당 최고 의사결정기관인 정치국의 최연소 위원을 거쳐 당 중앙선전위원회 위원장과 서열 5위의 상임 서기 등 요직을 지냈습니다.

진행자) 선출 후 첫 연설 내용이 궁금한데요?

기자) 전임자의 부패 스캔들을 의식한 듯 부패 척결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트엉 주석은 의회에서 “부패와의 싸움을 단호히 이어 나갈 것”이라며 “조국과 국민, 헌법에 전적으로 충성할 것”이라고 공언했습니다. 그러면서 당과 국가, 그리고 국민이 맡긴 임무를 충실히 이행하는 데 힘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날 트엉 주석의 연설은 국영 매체를 통해 방영됐습니다.

진행자) 트엉 주석 선출에 대한 반응은 어떤지 들어볼까요?

기자) 베트남 전문가들과 투자자들은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이 회복됐다고 평했습니다. 푹 전 주석과 부패 사건에 연루된 고위직 간부들이 갑작스럽게 자리를 물러나면서 야기된 정치적 불안정성에 마침표를 찍었다는 겁니다. 또 트엉 주석의 선출로 베트남 외교, 경제 정책에도 큰 변화가 없을 거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봤습니다.

진행자) 주석 임기는 어떻게 됩니까?

기자) 베트남에서 주석의 임기는 5년이고 중임할 수 있습니다. 전임자였던 푹 전 주석이 2021년 4월 취임해 지난 1월 사임하면서 남은 기간인 2026년 3월까지가 트엉 주석의 공식 임기인데요. 다만 베트남에서는 임기가 만료돼도 국회가 차기 주석을 선출할 때까지 그 직무를 수행하는 구조입니다.

진행자) 오늘 지구촌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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