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이 주축인 유엔군사령부가 6·25전쟁 당시 미군 전략폭격기가 평양 등 북한 지역에 폭탄을 퍼붓는 사진을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일제히 게재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엔사는 9일 페이스북에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당시 사진이라며 미군 B-29 전략폭격기가 중공군이 점령한 북한 지역에 폭격을 진행하는 사진을 공개했다. 유엔사는 같은 날 트위터에도 북한 폭격 사진 등을 올리며 “1951년 1월 7일 국군과 유엔군, 충주-삼척선에서 공산군 저지” “1월 9일 유엔군, 소규모 반격으로 태세 전환, B-29 폭격기 등 폭격기 300대 평양과 다른 지역 폭격”이라는 설명을 달았다.
유엔사가 공개한 사진 중엔 미군 장교가 한반도와 일본 지도를 배경으로 서서 앞서 여러 번 폭격을 진행한 북한 신의주 지역을 가리키며 미군 장병들에게 해당 지역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이 담긴 것도 포함됐다. 미군이 신의주를 폭격할 때 공군 전력이 발진한 기지가 유엔사 후방기지에 속하는 일본 도쿄의 요코타(橫田) 미 공군기지였다는 점도 명시했다.
유엔사가 이 같은 사진을 게재한 이유를 두고 한반도 유사시에 미국이 동맹인 한국에 대표적인 핵 투발 수단인 전략폭격기를 전개하는 등 확장억제(핵우산) 제공 공약을 철저히 이행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이 거듭된 도발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과거 한반도에서 전면전이 일어났던 6·25당시 사진을 게재하며 ‘확고한 확장억제’라는 기조를 말이 아닌 실제 사례로 보여줬다는 것.
현재 한반도에서 남북의 정전협정 준수 여부를 관리하는 주체인 유엔사는 조직 성격으로만 보면 미군이 제공하는 확장억제와 무관하다. 그러나 유엔사 SNS에 게재된 사진의 출처가 미 공군과 미 정부로 명시됐다는 점을 분여겨 봐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미군이 6·25 전쟁 당시 실제 전쟁을 수행한 유엔사를 통해 확장억제 제공 공약의 실제 이행을 강조했다는 것. 특히 B-29는 1945년 미군이 원자폭탄 ‘리틀보이’와 ‘팻맨’을 각각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할 당시 폭탄 운용에 투입한 전략폭격기여서 북핵 위협에 맞선 미군의 공약 실행 의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자산으로 평가된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