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귀향하는 10일 경남 양산 평산마을 사저에 최소 5000명이 넘는 환영 인파가 몰릴 것으로 보인다. 작은 시골마을에서 퇴임한 대통령을 지지하는 단체와 반대하는 단체가 동시에 집회를 열기로 하면서 큰 혼잡이 예상된다. 대통령경호처와 경찰은 전 대통령의 귀향길 안전을 위해 본격적인 ‘경호 모드’에 돌입했다.
● 5000명 넘는 환영인파 예상, 본격 ‘경호 모드’
8일 오전 7시 30분경 문 대통령의 새 보금자리가 될 경남 양산 평산마을 사저. 검은 옷을 입고 손에 가방을 든 경호처 경호원이 경호동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보였다. 경호동 앞에서는 또 다른 경호원이 사저 앞을 오가는 사람들을 예의주시했다. 경호 인력이 이 같이 배치된 모습은 6일까지도 보이지 않았다.
경남경찰청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구 달성군 사저 입주에 6000여 명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김해 봉하마을 사저 입주에 1만 명의 인파가 몰렸던 것을 감안하면 5000명 이상의 인파가 10일 평산마을 사저에 몰릴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또 10일 문 대통령 지지 성향 단체인 개혁국민운동본부 30명이 평산마을 회관과 평산삼거리에서, 반대 성향 단체인 정의로운사람들과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 155명이 평산마을 등지에서 집회를 열겠다고 경찰에 신고한 상태다.
대통령의 귀향이 국민적 관심을 받으면서 대통령 경호처와 경찰도 경호에 비상이 걸렸다.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일상적 경호는 10년간 청와대 경호처가, 대통령이 지나는 동선을 경호하는 ‘연도 경호’(교통 안내·통제)와 경호 지원은 경찰이 맡는다.
● 대통령 귀향길, 경찰 연도경호 준비 ‘총력’
경찰은 4~6일 현장대응력 강화를 위해 모의훈련(FTX)을 했고, 대통령이 내려오기 하루 전날인 9일 한 차례 더 훈련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10일 KTX를 타고 KTX울산(통도사)역에 내린 뒤 13km가량을 차로 이동해 평산마을 사저에 입주하게 된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 행사 일정에 따라 다소 유동적이지만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 30분경 울산역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관할인 울산경찰청이 울산역 주변 경호와 연도 경호를 한다. 울산경찰청은 경호요원 88명을 투입한다. 근접해 대통령의 신변보호 업무를 맡는 1선(안전구역) 경호에는 경찰 기동대가 40명 배치된다. 역사 내부 순찰과 안전을 통제하는 2선(경비구역) 경호에는 25명, 역사 외곽을 경계하는 3선(경계구역) 경호에는 20명이 투입된다.
문 대통령은 울산역 승차장에서 준비된 차량을 타고 사저로 이동한다. 이동 경로는 9일 열리는 대책회의에서 결정된다. 관제센터는 대통령 차량이 멈추지 않고 지나가도록 교차로 신호를 제어한다. 경호차량 2대가 대통령이 타는 차량 앞뒤로 배치된다. 경찰은 순찰차 2대를 대통령이 탄 차량과 경호 차량 앞뒤에 배치해 에스코트한다. 문 대통령이 사저에 도착하면 연도경호 임무는 경남경찰청으로 이관된다. 경남경찰청은 이날 사저 인근에 5개 중대를 배치한다.
경찰은 교통 혼잡을 막기 위해 대통령 귀향 당일 평산마을로 진입하는 도로를 통제한다. 대신 경찰과 양산시는 통도환타지아 주차장과 통도사 산문주차장에 차량 1570대가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을 준비했다. 방문객들은 25분 정도 사저까지 걸어가야 한다. 양산시는 평산마을 마을회관 인근에 임시화장실도 마련했다. 8일 사저 진입로 곳곳엔 ‘자랑스러운 문재인 대통령님, 사랑합니다. 끝까지 함께 합니다’ 등의 문구가 써진 현수막이 내걸렸다.
양산=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