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천하람 당대표 후보는 11일 ‘현 권력과 미래권력이 부딪히면 차마 입에 올리기도 싫은 대통령 탄핵이 우려된다’고 한 김기현 후보를 맹공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김 후보를 겨냥해 “여기저기서 다들 이상한 소리만 하기 시작했다”며 “(김 후보는) 정작 박근혜 대통령 탄핵 표결 때 탄핵은 당연한 결과라 말하지 않았나”라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김 후보는 당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할 가능성을 언급했다”며 “박 전 대통령 탄핵에 공개적으로 찬성한 김 후보가 지금 와서는 탄핵 위험을 이야기하나”라고 비꼬았다.
이 전 대표가 공유한 기사에는 김 후보가 울산시장에 재직하던 지난 2016년 12월 “(박 전 대통령) 탄핵은 당연한 결과”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그러면서 “도대체 쉰여섯의 김기현 후보와 예순셋의 김기현 후보는 뭐가 달라진 거냐”라고 덧붙였다.
‘이준석계’로 분류되는 천하람 당대표 후보도 페이스북에 “김 후보가 급기야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담나”라며 “아무리 당대표 선거가 급하고 지지율에 조급해도 그렇지 여당 전당대회에 할 말인가”라고 쏘아붙였다.
천 후보는 “신평 교수가 대통령 탈당이라는 단어까지 언급하면서 물의를 일으킨 것이 불과 며칠 전인데 왜 자꾸 우리 당 전당대회에 대통령을 끌어들여 누를 끼치는 것인가”라며 “탈당, 탄핵이라는 단어까지 동원해 본인이 안 되면 당이 절단난다고 우리 당원들을 협박하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 당원들 무시하지 말라. 그런 얕은 수에 넘어갈 분들이 아니다. 정치인 머리 꼭대기에 앉아계신 분들”이라고 했다.
천 후보는 또 “솔직히 말해 안철수 후보가 딱히 현재권력과 맞설 것 같지도 않다”며 “안 후보는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이나 ‘윤안(윤석열-안철수) 연대’라는 단어조차 사용하지 않겠다고 할 정도로 결기가 없으신 분인데 어떻게 현재권력과 충돌하겠나”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대선 후보가 아닐 것이 기준이라면 차라리 제가 제일 낫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김용태 최고위원 후보는 더 나아가 “솔직히 안 후보가 당대표가 되는 것보다 후보께서 당대표가 되면 총선에 참패해 민주당이 단독으로 탄핵을 의결할 수 있는 200석 이상을 획득할까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김용태 후보는 “그 전에 어떻게 엄연히 같은 당 경쟁자를 향해 저 사람이 집권여당 당대표가 되면 대통령이 탄핵당할 수 있다는 망상을 내놓을 수 있나”라며 “이런 말 같지도 않은 논리는 본인을 포함해 우리 당 구성원 모두를 욕되게 하는 길”이라고 지적했다.
김기현 당대표 후보는 앞서 이날 오전 경기도 용인시 강남대학교에서 열린 ‘경기도 중남부 보수정책 토론회’ 특별강연에서 당대표의 요건 네 가지를 발표했다.
이 가운데 대권 주자였던 경쟁자 안철수 후보를 겨냥해 “현 권력과 미래권력이 부딪히면 차마 입에 올리기도 싫은 탄핵이 우려된다. 대통령 임기가 얼마 안 지났는데 그런 분란은 안 된다”며 “대권 욕심 없이, 사심이 없어야 당을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