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두 번째 고체연료 우주발사체 시험발사를 30일 성공한 가운데 전날 윤석열 대통령이 국방과학연구소(ADD)를 방문했을 당시 발사 계획을 보고받고 연구진을 격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전날인 29일 대전 국방과학연구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날 발사된 고체연료 우주발사체에 관한 보고를 받았다. 이날 방문의 원래 목적은 북한 군용무인기 침범에 대응해 군의 감시·정찰 요격시스템을 포함한 국내 무기체계 개발 현황을 점검하기 위해서였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뉴스1과 한 통화에서 “무인기 문제로 방문했던 자리였는데 마침 연구소에서도 우주발사체 시험발사를 앞두고 있어 그동안 준비했던 경과에 관한 설명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방과학연구소에서 연구하는 전략물자와 전략자산이 지금 우리 안보 상황에서 국민 생명과 안전을 지켜줄 수 있는 국력이 되기 때문에 대통령과 모두가 다 (발사가) 성공하리라 믿고 (연구진을) 격려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도 “시험발사를 오늘(30일)로 예정하고 있었는데 대통령이 어제(29일) 방문해 자리에서 보고가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국방부는 이날 오후 출입기자단 공지를 통해 고체연료 우주발사체 비행시험 사실을 알렸다.
국방부는 “우주안보·경제시대에 맞춰 독자적 우주 기반 감시정찰 분야의 국방력 강화를 위해 고체연료 추진 방식의 우주발사체를 비행시험했다”고 밝혔다. 지난 3월30일 충남 태안 소재 국방과학연구소 종합시험장에서 이뤄진 첫 시험 이후 9개월 만에 두 번째 발사에 성공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시험발사 성공을 두고 새해 북한에 보내는 경고 메시지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윤 대통령이 전날 국방과학연구소를 방문했을 때 연구소측에서 이날 날씨가 좋을 것 같아 시험발사 시기를 정했다는 취지로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절기 맑은 날씨에서 발사할 경우 전국 뿐 아니라 북한에서도 관측했을 가능성이 높아, 구름이 낮지 않은 청명한 날로 정한 것은 북한의 관측을 의도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북한은 올해 들어 이달 초까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8발을 포함해 최소 60여발의 각종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전례 없이 높은 빈도로 무력도발을 이어왔다.
윤 대통령이 국방과학연구소를 떠난 지 하루 만에 쏴 올린 고체연료 우주발사체가 그동안 무력도발을 이어온 북한에 압박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고체연료 추진방식을 적용한 발사체는 액체연료 방식과 달리 연료 보관·주입과 발사과정에서 시간적·물리적 제약을 거의 받지 않기 때문에 상당한 군사적 효용성을 갖는다. 또 위성발사용 우주로켓에 위성체 대신 탄두를 실으면 ICBM이 된다.
한편 군 당국은 군사보안상 문제로 이날 시험발사를 사전에 예고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이날 오후 6시쯤 전국 각지에서 시민들은 하늘에서 발견된 ‘미확인 비행체’를 보고 경찰과 소방에 신고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