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정치 참여? 옳지만 장소가 문제” < 교계일반 < 교계 < 기사본문





한국기독교언론포럼(이사장:지형은 목사, 이하 한기언)이 서울 연지동 연동교회(김주용 목사)에서 ‘시대 공감 토크콘서트’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다양한 유형의 갈등이 표출되고 있는 한국 사회의 현실과 그 요인을 분석하고, 대안적 성찰과 더불어 치유자로서 한국교회의 역할을 고민하기 위해 마련됐다.


총 세 차례에 걸쳐 진행되는 토크콘서트는 첫 주제를 ‘갈등사회와 팬덤정치’로 잡았다. KBS 최경영 기자와 휴먼앤데이터 이은영 소장이 강사로 나섰다. 언론인과 여론조사전문가의 관점에서 한국 사회 갈등의 한 요인으로 꼽히는 정치 팬덤 현상을 조명했다.


최 기자는 누군가를 열렬히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상대를 혐오하는 현상으로서 편견을 강화하는 현재 한국 사회 팬덤 정치의 한계를 비판했다. 이 때문에 발생하는 소통의 약화와 신뢰의 부재, 갈등의 축적, 폭발적 분노 표출 등의 부정적 영향을 설명했다.


이 소장은 “사회적 의제를 만들고 민주주의를 활성화하는 여론 형성 과정에서 팬덤 정치는 분명 긍정적 요소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비이성적인 집단’이라고 팬덤 정치를 폄훼하기 보다 긍정적인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건강한 정치문화가 될 수 있도록 욕설과 폭력, 조롱행위 등 부정적 요인들을 정화해 나가는 시민의 힘을 당부했다. 이 소장은 과거 예수님을 따랐던 많은 민중도 일종의 ‘팬덤 현상’이라고 정의하며, “팬덤이라는 것은 막혀 있던 언로를 뚫어주는 개혁적인 인물이 등장했을 때 형성되는 측면이 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어 진행한 질의응답에서 설교 중 목사의 정치 발언 문제가 테이블에 올랐다. 이 사안에 대해 최경영 기자는 “권위를 가진 교회 강단에서 목사가 정치적 발언을 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라면서 “위계질서가 분명한 강단에서 목사가 성경을 인용해 말하는 것을 성도들은 맹목적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한국교회의 정치 참여 방식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날 사회를 맡은 한기언 변상욱 공동대표(전 CBS 대기자)는 “기독교가 정치에 관여하면 안 되나?”라는 질문에 단호하게 “아니”라고 답하면서도 “그러나 교회가 정치를 만나는 장소가 어디인가가 문제”라고 꼬집었다.

변 공동대표는 교회가 정치를 만나는 지점은 가난한 사람들의 생활 수준을 끌어올릴 수 있는지, 소외된 자들을 어떻게 보호할 수 있는지와 같은 정책 속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한국교회는 몇몇 지도자들이 정치 지도자들과 만나 환담을 나누는 데 그쳤다고 지적했다. 그런 모습들이 일반 언론에 계속 비치다 보니 한국교회가 권력과 손잡은 기득권으로 ‘과잉 대표’되는 측면도 있다. 변 공동대표는 “한국교회와 정치의 만남이 이러한 방식으로 계속되는 한 한국교회의 흐름은 정치와 관련해 계속 왜곡될 수밖에 없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한기언 ‘시대 공감 토크 콘서트’는 11월 16일 ‘갈등사회 성찰하기’와 12월 14일 ‘갈등사회와 한국교회 역할’을 주제로 토론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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