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임재 “기동대 요청한 흔적 사라져” 김광호 “요청 없었다”


[이태원 국조 청문회]

與 “책임 가장 큰 사람이 이임재”

野 “경찰청장-서울청장 물러나야”

윤희근, 참사 당일 음주사실 인정

이임재 답변 바라보는 유가족대표 이종철 이태원참사유가족협의회 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서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의 답변을 듣고 있다. 이 전 서장은 이날 청문회에서 “경비기동대를 참사
 당일에 지원 요청했다는 것에 대해 변함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뉴시스이임재 답변 바라보는 유가족대표 이종철 이태원참사유가족협의회 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서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의 답변을 듣고 있다. 이 전 서장은 이날 청문회에서 “경비기동대를 참사
당일에 지원 요청했다는 것에 대해 변함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뉴시스

“(기동대 지원 요청을 했던) 많은 흔적들이 있는데, 어느 순간 갑자기 다 요청한 적도 없는 것처럼 한순간에 사라졌다.”(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

“서울지방경찰청은 교통기동대 1개 제대 요청 외에는 (기동대 지원 요청을) 받은 적이 없다. … 이 전 서장이 증언을 허위로 하거나 은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김광호 서울경찰청장)

4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별위원회(국조특위) 1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 전 서장과 김 청장은 참사 당일 기동대 파견 요청에 대한 사실관계를 놓고 서로 면전에서 ‘진실공방’을 벌였다. 이처럼 이날 청문회에 나온 증인들은 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채 기존에 나왔던 진술을 반복하면서 참사의 실질적 원인은 여전히 규명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 與 “이임재 책임” vs 野 “마약 단속에 사고”

이날 청문회에서 국민의힘은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구속된 이 전 서장을, 더불어민주당은 김 청장을 집중 겨냥했다.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은 “(가장 책임이 큰) 단 한 명을 꼽으라고 하면 당시 용산서장을 맡고 있던 이임재 증인”이라고 했다. 같은 당 박형수 의원은 “오후 10시 38분부터 무전망에 구급차 지원 요청과 압사 신고가 접수되는데 오후 10시 59분에 뒷짐을 지고 걸어가면 어떻게 하나”라고 물었다. 여당 의원들의 질문에 이 전 서장은 “저한테 1차적인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최선을 다했다”고 답하기도 했다. 또 이 전 서장은 당시 무전으로 ‘압사’라는 말을 들었다면서도 “그냥 흘러가는 무전 정도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김 청장을 향해 질문 공세를 폈다. 천준호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히는 복두규 대통령실인사기획관과 고교 동문인 김 청장에게 “(복 인사기획관과) 거취 관련 상의를 한 적이 있냐” “참사 이후에 연락을 취한 적이 있냐”고 질문했고 김 청장은 “연락하거나 상의한 적 없다”고 답했다.

이태원 국조 첫 청문회 윤희근 경찰청장 등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서 선서하고 있다. 이날 윤 청장은 지난해 10월 29일 참사 당일 술을 마신 사실을 인정하며 “주말 
저녁이면 저도 음주를 할 수 있다”고 했다. 앞줄 왼쪽부터 윤 청장,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경찰, 소방 
등을 대상으로 진행된 이날 청문회에서 김 청장과 구속 중인 이 전 서장은 인파 관리를 위한 기동대 요청 여부에 대해 진실 공방을 
벌였다. 뉴시스이태원 국조 첫 청문회 윤희근 경찰청장 등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서 선서하고 있다. 이날 윤 청장은 지난해 10월 29일 참사 당일 술을 마신 사실을 인정하며 “주말
저녁이면 저도 음주를 할 수 있다”고 했다. 앞줄 왼쪽부터 윤 청장,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경찰, 소방
등을 대상으로 진행된 이날 청문회에서 김 청장과 구속 중인 이 전 서장은 인파 관리를 위한 기동대 요청 여부에 대해 진실 공방을
벌였다. 뉴시스

경찰 수장인 윤희근 경찰청장은 이날 청문회에서 지난해 10월 29일 이태원 핼러윈 참사 당일 충북 제천에서 술을 마셨다고 인정했다. 윤 청장은 “그날 음주를 했느냐”는 민주당 조응천 의원의 질문에 “음주했다고 (이미) 말씀을 드렸다”고 했다. 하지만 윤 청장은 “주말 저녁이면 저도 음주를 할 수 있다”고 말하며 동석자를 묻는 질문에는 “그런 것까지 밝혀야 하나”라고 했다.

이에 따라 야당 의원들은 윤 청장과 김 청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그러나 윤 청장은 “(사퇴 요구) 취지를 충분히 고민하겠다”고만 했고, 김 청장도 “무책임하게 중간에 사퇴하기보다는 수사 등을 통해 잘못을 명명백백하게 가리면서 현재로서는 소임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 6일 2차 청문회, 이상민 오세훈 출석

경찰 지휘부가 책임을 미루는 사이 현장에 출동했던 용산소방서 유해진 소방관은 “(당일 현장에) 도착했을 때 (경찰을) 2명 정도 봤다”고 했다. 그는 “현장에 도착한 경찰이 많지 않았다. 소방관들이 할 수 있는 것이 많이 없었고 너무나 외로웠다”고 말했다. 일부 유족 역시 울분을 표했다. 몇몇 유족은 윤 청장 등을 향해 “다 허수아비냐” “몰랐다는 게 자랑이냐”라고 고함쳤다.

이날 1차 청문회에 이어 6일 열리는 2차 청문회에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 박희영 용산구청장 등이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다만 여야는 기간 연장이 이뤄져야만 열릴 수 있는 3차 청문회에 대해 엇갈린 태도를 보이고 있어 개최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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