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를 인지했을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담긴 녹취파일이 공개됐다.
18일 JTBC는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둔 2021년 4월 10일 강래구 한국감사협회장과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이 나눈 전화통화 녹취파일을 공개했다.
강 회장은 통화에서 “내가 조금 ‘성만이 형(이성만 민주당 의원) 준비해준 거 가지고 인사했다’고 (송 전 대표에게) 그랬더니 ‘잘했네 잘했어’ 그러더라고”라고 했다. 강 회장은 또 “영길이 형(송 전 대표)이 뭐 어디서 구했는지 그런 건 모르겠지만 내용은 모르고 많이 처리를 했더라고”라고도 말했다.
검찰은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과정에서 송 전 대표 캠프 관계자 9명이 국회의원 등 최소 40명에게 현금 총 9400만 원을 전달했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이에 지난 18일 이번 수사 출발점이자 핵심인물인 이 전 부총장을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이 전 부총장이 윤관석 의원과 이 의원 등을 통해 돈봉투를 뿌린 상황을 송 전 대표가 보고받은 정황이 담긴 녹취파일 등을 확보해 분석 중이다. 이 전 부총장은 2021년 4월 27일과 28일 윤 의원에게 300만 원씩 담긴 봉투 10개를 나눠줄 때마다 송 전 대표 최측근 보좌진인 박모 씨에게 텔레그램을 통해 ‘윤 전달했음’ 등의 메시지도 전송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 전 부총장 녹취파일 보도와 관련해선 “언론에 보도된 녹음파일이 검찰에서 제공한 것이 아님에도, 검찰에서 유출된 것처럼 사실과 다른 주장이 나오고 있는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에 관여한 바 없고, 모르는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프랑스에 체류 중인 그는 파리에서 오는 22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과 귀국 여부 등을 밝힐 예정이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