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전 한반도 인근 동해상에서 미국 공군의 B-52H 전략폭격기를 비롯한 한미일 3국의 공군 전력이 연합공중훈련을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19일) 한미일 3국간 북한 미사일 경보정보의 실시간 공유 체계를 가동한 데 이어 북한의 화성-18형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맞서 강력한 공동 대응을 현시하는 차원이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워싱턴 핵타격 위협에 대응해 미국의 강력한 확장억제 의지를 경고하는 무력시위로도 풀이된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20일 오전 B-52H 폭격기 1, 2대가 한반도 인근 동해상으로 날아와 한미일 3국의 공군 전력과 연합공중훈련을 진행할 예정이다. 훈련은 한국 공군의 F-35A 스텔스전투기와 주한미군의 F-16 전투기, 일본 항공자위대의 F-2 전투기 등이 B-52H를 호위하며 연합작전 수행 능력을 현시하는 내용으로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한미일 3국은 10월 23일 B-52H 폭격기를 비롯한 군용기들을 동원해 한반도 인근 상공에서 사상 처음으로 3국 간 연합 공중훈련을 실시한 바 있다. 이후 한 달 보름여 만에 북한의 화성-18형 도발을 계기로 두 번째로 3국 간 연합 공중훈련을 진행하는 것이다.
또 B-52H 폭격기는 지난달 15일에도 서해상에 전개돼 한미 공군 전투기들과 연합훈련을 실시한 바 있다.
핵무장이 가능한 B-52H 폭격기는 미니트맨3(ICBM), 전략핵잠수함(SSBN)과 함께 미국의 ‘3대 핵전력’이자 확장억제(핵우산)의 핵심전력이다. 최대 사거리가 2400km에 달하는 핵탑재 순항미사일(AGM-86B) 20발 등 최대 32t에 달하는 무기를 탑재할수 있다. 핵탑재 순항미사일 1발에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15kt·킬로톤·1kt는 TNT 1000t의 파괴력)의 10배가 넘는 위력의 핵탄두가 장착돼 있다. 북한이 한국을 핵으로 공격하면 미국의 가공할 핵보복으로 김정은 정권은 종말을 맞을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이번 전개를 포함해 올해 들어 B-52H 폭격기의 한반도 전개 횟수는 9차례나 된다. 10월 17일에는 사상 최초로 우리 공군 기지(충북 청주기지)에 착륙하기도 했다. 군 소식통은 “북한의 도발 수위가 높아질수록 B-52H 폭격기와 같은 미 전략자산은 더 자주 강도높게 전개될 것이고, 한미일 3국간 연합훈련도 연이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한미 핵협의그룹(NCG) 2차 회의를 통해 양국 정상간 ‘핵전용 핫라인’을 구축하고, 내년 8월 핵작전 연합훈련에 합의하는 등 일체형 동맹 확장억제 체제가 본격화되면서 미 전략자산이 상시순환 배치 수준으로 한반도에 전개되는 한편 이를 계기로 한미일 3국간 대북 군사 공조도 가속화될 것이라는 얘기다.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국무회의에서 “북한 정권은 자신의 도발이 오히려 더 큰 고통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강조한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