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상황에서 세상의 변화와 더불어 목회환경의 변화도 엄청나다. 전에는 생각하지 못하고 인정하지 않았던 것들이 ‘뉴 노멀’(New Normal)이라는 말로 우리 앞에 다가왔다. 이 변화의 폭풍 속에서 가장 크게 피해를 입은 곳이 교회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회복이 필요한 한국교회와 성도들의 무너져버린 신앙의 성벽을 중건하는 일에는 적잖은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3년째 접어든 코로나19라는 폭풍을 만난 교회와 성도들의 신앙은 보이는 것보다 더 심각하게 느껴지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르네상스 시대의 유명한 예술가였던 미켈란젤로가 시스티나 성당 천장에 창세기의 내용을 바탕으로 그린 ‘천지창조’는 유명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그림은 1508년에 그리기 시작하여 4년 후인 1512년에 완성했다. 그러나 이 그림은 시간이 지나면서 연기와 먼지가 달라붙어서 본래의 아름다운 색채와 화려함을 잃어가게 되었다. 100여 년이 지났을 때는 이미 본래의 색채와 그 화려함을 기억하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고 한다. 1981년에 그 그림을 복원하는 팀이 만들어졌고, 그들은 특수용액으로 매일 조금씩 그 그림에 묻어있는 찌든 때를 닦아내기 시작하였다. 이렇게 복원작업을 진행하는 동안 복원된 부분을 보면서 감격이 더해갔다. 그 그림 속에 그런 색채가 있으리라고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으며, 또한 거기엔 생동감이 넘쳐났기 때문이었다.
이 작품의 복원이 1989년 12월 31일에 끝났으니 그림을 그린 시간보다 두 배의 시간이 소요된 셈이다. 당시 복원된 그림을 보는 사람들은 숨이 멎을 것처럼 경이로웠다고 표현하였다. 당시 사람들은 미켈란젤로가 그림을 그린 후 거의 500년 만에 그 걸작품의 색채와 아름다움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예루살렘 성벽이 소실되고 훼손된 것을 인하여 눈물을 흘리며 안타까운 마음을 가졌던 느헤미야가 페르시아 왕 아닥사스다의 호의로 예루살렘을 방문하여 짧은 시간에 성벽 중건 작업을 완료하고 예루살렘의 부흥과 회복을 위한 중요한 초석을 놓았다. 이와 같이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교회의 현 상황을 인식하고 애통한 마음으로 가슴을 찢고 회복을 향한 초석이 되어야 할 때다. 주님의 교회가 비록 세상에서 찌든 모습으로 힘을 잃고 있다 할지라도 그 본래의 영광스러운 모습을 생각하며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해야 할 때이다. 눈앞에 일어나는 일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며 가만히 있기보다는 대안을 모색하며 나아가야 할 시간이다. 우리 모두가 자신이 섬기는 공동체를 바라보며 회복을 위한 몸부림을 치는 고난주간이 되었으면 한다. 주님의 영광스러운 교회는 내가 보는 것이 전부가 아니기 때문에 시간이 걸리겠지만, 그래도 우리가 그 회복을 위해 일어나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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