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비명(비이재명) 성향의 권리당원들이 18일 이재명 대표의 직무를 정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 지난 6월 법원에서 동일한 내용의 가처분 신청이 기각된 지 약 4개월 만이다.
민주당 권리당원이자 유튜버인 백광현 씨는 이날 오후 2시 이 대표에 대한 ‘당대표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서를 서울남부지법에 제출했다. 신청인에는 백 씨를 비롯한 권리당원 2023명이 이름을 올렸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김용식)는 지난 12일 백현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관련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이 대표를 불구속기소 했다. 16일엔 위증교사 혐의에 대해서도 이 대표를 불구속기소 했다.
백 씨는 “이 대표가 배임 혐의로 또다시 기소돼 일주일 대부분을 자신의 재판에 깔려 정상적 당무를 수행할 수 없게 됐다”며 “이 대표의 당직을 즉시 정지해야 하는데도 당이 묵인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대장동 사건으로 기소됐을 때는 몇 시간 지나지 않아 부랴부랴 당무위를 열고 ‘꼼수 조항’을 발동했지만, 이번에는 할 필요도 없다는 듯 절차조차 지키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당헌 80조는 부정부패 관련 법 위반으로 기소된 당직자의 직무를 기소와 동시에 정지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80조 3항을 통해 정치 탄압 등 부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될 경우 당무위원회 의결로 정한다는 예외를 두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3월 이 대표가 위례·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기소되자 정치 탄압으로 규정하고 이 예외 규정을 적용했다. 백 씨는 당시에도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법원은 6월 “이 대표가 기소된 사건 판결 이전에 즉시 대표직에서 배제돼야 할 급박한 사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기각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