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홍동 장로 “이종철 목사가 판 함정에 빠진 것 같다” < 총회 < 교단 < 기사본문





비로소 주홍동 장로가 입을 열었다. 선관위 1000만원 게이트의 핵심 당사자 주홍동 장로는 해당 뇌물 사건에 대해 “1000만원은 내 돈이다. 이이복 장로는 무관하다”면서, 오히려 “이종철 목사가 (1000만원을 주도록) 유도했다. 이종철 목사가 판 함정에 빠진 것 같다”고 증언했다. 이에 따라 선관위 1000만원 게이트를 둘러싼 파장이 또다시 총회를 뒤흔들 것으로 보인다.


감사부(부장:한진희 목사)는 11월 24일 총회회관에서 열린 제1차 임원 및 팀장 회의에서 107회기 총회 선거관리위원회 뇌물 사건 관련자에 대한 소환조사를 실시했다.


이날 소환조사 현장에는 이이복 장로와 107회기 선관위 심의분과장 이종철 목사, 그리고 사건의 핵심 인물인 107회기 선관위원 주홍동 장로가 출석했다.




먼저 조사에 응한 이이복 장로는 지난 총회임원회 소환조사 때처럼 1000만원 게이트와 무관하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이 장로는 “나는 1000만원 사건에 대해 모른다. 주홍동 장로와 이종철 목사가 주거니 받거니 했는데 왜 내가 책임을 져야 하냐”면서, “그러나 선관위는 내가 후보 탈락했다는 것도 탈락 사유로 문자나 전화, 문서도 한번도 통보해 준 것이 없다. 너무 억울한 데 호소할 곳도 호소할 사람도 없었다. 저 같은 피해자가 다시는 나오지 않도록 제도 개선을 요청하고자 이 자리에 나왔다”며, 결백을 주장했다.



 


주 장로 “이종철 목사가 유도했다”




다음으로 문제의 인물인 주홍동 장로가 입장했다. 주 장로는 지난 총회임원회 소환조사에 불응했으나, 이번 감사부 소환조사에 출석했다. 그는 “제108회 총회에서 선관위가 사과하고 끝난 일이라서 다시 다루는 것은 일사부재리 원칙에 어긋난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이와 관련한 풍문이 하도 많아 한번은 출석해 소명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감사부 소환조사에 출석한 이유를 말했다.


이어 주홍동 장로는 이종철 목사에게 1000만원을 전달한 과정을 설명했다. 주 장로는 8월 18일 밤 11시 45분에 이종철 목사가 시무하는 교회를 찾아갔다. 이종철 목사에게 전화해 잠깐 보자고 했으나, 이 목사가 다음날 오전 11시 30분에 일산의 모 카페에서 보자고 해서 거기서 만나 1000만원을 건넸다고 밝혔다. 여기까진 이종철 목사의 주장과 유사하다.


그러나 주홍동 장로는 이종철 목사가 유도해 1000만원을 건넸다고 주장했다. 주 장로가 18일 밤늦게 이종철 목사의 교회에 방문한 것은 그날 아침 이 목사로부터 전화가 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주홍동 장로는 “그날 아침 대구에서 서북지역 장로 모임이 있어 가는 중이었는데, 7시 30분경 이종철 목사로부터 전화가 왔다. 이종철 목사는 ‘주 장로 우리가 남이가, 잘 다녀오고 갔다 와서 전화를 달라’고 했다”면서, “그때까지 이이복 장로가 후보 확정이 되지 않은 상태라서, 이종철 목사가 내게 전화한 게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래서 주홍동 장로는 대구 행사를 마친 후 1000만원을 들고 이종철 목사가 시무하는 일산의 교회로 찾아갔다는 것이다. 아울러 주 장로는 1000만원이 자신의 돈이고, 이이복 장로와 무관하다고 밝혔다.


감사부 총무 이석관 장로는 이이복 장로의 심의 통과를 목적으로 1000만원을 전달한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과잉 충성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주홍동 장로는 “이이복 장로가 기독신문 사장에 출마했을 때 도왔다. 이번에는 꼭 부총회장에 당선됐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다”며, “이종철 목사와 가깝고 잘 안다. 이 목사가 무엇을 기다리는지 감이 있었다. 이 정도 하면 심의에서 통과시켜줄 줄 알았다”고 답변했다.


주홍동 장로는 1000만원을 돌려받을 당시 이종철 목사가 ‘1000만원을 이이복 장로에게 받았다’라고 기록한 내용의 각서에 서명한 이유에 대해서도 항변했다. 주 장로는 “내 돈 1000만원을 돌려받기 위해 서명했다. 게다가 이종철 목사가 각서는 공개하지 않을 것이고 우리 둘이 무덤까지 가져가는 것이라고 설득해 서명했다”며, “이종철 목사가 그 각서를 (이이복 장로 후보 탈락의) 패로 사용할 줄 몰랐다. 더구나 무덤까지 가져가기로 해놓곤 총회 첫날 선관위원들 앞에서 각서를 읽었다, 남자답지도 못하고 목사답지도 못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주홍동 장로는 선관위 1000만원 게이트에 대해 “이종철 목사가 유도한 일이고, 이종철 목사가 판 함정에 빠진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 목사 “주홍동 장로 주장 믿을 수 없다”




반면 이종철 목사는 주홍동 장로의 주장을 강하게 반박했다. 먼저 이 목사는 8월 18일 아침 통화에 대해 “통화한 것은 기억나지만 선거 관련 대화는 전혀 없었다. 통화 중 ‘우리가 남이가’라고 말했는지 가물가물하지만, 친분을 나타내는 말로 경상도에서 흔히 쓰는 표현이지, 돈을 가져오라는 말은 전혀 아니”라고 반박했다. 또한 이 목사는 “지난 5월 선관위 워크숍 때 내 입으로 ‘클린 선거’하자고 얘기했다. 그런 내가 뇌물을 유도하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다”고 덧붙였다.


이종철 목사는 “주홍동 장로는 선관위 심의 과정에서 단 한 번도 1000만원이 자신의 돈이라고 말한 적이 없다”며, “주 장로의 주장은 믿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주홍동 장로와 이종철 목사의 진실 공방과 별개로, 감사부는 선관위가 이이복 장로 관련 결의를 회의록에 기록하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선관위 회의록을 확인한 김종택 목사는 “심의분과가 일곱 번 모였는데 이이복 장로에 대한 기록이 없다. 그렇다면 심의분과장의 진술은 인정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최동식 목사도 “심의분과 회의록에 이이복 장로에 대해 어떻게 했다는 결의가 하나도 없다. 심의분과에서 결의한 게 없는데 신빙성이 어떻게 있겠냐”고 지적했다.


이날 감사부 소환조사에서 주홍동 장로가 선관위 1000만원 게이트에 대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하지만 주홍동 장로와 이종철 목사의 주장에 큰 차이가 있다. 이에 따라 감사부는 주 장로와 이 목사를 동시에 불러 대질심문을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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