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고위당국자는 최근 유엔총회 당시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과 관련, 미국 백악관이나 의회 쪽에서 어떤 문제 제기도 없었으며 한국 정부의 설명에 대해 이해하고 ‘문제없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주미대사관 고위당국자는 26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윤 대통령 발언에 대한 언론보도와 관련해 미 국가안보회의(NSC) 고위당국자에게 해당 발언이 미국에 대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설명했다”며 “NSC 측은 ‘잘 알겠으며 문제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21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뉴욕에서 주최한 다자회의를 마치고 회의장을 나서면서 참모진에게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OOO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이후 ‘OOO’가 ‘바이든’ 대통령을 언급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면서 논란이 됐으나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바이든’이 아니라 ‘날리면’이라고 말했고, ‘국회’도 미 의회가 아닌 우리 국회를 언급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국 정부는 김 수석의 해명을 토대로 곧바로 미 측에 입장을 전달했다. 조태용 주미대사가 미 NSC 측에, 정부대표단이 미 국무부 측에 김 수석의 해명을 공유했다. 이들은 윤 대통령의 발언을 구체적으로 인용하진 않고, 윤 대통령의 발언이 미국을 겨냥한 게 전혀 아니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에 대해 미 NSC 측은 이해한다는 반응과 함께 설명에 감사하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미 측의 상세한 설명 요구나 문제 제기가 없는 만큼 대사관은 한미간 외교적으로는 이 사안이 일단락됐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사관 측에 따르면 미 의회나 의원들이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사례는 아직 없지만, 일부 의원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 만큼 우려 기류가 감지되면 대사관 측이 대응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미국 내 일부 언론에서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을 보도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향후 파장을 지켜보면서 대사관 차원에서 효과적 대응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정부 측은 이번 비속어 논란으로 한미동맹이 훼손되거나 영향을 받은 것은 없지만 잘못된 보도가 계속될 경우 한미 관계에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고위 당국자는 “사실에 기반하지 않은 보도는 한미동맹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