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다. 윤 대통령은 “포퓰리즘적 인기 영합 정책이 아니라 힘이 들어도 나라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기틀을 바로 세워 달라”고
주문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국민이 바라는 기대는 이념이 아니라 민생을 최우선으로 하고, 포퓰리즘적 인기 영합 정책이 아니라 힘이 들어도 나라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기틀을 바로 세워 달라는 것이다.”
22일 경기 과천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장차관 국정과제 워크숍’. 윤석열 대통령은 새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이 자리에는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해 18개 부처 장차관과 처·청장 등 80여 명이 참석했다.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 등 대통령실 참모들도 총출동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재도약을 위한 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또 개혁 과정에서 부딪힐 기득권의 저항을 넘을 방법으로 ‘소통’과 ‘국민 눈높이’ 등을 거듭 강조했다.
○ “개혁 과제에 기득권 저항 예상”
윤 대통령은 이날 워크숍에서 윤석열 정부의 120대 국정과제를 확정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건의한 110대 과제에 ‘지방시대’에 관한 10대 과제가 추가된 것이다.
윤 대통령은 모두발언에 나서 “국정과제를 이행하는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이 따를 수도 있다”면서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꼭 필요한 개혁 과제이지만 기득권 저항이 예상되는 것도 많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강도 높은 지출 구조조정’과 ‘공공기관의 개혁’을 사례로 들며 피해 갈 수 없는 과제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개혁의 성과를 내기 위한 ‘윤석열식 철학’을 공유했다. 우선 ‘소통 강화’다. 윤 대통령은 “국민들께서 필요로 하는 정책이 국민의 눈과 귀에 쏙쏙 쉽게 들어갈 수 있도록 장차관이 책임감을 가지고 임해 달라”고 했다. 또 “의원 한 분, 한 분이 방송사”라며 “장차관들은 선제적으로 국회에 가서 자료를 제공하고, 야당에도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협조를 구하라”고 지시했다.
개혁의 ‘속도’도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는 고소득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줘야 한다”면서 “교육과 노동 개혁은 어떠한 희생을 치르더라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제한된 시간 내 일해야 하는 우리는 신속하게 결정하고, 과감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도 “국민 정서에 부합하지 않는 것을 하면 안 된다”며 “(정책 추진 시) 거부감 없이 잘 만들어서 내보내야 한다”고 ‘국민 눈높이’를 강조했다.
윤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이념 기반 국정 운영, ‘퍼주기’ 정책, 비대화된 공공 부문 등 문재인 정부의 문제로 꼽히는 사안에 대한 강한 개혁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동시에 여소야대 상황에서 국정과제 추진을 위해선 여론의 지지가 절실함을 나타낸 것이다.
○ 尹, 마무리 발언에서 “저만 잘하면 되겠다”
윤 대통령은 워크숍에서 한국 경제가 처한 복합위기에 대해 거론하며 “기존에 해 오던 방식, 또 관성적인 대책으로 직면한 위기를 극복해 나가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국가 발전도 돈 없이는 안 된다. 성장동력을 찾아 과감히 투자해야 한다”, “혁신과 규제개혁은 큰돈이 안 들고 가능하다” 등 경제 체질 개선을 위한 주문을 쏟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이날 비공개로 진행된 마무리 발언에서 최근의 지지율 하락세를 염두에 둔 듯 “새 정부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크니까 국민의 갈증도 큰 것 같다”면서 “국민은 바로 보여 달라고 하는데 우리는 (각종 정책을) 준비 중이라 보여 주질 못하니 (기대와) 괴리가 생긴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참석자들을 둘러보면서 “정부 구성은 잘돼 있는 것 같다. 저만 잘하면 되겠다”고 신뢰를 나타냈다고 한다.
이번 워크숍은 장관들을 조장으로 한 토론에 방점을 뒀다. 이는 윤 대통령이 실용주의와 함께 장관이 국정 운영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스타 장관’론을 강조한 데 따른 것이다. 윤 대통령은 워크숍을 마친 뒤 인재개발원 구내식당에서 장차관들과 만찬을 함께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