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미국이 핵실험하면 우리도 할 것"'뉴스타트' 중단 선언…바이든 폴란드서 연설 예정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 핵무기 확산을 막기 위해 미국과 맺은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스타트) 참여 중단을 선언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21일) 연방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진행한 연례 국정 연설을 통해 “누구도 세계 전략적 균형을 해칠 수 있다는 환상에 빠져선 안 된다”며 “러시아는 뉴스타트 참여를 중단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러시아는 조약에 따른 사찰을 허락받지 못했다”며 “서방이 러시아에 대해 사찰을 허용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뉴스타트는 2010년 미국과 러시아가 체결해 이듬해 발효된 협정으로, 양국이 배치할 수 있는 장거리 핵탄두를 1천550개 이하로 제한하고, 두 나라 핵시설을 주기적으로 사찰하는 것이 골자입니다.

지난 2019년 양국 간의 ‘중거리핵전력조약(INF)’이 공식 파기되면서 뉴스타트는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 남아 있는 유일한 핵 통제 조약입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21일) 뉴스타트 참여 중단 계획을 밝히면서, 러시아가 핵무기 실험을 재개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이 핵실험을 할 경우 우리도 똑같이 할 것”이라며 “국방부와 (국영 원전기업) 로사톰이 준비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그러나 러시아가 아직 뉴스타트에서 완전히 탈퇴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 우크라이나 전쟁 책임 서방에 돌려

푸틴 대통령의 이번 국정 연설은 2년 만으로,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처음입니다.

러시아 헌법상 대통령은 연방의회에서 최소 연 1회 연설해야 합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21일) 연설에서 “서방 국가들이 유럽에서 대리전을 촉발하고 경쟁국을 제거하려는 목적을 계속 추구하고 있다”며 “전쟁 확대의 책임은 서방 엘리트들에게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국민 대다수가 (우크라이나 동부의) 돈바스 지역을 지키기 위한 우리의 작전을 지지한다”며 “국민의 결의와 용기에 감사를 표한다”고 밝혔습니다.

러시아 정규군과 용병업체 바그너 그룹 측은 최근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공세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개전 1주년인 오는 24일을 전후해 ‘대공세’를 벌일 것이라는 관측도 이어지는 중입니다.

■ “러시아 경제 망치려는 시도 막아내”

푸틴 대통령은 이날(21일) 연설에서, 전장에서 숨진 러시아 장병들의 가족을 지원하겠다는 약속도 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조국을 수호하다 전사한 군인의 가족이 얼마나 힘든지 알고 있으며 새로운 특별기금을 만들어 맞춤형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러시아의 경제 상황에 관해 평가하면서, 미국과 서방 측의 제재 속에서도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전례 없는 제재를 통해 러시아 경제를 망치려는 서방국가의 시도를 막아내고 있다”면서 “러시아에 소득을 주는 돈의 흐름은 마르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현재 (러시아의) 물가상승률은 5%인데 올해 2분기에는 목표인 4%에 근접할 것”이라고도 강조했습니다.

■ 바이든, 21일 바르샤바 연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1일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서 연설을 통해 우크라이나 지지를 재확인할 예정입니다.

전날(20일) 우크라이나 수도 크이우(러시아명 키예프)를 사전 공지 없이 방문한 바이든 대통령은 곧바로 폴란드로 이동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 군 기지에 도착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21일)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정상회담도 진행합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관련 성명에서 “미국이 우크라이나 국민을 지원하기 위해 어떻게 세계를 계속 결집시킬 것인지, 그리고 유엔헌장에서 밝힌 인권과 존엄성의 핵심 가치에 관해 말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다음 날(22일)에는 부쿠레슈티 9개국 정상회의에 참석합니다.

흔히 ‘부쿠레슈티 나인’이라고 부르는 부쿠레슈티 9개국은 러시아 견제를 위한 안보 협의체로, 폴란드를 비롯해 불가리아, 체코, 에스토니아, 헝가리,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루마니아, 슬로바키아 등이 회원국입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도 참석하는 이번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지원이 논의될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20일) 우크라이나 수도 크이우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담하고 5억 달러 규모 추가 군수지원 패키지를 소개한 바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과 함께 크이우 시내를 함께 걸으면서 “푸틴(러시아 대통령)의 정복 전쟁은 실패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 젤렌스키 “연내 종전 위한 논의 이뤄져”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연내 종전을 위한 논의가 이뤄졌다고 밝혔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대통령실 홈페이지에 공개한 대국민 연설에서 “올해 안으로 러시아의 침략을 종식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필요한 것은 결의뿐이고, 오늘(20일) 나는 그러한 결의를 바이든 대통령과 미합중국으로부터 봤다”고 덧붙였습니다.

■ 러시아 “바이든 크이우 방문, 특별하지 않아…긴장만 고조”

러시아 당국은 21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크이우 방문이 특별할 게 없다고 평가절하했습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현지 방송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크이우 방문에 관해 “우리에게 전혀 특별하지 않았다”며 “상황에 아무런 영향을 못 미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행사는 중요하다, 당연히 주의 깊게 지켜봤다”면서 “폴란드 방문도 유심히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어서 “결국 러시아 혐오증, 새로운 무기 지원과 긴장 고조의 연속이 될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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