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4일 오전 결국 자진 사퇴하면서 복지부는 정부 출범 두달을 앞두고도 장관 공백 상태를 한동안 이어가게 됐다. 복지부 직원들도 사상 초유의 연이은 후보자 낙마 사태로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복지부는 정책 업무와 장관 역할을 차관들이 분담해 공백을 최소화하고 있다는 입장이나, 내부 직원들은 장관이 하루빨리 임명돼 조직을 이끌어주길 바라는 모양새다.
그동안 복지부 장관 자리는 정치적 입지보다 경제·복지 또는 의료 분야를 특정하거나 망라한 전문가 영역으로 여겨졌으나 코로나19 사태 이후 정치권과 국민 관심이 커진 상황이다.
복지부는 지난 5월 10일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전임 정부에서 임명된 권덕철 전 장관이 5월 25일 면직된 뒤 40일 넘게 장관 없이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정권 초기를 보내고 있다.
특정 부처 장관 후보자가 2번 연속 인사 검증의 벽을 넘지 못하고 스스로 물러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복지부는 예산 전문가인 조규홍 1차관과 소관 국장을 두루 거친 이기일 2차관이 공백을 최소화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해결이 시급한 현안이 산적한데 수장의 공석 자체가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강조한 ‘과학방역’과 연금 개혁은 수장이 없으니 힘을 얻지 못하고 있다. 특히 연금 개혁은 손도 대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의 격리 의무 해제 여부도 언제까지 장관 없이 논의해야 할지, 미지수다.
복지부 관계자들은 표면적으로는 차관들이 역할을 대체하고 있어 업무 공백에 따른 위험은 적은 편이라고 수습하고 있지만 내부에서는 뒤숭숭한 분위기가 역력하다.
한 관계자는 “차관 중심으로, 업무는 돌아가고 있지만 이렇게 될지는 몰랐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 역시 “코로나19 유행은 물론 시급한 현안이 있는 상황에서 복지부 장관 공석이 길어지고 있다”면서 “하루빨리 장관이 선임돼 현안 공백을 채우길 바란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