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내 5명 안팎 압축해 尹에 보고
안철수는 차기당권 도전에 무게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이 새 정부 초대 국무총리로 ‘국민통합’과 ‘경제 전문가’에 방점을 찍고 후보군을 추리고 있는 것으로 27일 확인됐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이번 주 중 5명 안팎의 국무총리 후보군을 추려 윤 당선인에게 보고할 것으로 전해졌다. 윤 당선인이 3명 이내에서 최종 후보군을 선정하면 본격적으로 인사검증이 시작될 예정이다.
복수의 윤 당선인 측 핵심 관계자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장기화되면서 어려워진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전문성과 갈라진 민심을 모을 수 있는 국민통합형 인사를 최우선 순위에 올려놓고 후보군을 추려 내는 중”이라며 “이번 주 초부터는 최종 후보군에 대한 인사검증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사청문요청안을 국회로 보낸 뒤 인사청문회, 본회의 표결 등까지는 35일 안팎이 걸린다. 5월 10일 새 정부 출범 일정을 고려하면 늦어도 다음 달 초·중순에는 후보자를 지명해야 한다. 장 비서실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윤 당선인께 저희가 생각하는 분들을 조만간 보고할 생각”이라며 “(본회의 표결) 역순으로 하면 기간이 상당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총리 후보로는 김대중·노무현 정부 출신 정통 관료들이 거론되고 있다. 노무현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내고, 이명박 정부에서 주미 대사로 활약한 한덕수 전 총리가 대표적이다. 한 전 총리는 국민통합과 경제라는 인선 콘셉트에 접점이 있는 인물이다.
국민통합형 후보군으로는 김한길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국민통합위원장과 박주선 인수위 대통령취임준비위원장이 거론된다. 이 밖에도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과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 등의 깜짝 발탁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재계에서는 박용만 전 두산그룹 회장도 후보군으로 꼽힌다. 윤 당선인 측 관계자는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와 권영세 인수위 부위원장도 후보군으로 이름이 오르내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은 차기 당권 도전에 무게를 두고 있어 초대 국무총리를 맡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주요 후보군에 대한 인사검증 과정 등에서 변수가 생길 경우 안 위원장이 다시 물망에 오를 가능성도 남아 있다.
총리 인선, 국민통합-경제전문가에 초점… DJ-盧정부 관료도 거론
초대 국무총리 후보 5명안팎 압축
尹, 정통 경제관료 출신 중용 의지… 한덕수-윤증현-진대제 등 하마평
민주당 출신 김한길-박주선에 국민의힘 김기현-권영세도 물망
“윤석열 정부가 풀어야 하는 가장 중요한 과제가 초대 국무총리 인선 과정에 담겨 있다고 봐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 핵심 관계자는 27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총리 후보군을 추리는 과정에서 가장 주안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국민통합과 경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역대 대통령들은 취임 후 첫 인사를 통해 새 정부의 지향점을 선명하게 드러내왔다. 윤 당선인 역시 초대 국무총리 인선에 자신의 국정철학과 윤석열 정부의 방향성을 담아내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첫 총리로는 ‘국민통합과 경제’ 교집합 인사
윤 당선인은 그동안 수차례 “국민의 이익과 국익이 앞으로 국정을 운영하는 기준”이라고 강조해왔다. 26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워크숍에서도 “제일 중요한 것이 경제”라고 했다. 앞서 10일 당선 인사 기자회견에서 “국민통합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겠다”고 했다.
이와 같은 윤 당선인의 국정철학에 부합하는 인사를 찾기 위해 당선인 비서실은 광범위하게 후보군을 추려왔다. 한 관계자는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서 중용됐던 인사라고 해서 배제할 이유가 없다”며 “취임 후 맞닥뜨려야 하는 여소야대 국면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총리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은 국회 본회의에서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 찬성으로 통과된다. 현재 더불어민주당의 의석수는 172석으로, 민주당 의원 30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초대 총리 인준안이 국회 문턱을 넘을 수 있는 셈이다.
윤 당선인 주변에선 아예 정치색을 배제하고 경제 분야 전문성을 갖춘 정통 관료 출신들도 주요하게 검토하고 있다. 노무현 정부에서 국무총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등을 지낸 한덕수 전 총리도 후보군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 총리는 이후 이명박 정부에서 주미 대사, 한국무역협회장 등을 맡아 경제 정책은 물론이고 외교, 산업계에 해박하다는 점도 고려됐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노무현 정부에서 금융감독원장을 지내고 이명박 정부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낸 윤증현 전 장관, 삼성전자 출신으로 노무현 정부에서 정보통신부 장관을 지낸 진대제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 회장 등이 거론된다.
○ 안철수, 총리 안 맡을 듯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은 총리직을 맡지 않겠다는 뜻을 주변에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안 위원장은 윤 당선인과 단일화하며 국민통합정부 구성을 합의했던 만큼 새 정부 초대 총리를 맡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었다. 하지만 인수위 활동 종료 이후엔 국민의힘 차기 당권 도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한다.
다만 안 위원장에 대해선 상반된 해석도 나온다.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맏형 격인 권성동 의원은 최근 공개적으로 “안 위원장이 국무총리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견제구를 날렸다. 반면 이준석 대표는 27일 “윤 당선인과 여러 번 교류했지만 안 대표에게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고 있어서 (총리 후보군에서) 배제하는 건 맞지 않다”고 말했다.
정치권 인사 중에선 민주당 출신 인사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대표적으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를 지낸 김한길 인수위 국민통합위원장과 박주선 인수위 대통령취임준비위원장 등이다. 국민의힘 현역 의원 중에서는 김기현 원내대표와 권영세 인수위 부위원장도 거론된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