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맞아 통계청이 발표한 주요 통계가 일제히 암울한 현실을 비추며 잇따라 부정적 전망을 쏟아놓았다. 국내 인구는 50년 사이 500만명 이상 줄어들고, 출생아 수는 현재 25만명에서 16만명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결혼에 대한 청년들의 인식이 갈수록 부정적으로 바뀜에 따라 1년 새 신혼부부는 약 7만 쌍 줄어든 반면, 1인 가구 비중은 매년 지속해서 늘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변화를 잘 살펴 목회 및 교육 사역 현장에서 적절히 대응하는 2024년 교회의 모습이 필요해 보인다.
통계청(청장:이형일)은 12월 11일부터 15일까지 닷새간 차례로 ‘2022년 신혼부부통계 결과’와 ‘2023 통계로 보는 1인가구’, ‘장래인구추계: 2022~2072년’ ‘한국의 사회동향 2023’ 등 주요 통계를 공표했다.
그중 종합적인 ‘장래인구추계’를 보면, 우리나라 총인구는 2022년 5167만명에서 2072년 3622만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1977년의 국내 인구와 비슷한 수준으로, 지난 50년 상승곡선을 그려온 인구가 남은 50년은 줄곧 내림세를 보이며 원점으로 돌아간다고 볼 수 있다. 출생아 수에서 사망자 수를 뺀 수치인 자연증가가 지난 2020년 처음 자연 감소(-3만명)로 전환한 이후 지난해에는 11만명이 줄었는데, 감소 속도가 계속 빨라져 2040년이 되면 1년에 27만의 인구가 감소하고 2072년에는 무려 53만명 수준의 인구가 한 해 동안 사라진다고 예측한 것이다. 인구감소의 근본적 원인인 출생아 수 감소가 두드러진 까닭이다. 2022년 25만명 선인 출생아 수는 50년 뒤 현재의 65% 수준인 16만명으로 줄 것을 예상했다. 반면 2020년대에 들어 베이비붐세대(1955~1963년)가 고령인구로 이동함에 따라 향후 10년간 생산연령인구는 급감하고, 고령인구는 빠르게 늘어 2072년에는 전체인구의 절반에 가까운 1727만명이 고령층인 사회 구조로 변모할 전망이다. 이때 경제활동을 책임지는 생산연령인구(15~64세)는 고령인구보다 적은 1658만명에 그쳐, 생산연령인구 100명당 부양할 인구는 2022년 40.6명과 비교해 3배 가량 높은 118.5명까지 증가하게 된다. 모든 수치가 2년 전 공개한 장래인구추계보다 나빠진 결과로써 추후 전망이 더욱 부정적으로 바뀔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
이처럼 어두운 미래를 그리게 만든 오늘의 현실은 과연 어떠할까. ‘한국의 사회동향 2023’에 따르면, 20~30대 청년들의 결혼에 대한 긍정적 태도는 2008년 이후 지속적인 감소 추세에 있다. 특히 이 기간 20대 남성은 30.0%p, 여성의 경우 25.4%p 감소했다. 반대로 청년층의 동거와 무자녀에 대한 태도는 최근 긍정적 인식이 더 높아지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결혼을 꺼리는 청년들에게 이유를 물으면 주로 어려운 경제적 상황을 들고는 하는데, 실제로 2018~2021년 사이 20대 이하 가구주의 가구소득은 감소했고 부채는 다른 연령대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 확인됐다.
이러한 오늘날 청년들의 인식과 현실은 결과로 이어졌다. 2022년 신혼부부통계 결과 지난해 신혼부부는 총 103만2000쌍으로 전년보다 6.3%(6만9000쌍) 감소한 수치를 보였는데, ‘2023 통계로 보는 1인가구’를 통해 같은 기간 1인가구는 716만6000가구에서 750만2000가구로 33만여 가구가 늘어난 것을 볼 수 있다. 이들은 동영상 콘텐츠 시청과 휴식, 컴퓨터 게임‧인터넷 검색 등으로 주말을 보내며 주로 개인의 즐거움을 추구하고 있었다. 물론 1인가구 증가는 젊은 세대만큼이나 고령층에서도 나타나 돌봄의 문제도 고려 사항으로 떠오른다.
통계가 중요한 이유는 통계에 비춰 알맞은 대응 방안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통계 발표에서 고위 추계와 저위 추계를 함께 제시하는 이유다. 원인을 찾아 해결책을 마련한다면 장밋빛 미래로 바꿀 수 있지만, 고치려는 노력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더욱 어두운 미래를 마주할 수도 있다. 교회도 예외는 아니다. 성도가 살아가는 사회의 현실과 변화를 외면한다면 계속해서 세상과 동떨어진 소통 없는 교회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더불어 통계를 통해 성도들의 어려움과 필요를 파악하고 챙기는 목회적 대처도 요구된다. 1인가구의 외로움을 살피고, 노령층 1인가구가 처할 수 있는 복지 사각지대를 예방하는 등의 노력이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가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교제의 만족감을 심어주는 등 교회 안에서부터 인식을 개선해 나가는 노력도 필요하다.
목회데이터연구소 지용근 대표는 “교회 안에는 여러 계층과 세대가 다 공존하기에 이에 따른 욕구도 다 차이를 보인다. 심지어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서도 다를 수 있다”라며 이런 것들을 교회가 한 덩어리로 생각하지 말고 각기의 의견들을 수렴하는 게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특별히 최근 통계에서 1인 가구 비중이 빠르게 늘고 있는 현실에 비춰 교회에 소그룹 강화를 요청하는 한편, 은퇴 후 외로움지수가 급격히 높아지는 60대 이상의 경우 교회 안에 지속적인 사역 참여의 기회를 제공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지 대표는 “통계 자료를 보면 미래가 보인다. 통계를 멀리하지 말고 가깝게 하는 게 목회를 살리는 하나의 도구로 삼아 달라”라면서 목회자들이 통계를 통해 교회에 어떤 함의가 있는지 고민, 연구하고 이에 따라 미래의 목회계획을 세워나가기를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