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개딸들 ‘좌표 찍기’에…“지금 누가 가장 미소짓고 있을지 상상해달라”|동아일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 피고인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2023.3.3/뉴스1 ⓒ News1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 피고인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2023.3.3/뉴스1 ⓒ News1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 투표 후폭풍이 민주당 당원들의 분열로 이어지고 있다. 이른바 ‘개혁의 딸(개딸)’로 불리는 이 대표 강성 지지층들은 이낙연 전 대표에 이어 이 전 대표와 가까운 윤영찬 의원의 징계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맞서 비명(비이재명)계 당원들도 이 대표의 사퇴 및 출당·제명 청원을 제기했다.

5일 민주당에 따르면 한 권리당원은 당 청원게시판에 ‘윤 의원의 징계를 요구한다’는 청원을 올렸다. 이 당원은 3일 “윤 의원이 출처가 확인되지 않은 ‘수박 7적’을 이 대표 지지자들이 만들고,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증오와 폭력을 행하고 있다는 듯 적었다”고 주장했다. ‘수박’은 ‘개딸’들이 겉과 속이 다르다며 비명계를 지칭하는 용어로 ‘수박 7적’에는 문 전 대통령, 이 전 대표 등의 이름이 담겼다.

비명계 지지층은 이 대표의 사퇴 및 출당, 제명 청원으로 맞섰다. 한 권리당원은 3일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로 인해 당의 가치와 정의가 훼손됐다”며 “당을 분열로 이끈 장본인”이라고 주장했다. 해당 청원글은 5일 오후까지 약 3000명 이상이 동의했다.

당원 간 갈등이 격화되자 이 대표는 4일 “내부를 향한 공격을 중단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당의 분열과 관련해 “이럴 때 가장 미소 짓고 있을 이들이 누구인지 상상해달라”며 “(체포동의안 찬성 명단의) 작성 유포자가 우리 지지자가 아닐 가능성도 커보인다”고 밝혔다.

이 대표의 단합 요청에도 불구하고 현장의 양상은 다르다. 민주당 대변인인 김의겸 의원은 3, 4일경 전북 군산을 한 달 만에 다시 찾아 지역 인사들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군산의 현역 의원은 ‘개딸’이 체포동의안 표결 이후 낙선 대상으로 지목한 친문(친문재인) 성향의 신영대 의원이다. 한 친명계 의원은 “당의 단합이 절실한 시점에서 당직을 맡은 지도부 소속 의원 행보로는 아쉬운 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주말 행보와 관련해 김 의원은 통화에서 “굳이 말씀을 드려야 하나 싶다”고 답했다.

이 대표의 기소 시점은 이달 중순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에 따르면 대장동 및 위례신도시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엄희준)와 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강백신)는 지난달 27일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후 계속 관련자를 불러 조사하는 등 보강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검찰은 배임 등 이 대표의 혐의를 좀 더 공고히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보강수사가 좀 더 필요하다고 판단함에 따라 이 대표 기소 시점은 당초 예상일인 3월 초에서 중하순으로 다소 미뤄질 전망이다.

박훈상기자 tigermask@donga.com
박종민기자 bli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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