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홍해 일대에서 예멘 후티 반군의 민간 선박 공격이 잇따름에 따라 미국 정부가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요 우방·동맹국들을 상대로 항로 보호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19일(현지시간)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 주재로 열린 ‘홍해 항로 보호’ 화상회의를 통해서다.
이런 가운데 미국 측의 요청에 따라 우리 정부도 그 지원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각에선 우리 군의 소말리아 해역 호송전대 ‘청해부대’가 관련 임무 수행에 관여할 수 있단 전망도 나오고 있다.
AF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오스틴 장관은 이번 회의에서 “후티 반군의 무모한 공격은 심각한 국제적 문제로서 국제사회의 단호한 대응을 필요로 한다”며 각국에 지원을 요청했다.
이번 회의엔 우리나라의 허태근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을 비롯한 43개국 국방당국자들과 유럽연합(EU)·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우리 국방부는 20일 이 같은 사실이 보도되자, “최근 홍해 일대에서 후티 반군의 공격에 따른 ‘항행의 자유’ 등 국제질서 위협 행위의 심각성을 우려하고 있다”며 “우리 정부는 해당 지역에서 우리 선박의 안전한 통항을 위해 모든 노력을 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에 앞서 미국 측이 ‘홍해의 안전 회복’을 목표로 ‘번영의 수호자 작전’이란 다국적 안보 구상을 제시하자, 영국·바레인·캐나다·프랑스·이탈리아·네덜란드·노르웨이·세이셸·스페인 등 10개국이 동참 의사를 밝힌 상태다.
이 때문에 우리 군도 앞으로 이 작전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할 가능성이 있단 관측이 제기된다.
미국이 주도하는 ‘번영의 수호자 작전’은 기존 ‘연합해군사령부(CMF) 태스크포스 153’(CTF-153)을 확대 운영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CTF-153은 중동에서 활동 중인 39개국 해군 연합체 CMF 산하의 5개 함대 중 하나로서 홍해와 아덴만 일대 테러·해적행위 등에 대응하는 게 주임무다.
우리 군에선 현재 ‘청해부대’가 CMF 산하의 다른 함대인 CTF-151에 참여하고 있다. 청해부대 제41진 ‘양만춘함’(DDH-Ⅰ)은 지난 2000년 실전 배치된 광개토대왕급 해군 구축함이다.
다만 후티 반군을 지원하는 이란과 우리나라와의 관계, 그 외 다른 중동국가들과의 에너지·방산협력 등에 미칠 영향을 고려할 때 “청해부대가 홍해 상황에 직접 개입하는 건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 또한 ‘홍해 항로 보호’를 위한 군사적 지원뿐만 아니라 다른 외교·경제적 지원책도 함께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국방부도 “해당 지역 상황과 관련한 구체적인 기여 방안은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향후 유관부처와의 협의 등을 통해 검토해갈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