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정유정이 다음달 1심 첫 공판준비기일을 앞둔 가운데 법정에서 모습을 드러낼지 관심이 쏠린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6부(김태업 부장판사)는 다음달 14일 오전 10시30분 부산법원종합청사 351호 법정에서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 예정이다. 기소된 지 하루만에 재판 날짜가 잡힌 것이다.
공판준비기일은 본격 심리에 앞서 원활한 재판 진행을 위해 검찰과 피고인 측이 미리 양측 입장과 쟁점을 정리하고 증거조사 방법을 논의하는 기일이다.
피고인의 출석 의무는 없지만, 재판부에서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피고인을 소환할 수 있다.
정유정은 국선변호인을 선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법상 구속 상태의 피고인의 경우 사선변호인이 선임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자동으로 국선변호인이 선임된다.
재판부는 이날 정유정 측에 국민참여재판 의사 확인서와 의견서 등을 발송했다.
부산지검 전담수사팀은 전날(21일) 살인, 사체손괴, 사체유기 및 절도 혐의로 정유정을 구속 기소했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정유정은 지난달 26일 부산 금정구 소재 A씨의 집을 찾아가 미리 준비해 둔 흉기로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정유정은 광고를 통해 알게 된 과외 앱으로 자신의 중학생 자녀의 영어 과외를 해줄 교사를 구한다며 학부모 행세를 했지만 범행 당일에는 교복을 입고 자신이 중학생인 척하며 A씨의 집에 찾아갔다.
이후 A씨의 옷으로 갈아입고 택시를 타고 경남 양산 한 공원에 사체를 유기하다 경찰에 붙잡혔다.
검찰 조사에서 정유정은 사이코패스 진단검사(PCL-R)에서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26.3점을 받았고, 재범 위험성 평가척도(KORAS-G)에서 ‘높음’ 수준인 14점을 받았다.
검찰은 정유정이 불우한 성장 과정과 가족과의 불화, 대학 진학 및 취업 실패 등 악재에 더해 사이코패스 성향이 맞물려 억눌린 분노를 해소하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판단했다.
(부산=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