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동산교회, 새 성전 건축으로 전성기 다시 시작한다 < 목회현장 < 목회 < 기사본문



새로 건축한 광주동산교회 예배당은 하나의 종교시설을 넘어 지역사회의 거점으로 점차 두각을 나타내는 중이다.
새로 건축한 광주동산교회 예배당은 하나의 종교시설을 넘어 지역사회의 거점으로 점차 두각을 나타내는 중이다.


동네 골목에서 늘 보던 교회당이 어느 날 눈을 비벼 다시 봐야 할 정도로 변신했다. 일단 분위기가 예전과는 사뭇 다르다. 크기가 배 이상 커졌으니 위압감도 느껴질 법도 하련만, 그보다는 따뜻한 기운을 자아내며 누구라도 한 번은 들어가 보고 싶다는 마음을 일으킨다.


광주동산교회(이한석 목사) 예배당 신축은 한마디로 성공적이다. 코로나19로 세상에는 온갖 일들이 벌어졌지만, 그 기간 진행된 공사 도중에 지하 암반을 깨는 작업 때문에 일정과 비용이 다소 추가된 것을 제외하면 별다른 무리 없이 건물을 완성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 그랬다.


이한석 목사는 이웃들이 편히 머물며 교우들과 은혜를 나누는 공간으로 교회당이 활용되기를 소망한다.
이한석 목사는 이웃들이 편히 머물며 교우들과 은혜를 나누는 공간으로 교회당이 활용되기를 소망한다.


하지만 ‘성공’이라는 점수를 매기는 더 큰 이유는 교우들도, 주변 이웃들도 만족스러워하는 결과물이 나왔다는 점 때문이다.


무엇보다 건물의 중심을 차지하는 카페가 큰 몫을 한다. ‘자비의 뜰’(Garden of Mercy)에서 앞 글자들을 따 ‘곰’(GOM)이라는 이름을 단 이 카페는 교회의 바깥 세계와 안쪽 세계를 연결하는 통로다. 길을 지나다 별다른 망설임 없이 차 한 잔 마시러 들어갈 수 있도록 공간배치 인테리어 운영방식 등에 많은 신경을 썼다.


곰 카페는 교회와 마을이 만나는 접점 역할을 훌륭히 해내고 있다.
곰 카페는 교회와 마을이 만나는 접점 역할을 훌륭히 해내고 있다.


2022년 4월 광주동산교회 입당식 이후 2년 여가 지나는 사이 곰 카페는 지역주민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만남의 자리로 확실하게 자리 잡았다. 일자리 창출 같은 부수적인 효과도 크지만 이웃들과 커다란 접점이 마련된 것이 가장 큰 소득이다.


카페에 들어가면 바깥 풍경보다 건물 안쪽의 풍경에 더 시선이 간다. 잠시 화장실이라도 들렀다 치면 카페의 자기 자리로 돌아가기까지 시간이 제법 지체된다. 서양의 명화를 비롯한 여러 미술작품들이 카페와 예배실을 잇는 복도를 비롯해, 예배당 곳곳을 마치 하나의 예술 갤러리처럼 조화롭게 장식하고 있어서 자꾸만 더 둘러보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실제로 새 예배당에서 가을음악회나 찬양콘서트 등 수준 높은 공연들이 잇달아 펼쳐지며, 문화공간으로서 기능이 훌륭하게 발휘되고 있다.


광주동산교회 섬김사역의 새로운 상징이 된 ‘사랑의 식당’ 모습.
광주동산교회 섬김사역의 새로운 상징이 된 ‘사랑의 식당’ 모습.


문화사역 중 하나로 광주동산교회가 마련하는 가을음악회.
문화사역 중 하나로 광주동산교회가 마련하는 가을음악회.


호감을 일으키는 요소들은 이 뿐만이 아니다. 광주북구청에서 펼치는 영세민 급식사업에 교회 주방을 잠시 제공한 일이 계기가 돼, 정식으로 ‘사랑의 식당’이라는 간판을 달고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무료급식사업을 펼치기 시작했다.


봉사하는 교우들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사랑의 식당’에는 독거노인들을 비롯한 많은 이웃이 매일 기쁜 마음으로 찾아온다. ‘사랑의 식당’ 단골손님의 자녀들로부터 간혹 “부모님의 끼니를 챙겨주셔서 감사하다”는 내용의 전화가 걸려오는가 하면, 자연스럽게 전도의 열매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기존에 교회 교육관으로 사용해온 시설을 한 공립 어린이집에 임시로 제공하기도 했다. 평일에도 카페를 이용하는 손님들, 사랑의 식당을 이용하는 어르신들,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이들까지 드나들다보니 교회는 늘 다양한 사람으로 북적이는 모습이다.


이런 일들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해당 관청 공무원들, 어린이집 학부모 등과도 친숙한 관계를 형성한 것 또한 큰 소득이었다.


광주동산교회가 전교인 수련회를 열며 더 높은 도약을 다짐하고 있다.
광주동산교회가 전교인 수련회를 열며 더 높은 도약을 다짐하고 있다.


재작년과 작년 두 차례에 걸쳐 광주동산교회 바자회가 열렸을 때 북구청과 이웃들이 마치 자기 일처럼 적극 협력해준 것도 이런 분위기가 조성됐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물론 해당 바자회의 수익금 역시, 인근 우산동주민센터를 통해 가난한 이웃들을 위한 기부금으로 지역사회에 환원한다.


“건축을 처음 준비하면서 이웃들에게 편안히 머물며, 우리 성도들과 은혜를 나누는 공간으로 우리 교회당이 다가갈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교우들과 나눴고, 거기에 맞춰 건물을 설계하고 완성해 현재 부지런히 활용하는 중입니다. 여기에 교회의 좋은 전통까지 더해져 시너지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이한석 목사가 이야기하는 교회의 좋은 전통이란 황영준 원로목사 시절부터 수십 년 동안 이어진 소록도 성도들을 위한 김치나눔과 가난한 주민들을 위한 사랑나눔 등 약하고 소외된 이웃들을 꾸준히, 정성껏 섬겨온 모습들을 가리킨다.


이 전통을 잘 살려, 지역아동 돌봄센터 운영이나 교도소 장기재소자 선교 등의 다채로운 섬김사역들이 새 예배당 공간에서 펼쳐지도록 이 목사는 구상하는 중이다.




새 예배당에 담은 꿈은 다음세대를 훌륭하게 키워내는 것이다. 
새 예배당에 담은 꿈은 다음세대를 훌륭하게 키워내는 것이다. 


또한 믿음의 자손들이 다시 왕성하게 일어나기를 기대하며 다음세대 사역에 더욱 힘을 기울일 작정이다.


사실 교회당을 신축하며 본당보다 더 역점을 둔 부분은 각 교육부서의 협소한 공간을 확충하는 일이었다. 그 덕택에 각 부서마다 예배공간은 물론 독서와 놀이를 위한 공간들까지 마련돼 더욱 널찍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다음세대를 키울 수 있게 됐다. 앞으로 교회당 옥상에 풋살경기장을 설치하려는 계획까지 실현한다면 아이들은 더욱 즐거이 교회당을 찾을 것이다.


저력 있는 공동체들은 잠시 휘청거릴망정 결코 쓰러지지 않는다. 오히려 위기를 발판으로 삼아 더욱 도약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 사실을 수긍한다면, 팬데믹이라는 고비를 슬기롭게 보낸 광주동산교회의 앞날을 더욱 기대하는 것도 당연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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