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넘게 지지부진했던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 건립 사업이 마침내 첫 삽을 뜬다.
한국기독교역사문화재단(대표이사:이영훈 목사)이 10월 25일 서울 은평구 진관동 162-13 일원에서 (가칭)‘서울기독교박물관’ 기공식을 개최했다.
박물관 건립 부지에서 열린 이날 행사에는 재단 대표이사 이영훈 목사(여의도순복음교회, 한국교회총연합 대표회장)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이하 교회협) 총무 김종생 목사 등 교계 인사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해당 지자체장인 김미경 은평구청장도 함께 자리했다.
기공식에 앞서 드린 예배에서 ‘하나님이 세우시는 집’을 제목으로 설교한 이영훈 목사는 “하나님께서 이 일을 계획하도록 꿈을 주셨고 오랜 기간 기도하게 하셨고 마음을 합하게 하심으로 오늘에 이르게 하셨다”라며 “기독교인들이 과거를 돌아보고 오늘을 반성하며 내일을 바라보는 역사의식을 담아낼 수 있는 귀한 건물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한국교회가 거듭나는 계기가 되기를 소원했다. 이 목사는 해당 프로젝트에 관심과 기도, 후원을 부탁하며, 앞으로 진행될 건축 과정에 모든 교단이 기쁨으로 동참해 달라고 요청했다.
축사를 맡은 김미경 구청장은 본인도 교회 집사라고 소개하며, 은평구에 기독교박물관을 건립하게 된 데 대해 기쁨과 감사를 전했다. 김 구청장은 “139년의 역사를 가진 한국기독교는 우리나라 근현대사에 있어 교육과 의료, 복지, 문화 등 사회 전반에 선한 영향력을 끼쳤다”라면서 그렇기에 기독교역사박물관 건립이 단순히 기독교의 역사를 넘어, 우리나라 역사에서도 대단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교회협 김종생 총무도 “지난 12년의 세월은 부침의 여정이었지만, 뜸을 길게 들이면 음식이 맛있고 탈이 없다는 말처럼 손해이기보다 더 굳게 만드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라며 “보수나 진보할 것 없이 기독교계 모두가 모이고 또 정부와 지자체가 다 같이 함께 무언가를 만들어왔다는 것 자체가 크게 축하할 일”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이날 주요 참석자들이 테이프 커팅과 시삽을 하며 행사를 마친 가운데, 실제 공사는 다음 달 6일 시작돼 내년 10월 준공 및 12월 개관을 목표로 진행된다. 부지면적 1160.00㎡(약 351평)에 들어설 (가칭)‘서울기독교박물관’은 지하 1층, 지상 2층 높이에 연면적 1107.33㎡(약 335평) 규모로 건립돼 상설 및 기획전시실, 수장고, 자료실, 사무실 등의 시설을 갖출 예정이다.
한국기독교역사문화재단 손승호 사무국장은 “한국기독교의 소중한 문화유산 기증을 기다리고 있다”라며 △기독교의 전래, 수용, 교회일치 운동 자료(도서, 선교사 자료, 정기간행물, 개인·개교회 기록 등) △교육, 의료, 사회복지 활동 자료 △항일독립운동, 민주화운동, 통일선교 자료 △시청각 자료(음향자료, 시각자료) 등 신앙선조가 남긴 문화유산을 영구히 보존하는 동시에 수집, 연구, 전시를 통해 한국기독교의 역사문화를 널리 알리고 가치를 더욱 빛나게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가칭)‘서울기독교박물관’은 지난 2011년 교회협 제61회 정기총회에서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 설립추진위원회’ 조직을 결의한 것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별도 법인(산국기독교역사문화재단)을 만들어 사업 효율화 및 초교파 사업으로 확대를 꾀했고, 서울시와 은평구 등 지자체와 MOU를 체결하고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와도 협력하는 등 사업을 구체화했다. 그리고 2020년부지 매입과 더불어 기본 및 실시설계에 돌입해 마침내 올해 초 건축 허가를 획득했다. 이번 공사는 문체부와 서울시의 지원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