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월 나온 ‘다음세대 교육 리부팅(rebooting)’ 시리즈 1권 《다음 없는 다음세대에 다가가기》에 이어, 2권 《한 권으로 끝내는 교사 교육》 이론편과 실전편이 최근 잇따라 출간됐다. 세 권 모두 20여 년간 다음 세대 사역을 하며 ‘다음 세대 스페셜리스트’를 꿈꾸고 있는 김정준 목사(울산대흥교회)의 작품이다.
저자는 “교사 교육을 위한 교재, 특히 한 권으로 된 교재가 거의 없다”는 교회학교 사역 현장의 목소리를 흘려 듣지 않고, 현장에서 매뉴얼이나 참고서 없이 분투중인 교사들을 위한 교사 교육 교재 집필을 완료했다. 거기에 대부분 생업으로 바쁜 교사들을 위해 모든 내용을 ‘한 권’에 담았다.
이론편은 교역자와 기존 교사들이, 실전편은 신입 교사들이 보기 좋은 구성이다. 실전편은 교사들이 휴대하면서 계속 되새길 수 있도록 가볍게 했다. 교사 세미나나 교사 모임 등에서 이 책을 교재로 함께 학습이나 토론할 수도 있다.
신입 교사들을 위한 교육과 기존 교사들의 재교육 모두에 활용할 수 있다. 무엇보다 실전편은 3천 원으로 부담을 줄여, 두 권을 사도 보통 책 한 권 가격에 불과하다. 책은 1부 교사를 부르심, 2부 교사를 세우심, 3부 교사를 보내심 등으로 구성돼 있다.
저자는 교사들에게 필요한 덕목으로 8가지를 제시하고,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는 ①정체성 ②확신 ③소통 ④인내 ⑤자세 ⑥성장 ⑦분반공부 ⑧심방 등이다. 그러면서 “하나님께서 교사를 부르신 이유는 자명하다. 바로 사랑”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다음은 2회로 나누 게재되는 저자의 이야기.
교회학교 교사, ‘정체성’ 가장 중요
코로나 이후, 예전 방식 적용 안돼
새로운 방법 익히고 찾을 필요성
정체성 확고하면 방향·길 찾을 것
한 권으로 끝내는 교사 교육 이론편
김정준 | 글과길 | 224쪽 | 12,000원
한 권으로 끝내는 교사 교육 실전편
김정준 | 글과길 | 104쪽 | 3,000원
-교사교육 책을 쓰시게 된 동기는.
“첫 책 출간 이후 감사하게도 여러 교사강습회에서 불러주셨는데, 작은교회 목회자들의 요청이 많았습니다. 실제로 교사들에게 도움이 될 책을 써달라는 요청이었습니다.
작은교회 교사들은 더욱 고충이 많습니다. 교회학교 담당 교역자가 다른 교회로 옮기면 바로 구해지지도 않는 경우도 있고, 교역자가 자주 바뀌거나 바뀔 때마다 교육 체계도 달라지니까요. 이 책은 교역자가 부재해도 교사교육이 가능하도록 쓰였습니다.
책을 한 권 썼지만 교재는 완전히 다른 영역이라서 자신도 없고 고민했지만, 실질적인 도움을 드리고자 집필을 시작했습니다. 생각보다 반응이 너무 좋아서 다행입니다. 그리고 다음에는 어린이 제자훈련 교재를 써달라고 하셔서 걱정입니다(웃음).
초등학교 1-6학년들을 가르칠 교재가 의외로 별로 없다고 합니다. 어린이들은 머리가 커진 중·고등학생보다 복음이나 신앙교육을 좀 더 잘 받아들이고 가르치기도 쉽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시중에 교재가 있지만, 종류는 많을수록 좋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중·고등부와 청년부를 주로 맡아와서 고민 중입니다.”
-‘한 권으로 끝내는’ 책을 쓰신 이유는.
“요즘 대세는 단순(심플)·빠름·정리·한눈에 등입니다. 유튜브 쇼츠도 10초면 끝나는데, 2-3권을 읽어야 한다면 처음 시작하는 교사들에게 부담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한 권만 잘 익혀도, 교사로서 어떤 것들을 배우고 익힐 수 있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읽으시도록 했습니다.
교역자 입장에서는 잘 하고 있는 기존 교사들을 존중하면서도, 깔끔하고 보기 좋게 정리한 책을 통해 디딤돌 역할을 하게 할 수 있습니다. 책으로 교육하면서, 교역자들 본인의 노하우도 붙일 수 있도록 빈 칸을 마련해 놓았습니다. 본인의 노하우와 준비까지 확장시킬 수 있습니다.”
