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한국형 인-태 전략…美에 보조·아세안 연대 ‘방점’


우리정부의 독자적인 ‘인도-태평양 전략’이 베일을 벗었다. 중국을 견제하는 미국에 보조를 맞추며 아세안 연대를 통해 ‘자유·평화·번영’을 실현하는 것이 골자다.

윤석열 대통령은 11일 캄보디아 프놈펜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 참석해 한국판 인태전략을 공개했다.

한국판 인태전략의 핵심은 ‘포용·신뢰·호혜’의 3대 원칙 하에 역내 국가들이 연대해 보편적 가치에 기초한 규칙 아래 역내 질서를 지키고, 개방적이고 공정한 경제질서를 통해 인태지역의 ‘자유·평화·번영’을 실현한다는 구상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의 모두발언에서 “자유, 평화, 번영의 3대 비전을 바탕으로 포용, 신뢰, 호혜의 3대 협력 원칙 하에 인도-태평양 전략을 이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보편적 가치에 기초한 규칙 기반의 국제 질서를 강화할 것”이라며 “역내 국가들이 서로의 권익을 존중하고 공동의 이익을 모색해 나가는 조화로운 역내 질서를 촉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힘에 의한 일방적인 현상 변경은 결코 용인돼선 안될 것‘이라며 ”규칙에 기반해 분쟁과 무력 충돌을 방지하고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 원칙이 지켜지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상 변경‘은 미국이 중국을 겨냥해 자주 지칭하는 용어로, 사실상 미국의 ’인태전략‘에 보조를 맞추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인도-태평양 개념을 쓰지 않던 우리 정부가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 5월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독자적인 인태 전략을 수립하겠다고 밝힌 만큼 미국의 방향성을 상당 부분 견지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윤 대통령은 또 ”제가 추진해나가고자 하는 인도-태평양 전략은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협력을 목표로 하는 ’인도-태평양에 대한 아세안의 관점‘과 많은 부분이 일치한다“며 ”아세안은 한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추진해 나가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협력 파트너 중 하나“라고 했다.

이는 중립적인 아세안의 입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중국을 전면 배제하지 않겠다는 방침에 맞춰 자유, 평화라는 큰 원칙하에 역내 번영에 증진하는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분석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인태 전략 공개 외에도 한-아세안 연대구상(KASI)도 제시했다. 이 역시 독자적 인-태전략을 보다 구체화하고 지지를 얻기 위해서는 절대적으로 아세안과의 연대가 절실해서다.

뿐만 아니라 북한의 도발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인 만큼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아세안의 협조도 염두해 둔 것으로 풀이된다.

한-아세안 연대구상은 ▲5년간 한·아세안 협력기금 3200만 달러로 증액 ▲1000만달러 한메콩 협력 기금 공여 ▲2024년 한-아세안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격상 ▲한-아세안 국방장관회의 정례화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 업그레이드 등을 골자로 한다.

[프놈펜=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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