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2월, 밤새 쏟아진 함박눈으로 그냥 걸어가기도 힘든 길을 아내인 이정희 사모와 함께 전도를 하러 나서면서 최종일 목사는 하나님께 기도했다. 오늘 이 길에서 자신이 살려야 할 귀한 생명들을 만나게 해달라고, 그 생명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살리고 하나님의 일꾼으로 세울 수 있도록 능력을 달라고 말이다. 그리고 그 ‘한 생명’에 대한 간절함은 교회를 개척하고 13년이 된 지금에도 한결같다.
13년 전 최종일 목사는 경기도 양촌읍 양곡리에 교회를 개척했다. 과거 국민 드라마였던 <전원일기>의 배경이기도 한 이 지역을 교회 개척 장소로 선정한 이유는 당시 양곡리가 도시개발지구로 지정돼 개발이 시작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임대아파트가 지어지고 있는 공사 현장 바로 앞에 위치한 36평 넓이의 상가에 교회 문을 연 후, 최 목사는 당시 성도가 사모와 아들뿐이었지만 주일 오전예배와 오후예배, 매일 새벽기도회, 수요예배, 금요 철야예배까지 단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예배를 드렸다. 혹시라도 교회를 찾아올 성도를 단 한 사람이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매일 새벽기도를 마친 후 아침 9시에 아내와 인근 초등학교로 전도를 나섰다.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사탕을 나눠주며 전도를 한지 한 달쯤 지났을 무렵 주일학교 예배를 위해 기도하고 있는데 복도에서 후다닥 소리가 나면서 곧 초등학생 2명이 들어왔는데, 그 순간의 감격을 잊을 수 없습니다. 스스로 교회를 찾아온 그 영혼이 얼마나 고맙고 소중한지요.”
한 영혼을 천하보다 귀하게 여기고 사랑하는 그 간절한 마음이 하나님의 마음일 것이라고, 최 목사는 다시 한 번 깨달았다. 그 이후로 최 목사는 말 그대로 밥만 먹으면 전도를 하러 나섰다. 아침과 저녁 교회 인근 아파트에 입주가 시작되면 매일 아침과 저녁 교회를 소개하는 전도지를 들고 자리를 지켰다.
그렇게 3개월 간 밤낮 없이 전도를 하자, 열매가 맺히기 시작했다. 한 주에 3~7명까지 등록을 하더니, 5월에는 주일예배 참석 장년이 35명, 주일학생이 5명, 새벽기도회 참석자는 20명까지 늘어났다.
개척한 지 6개월만인 8월 28일 설립 예배를 드린 후에는 성도들도 전도에 동참했고 일대일 양육과 제자훈련과정을 병행하자, 3년 만인 2013년에는 한자리에서 예배를 할 수 있는 더 큰 곳으로 교회를 옮겨야 할 정도로 부흥하는 역사가 일어났다. 2017년에는 건축위원회를 구성해 현재 위치한 구래동 종교부지를 매입해 교회 건축을 하기에 이르렀다. 현재는 매주 장년 400명과 주일학교 학생 130여 명이 출석하는 건강한 교회로 성장 중이다. 그 모든 과정을 최 목사는 하나님의 은혜라고 고백했다. 그리고 그 넘치는 은혜는 ‘하나님 나라의 확장’이라는 하나님 주신 거룩한 사명으로 이어져야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교회가 부흥하고 지역사회에 자리를 잡은 후 최종일 목사의 가장 큰 고민은 ‘다음세대’로 신앙을 계승하는 문제이다. 부모를 따라 교회를 나오지만 예배와 기도, 찬양에 열정이 없고 삶에 있어서도 뚜렷한 꿈이 없는 다음세대에게 어떻게 하나님이 주시는 비전과 사명을 간구하게 할지를 생각하면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다. 돌파구는 놀랍게도 지난해 여름방학을 맞아 성도 가족들이 함께 떠난 단기선교 현장에서 솟아났다.
“2021년 선교를 집중적으로 담당하는 선교국을 설립해 다음해인 2022년 인도네시아 메단으로 첫 단기선교 활동을 준비하고 다녀왔습니다. 다녀온 주일학교 학생들이 선교사가, 목회자가 되겠다고 서원하는 모습에 얼마나 감격했는지 모릅니다. 그리고 그렇게 비전을 가진 친구들과 함께 기도하고 자신만의 비전을 달라고 기도하는 아이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올해도 지난 7월 메단으로 단기선교를 다녀왔고, 국내 첫 단기선교로 강원도 정선에 있는 동강교회에서 전도활동을 펼쳤다. 이렇게 단기선교와 이어진 수련회로 주일학교 예배가 뜨거워지고 주일학생들이 예배 때마다 간절히 기도하고 찬양하고 말씀에 귀 기울이는 모습을 보면서 최 목사는 “다음세대를 세우는 일과 선교가 무관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선교하러 간 해외와 국내 교회에서도 전도와 선교에 힘쓰는 교인들과 주일학생들의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아 지역 복음화에 더욱 힘쓰고 있다고 합니다. 앞으로도 하나님께서 우리 교회에 부어주신 은혜를 지역복음화와 선교, 다음세대 양육을 통한 하나님 나라 확장으로 이어나갈 것입니다.”
최종일 목사는 오늘도 첫 성도가 교회의 문턱을 넘었던 그 날의 초심으로 돌아가 사역에 힘쓰고 있다. 단 한 생명을 위해 간절히 기도하고, 성경을 곱씹어 읽으며 설교를 준비하고, 성도들과 함께 전도에 나서고, 교인들과 그 가정을 자신의 몸처럼 돌보고, 개혁신앙에 기초해 하나님의 제자를 양육하고, 국내외 선교 현장을 지원하는 사역. 그 현장에 한국교회의 미래가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