-책에서 교사의 덕목 8가지를 제시하셨는데, 그 외에도 싣지 못하신 내용들이 있을까요.
“이 8가지를 제대로 못 잡는 것이 문제입니다. 다 잡을 수도 없겠지요. 8가지 중 2가지만 특화시켜도 교사를 하는데 있어 별 문제가 없습니다. 저 혼자 8가지를 고른 것이 아니라, 여러 동료 사역자들에게 6-8가지를 잡아달라고 요청한 것을 8가지로 종합했습니다. 교사들께서 이 정도만 하셔도 큰 무리가 없을 것입니다.”
-첫 번째가 ‘정체성’입니다.
“책에도 썼지만, ‘내가 누구일까’ 하는 정체성이 명확하면 흔들릴 순 있지만 그것이 시련이나 역경으로 다가오진 않습니다. ‘나는 교사다. 하나님께서 세우신 소명과 사명이 있다’는 정체성이 확고하면, 아이들에 대해 고민할 순 있지만 해답을 찾으려 하지, 사역을 포기하는 등 이상한 결론으로 가진 않습니다.
최근에도 교사 한 분이 그만두겠다면서 찾아오셨는데, 요지는 ‘내가 왜 여기 있는지 모르겠다, 예전에는 됐는데 지금은 안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코로나 이후 다음 세대는 예전에 했던 답들이 그대로 적용되지 않다 보니, 새롭게 익히고 방법을 찾아 나가면서 기로에 설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교회학교 교사에 대한 정체성만 확고하다면, 이 기로에서 방향과 길을 찾으실 것입니다.
그래서 무조건 정체성이 첫 번째입니다. 다른 요소들은 순서를 조금씩 바꿀 수 있지만, 정체성이 가장 먼저입니다. 정체성이란 어쩌면 고리타분하고 이미 안다고 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첫 번째입니다. 대신 좀 다르게 풀어보고자 했습니다. 기존의 ‘사명과 소명’ 대신, 시대에 맞게 ‘캐스팅과 액팅’으로 풀어냈습니다.”
-코로나 이후 교사들의 고민은 무엇인가요.
“제가 만나고 접한 분들이 바라시는 건 딱 한 가지였습니다.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방법을 알려달라는 것입니다. 기존 지식과 노하우가 전혀 통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떻게(how)’를 많이 물으십니다. 어떻게 해야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고, 아이들과 소통할 수 있는지 많이 질문하시고 고민하시고 어려워하십니다.
하지만 이 질문 자체에 답이 숨어 있습니다. 다음 세대가 위험하다는 말은 20년 전부터 나왔지만, 지금은 그 ‘위험’이 실제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코로나 이후 심각성이 좀 더해졌습니다. ‘어떻게’라는 질문도 20년 전부터 나왔지만, 답을 찾지 못하니 요즘엔 교사들이 그만두고 포기하는 결과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아니면 누군가에게 특화된 영역이라고 여기거나, 교역자들에게 토스하려는 경향이 늘고 있어요.”
-아이들이 적어졌다는 문제 말씀이신가요.
“그것만은 아닙니다. 인구 감소로 숫자가 줄어가는 건 맞지만, 그뿐 아니라 아이들이 스스로 떠나고 있어 그 숫자가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요즘 청년들 복음화율이 2%, 청소년들은 4%라고 합니다. 현실적으로 아이들 100명이 있다면, 교회에는 훨씬 적게 오는 것이 문제입니다. 아이들이 줄어서 그렇다고만 하기엔, 그 중간에 무언가 많이 생략돼 있다고 보셔야 합니다.
왜 아이들이 저출산으로 줄어드는 속도보다 더 빠르게 줄어드는지를 고찰해야 합니다. 교사들께서 그 고찰에 대한 답을 달라고 제게 물으시는 겁니다. 하지만 엄밀하게는 제게도 답이 없습니다. 《2024 목회트렌드》에서 읽었는데, ‘요즘엔 자꾸 답을 요구하지만 답이 없는 게 답일 수 있다’고 했습니다. 하나님께 답을 구하면서, 정답에 가까운 답을 찾아가는 과정 아닐까요.
저도 나름대로 답을 적용했지만, 성공한 것은 아닙니다. 성공과 실패로 나눠서 이상하지만, 이전 교회에선 실패했습니다. 그 이전 교회에서는 엄청나게 성공했는데, 그 스타일 그대로 다음 교회에 가져갔더니 실패했습니다. 성향도, 토양도, 니즈도, 지역색도 달랐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제 말씀이 결코 답이 될 수 없는 것입니다. 뾰족한 답을 알려드리기보다, 여러 답안들 중 찾아가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