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내부, ‘인사정보’ 업무 법무부 이관에 불편한 기색


정부가 법무부에 인사정보관리단을 신설하는 것과 관련해 경찰은 내부적으로 자신들이 수집한 인사 정보가 법무부로 넘어가는 것을 불편해하는 분위기다.

법무부와 행정안정부가 24일 입법 예고한 ‘법무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 시행령과 시행규칙에 따르면 인사정보관리단 정원은 총 20명 규모. 이 가운데 2명은 현직 경찰 경정급으로 채워진다. 관리단에 인력을 파견하는 여러 정부 부처 중 인원의 직급과 수를 명시한 건 경찰 뿐이다.

경찰 고위 관계자는 “경찰이 과거 대통령비서실에 인사검증 인력을 파견한 사례를 참고한 것으로 보인다”며 “파견 인력과 업무는 기존과 크게 달라질 게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인사검증을 맡았던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실 공직기강비서관 산하 인사검증팀은 20여 명 규모였다. 당시에도 통상적으로 총경급 또는 경정급 2, 3명을 파견했다.

경찰에선 인사검증 업무가 법무부로 넘어가더라도 세평 수집 등은 과거처럼 경찰청 정보국에 의존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본다. 문재인 정부에서 국가정보원의 국내 정보 수집을 금지하면서 사실상 경찰 외에는 할 수 있는 곳이 없기 때문이다.

다만 경찰은 수집한 인사 관련 정보가 청와대 대신 법무부로 가는 것을 민감해하는 모습이다. 과거 민정수석실 파견 경험이 있는 경찰 관계자는 “‘공룡 법무부 우려가 있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다른 경찰 관계자는 “경찰 정보를 법무부로 바로 보낼지, 아니면 대통령실이 받아 법무부에 전달할지 등은 아직 정해진 게 없다”면서도 “(법무부가 받는 게 적절한지는) 국민들이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정부는 경찰이 수집한 정보를 법무부에 전달하는 것이 가능한지에 관해 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김기윤 기자 pe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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