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장면. ⓒ월드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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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구호개발 NGO 월드비전(회장 조명환)이 지난 13일 서울글로벌센터에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남북협력 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한반도 기후변화에 대한 공동 대응 필요성을 제고하고, 남북교류 협력 과제와 방향 모색을 중심으로 발표하고 토론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학계 및 정부, 유관기관 주요 관계자들만 참석한 가운데 월드비전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도 생중계로 진행됐다.
기조발제에서는 국제월드비전 앤드류 몰리(Andrew Morley) 총재가 ‘기후변화, 기아 그리고 아동의 미래’를 주제로 연설했다. 앤드류 몰리 총재는 현재 아프리카 케냐 북부 토카나 지역을 방문 중으로, 현장에서 기후변화로 인한 기아 문제에 대해 호소했다. 기후변화 최대 피해자인 현지 아이들을 직접 만나 아동들이 느끼고 있는 감정과 삶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등에 대해 전했다.
이어 국제월드비전 토니 리나우도(Tony Rinaudo) 기후행동 수석고문이 ‘아프리카 기후변화 대응사례’를 소개했다. 전 세계 산림 복원에 앞장서고 있는 토니 리나우도 고문은 월드비전 기후변화 대응사업 일환인 산림복원사업(FMNR, Farmer Managed Natural Regeneration)의 주요 성과를 발표했다. 이 사업은 지역 농부들이 스스로 자연적이고 지속 가능한 방법으로 산림을 복원하는 데 초점을 둔 사업이다.
리나우도 수석고문은 “기후 위기의 피해자는 가장 취약한 지역 주민들과 아이들”이라며 “월드비전은 환경을 보호하는 것이 오랜 굶주림과 가난에서 벗어나게 하는 궁극적 해결책임을 체감하고 있기에, 약 40년 이상 산림 조성 및 기후변화 대응 농업에 힘쓰고 있다”고 전했다.
이후 유니세프 아태지역 기후변화 최선미 자문관이 기후위기와 아동인권 등 국제기구의 경험을 공유했다.
북한의 기후변화 영향과 남북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세션에서는 한국환경연구원 명수정 선임연구위원이 ‘한반도의 기후변화와 남북협력 과제’를 주제로 발표했다.
명수정 위원은 “기후변화와 같은 사회 주요 문제 해결 방안을 자연에서 찾는 ‘자연기반 해법’을 활용한 남북협력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남북이 함께 힘을 모아 생태복원과 자연환경 보존을 통해 대응한다면 기후변화 적응 뿐만 아니라 완화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국립통일교육원 권숙도 교수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남북협력의 방향 모색’을 발표했다. 권 교수는 “남북은 인접해 있는 만큼, 어느 한쪽이 위험에 노출되면 서로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지정학적 특징이 있다”며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남북 환경 협력은 한반도 평화체제 정착을 위한 남북간의 새로운 연대와 협력의 고리가 될 수 있고, 선택의 문제가 아닌 ‘가야만 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월드비전 북한농업연구소장 김계훈 서울시립대학교 교수를 좌장으로 통일부 개발지원협력과 박용주 과장, 한국농어촌공사 농어촌연구원 송성호 소장, 통일연구원 장철운 부연구위원, 월드비전 북한사업실 김혜영 팀장 등이 ‘남북협력 대응 방안’을 주제로 국가와 국제기구 등의 역할과 실행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장철운 부연구위원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대외적 협력과 관련한 남북한 각각의 수요에서 교차점을 찾는 작업으로부터 남북 협력 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남북 양자 간 직접 협력이 어려운 여건에서는 북한과 협력 중인 국제기구, 단체 등과의 간접 협력에서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의의를 밝혔다.
김혜영 팀장은 “현재 북한 기후변화 대응의 가장 큰 걸림돌은 ‘대북제재’로 꼽힌다”며 “다른 개도국에서 기후변화 대응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진행하는 능력배양 사업조차 북한에서는 시작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 팀장은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북한 기후변화 대응역량 강화 사업에 대한 제재 면제 신청을 했지만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가 이를 불허했다”며 “앞으로 북한의 기후변화 대응을 돕기 위한 여러 프로젝트를 구상하더라도 ‘대북제재’의 틀 안에서는 아무것도 시도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