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교회의 헌법이라고 할 수 있는 정관. 국가의 질서 유지를 위해 헌법이 존재하듯, 정관은 교회 안에서의 크고 작은 문제와 갈등을 예방하는 장치로서 역할을 한다. 물론 교회는 하나님의 은혜로 세워지고 유지되지만, 그 은혜를 지키고 누리기 위한 수단으로서 정관은 필요하다.

미래목회포럼(대표:황덕영 목사)이 마련한 4월 정기포럼 주제는 ‘바람직한 교회 정관 만들기’였다. 행사는 4월 10일 서울 태평로1가 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됐다.

이날 발제를 맡은 이건영 목사(인천제2교회 원로)는 모범적인 교회정관이 내부적인 문제로 상처입은 오늘날 많은 교회와 교인들에게 치료자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떻게’ 교회정관을 만들 것인가를 고민하기에 앞서 ‘왜’ 그것이 필요한가를 먼저 생각해 봐야 한다”라면서, 그 이유로 “예수님의 공생애 삶처럼 관계를 우선하며 늦더라도 같이 가는 모습이 한국교회에서 점점 사라지고 있고, 교인들 가운데서도 ‘선을 지키는 것이 선한 것’이라는 진리를 점점 잃어버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과거와 달리 지금 한국교회는 관계보다 일과 자신의 뜻이 우선시 되고, 자신과 다른 것을 다른 것이 아니라 잘못이라고 쉽게 정죄하는 언행이 교인들 가운데 자리잡았다는 지적이다.

이 목사는 “이렇게 서로 비난하기를 계속하면, 서로 비명 지를 일이 더 많아질 것이 분명하기에 이제는 제대로 된 교회정관을 통해 오해와 비난, 그리고 아픔, 갈등을 줄이는 것은 한국교회의 지식을 넘어, 지혜일 것”이라면서, “교회정관이 마치 사사시대처럼 자기만 옳다는 일부 교인들을 항한 최고의 방법은 아니더라도, 최선의 예방책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교회 정관 혹은 규칙들은 큰 아픔을 작은 아픔으로, 작은 아픔을 없었던 것으로 만드는 비법”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모범적인 교회정관 만들기’가 여전히 우리들의 하나 됨을 위해 중보기도 하시는 예수님의 뜻을 이뤄 드리는 귀한 사역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음으로 발제한 정성진 목사(거룩한빛광성교회 은퇴, 미래목회포럼 고문)는 ‘어떻게’ 교회 정관을 만들 것인가에 응답했다. 정 목사는 “교회 정관을 만들기 위해서는 목사의 교회관이 중요하다”라며 “교회를 하나님 나라로 만들 것인지 아니면 목사의 것으로 만들 것인지, 중요한 것은 내려놓는 자세”라고 강조했다. 그는 목회자들이 교회 계급주의의 위험성을 인식하고 교회를 수평적 조직으로 만들기 위한 참여확대를 정관을 통해 꾀하길 당부하며, 이를 위해 무엇보다 평신도 중심 교회를 만들려는 의지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정 목사는 자신이 시무할 당시 만들었던 거룩한빛광성교회 정관을 사례로 들며, △건강한 교회를 위한 재정의 투평성과 건강성 확보 △목사, 장로 임기제를 통한 교회의 권위적 구조 민주화 등을 제언했다. 그는 “젊은 날부터 ‘어떻게 하면 좋은 교회,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교회를 만들 수 있을지’ 고민했고, 그 꿈의 결과가 정관이었다”라면서 “많은 담임 목회자들이 ‘내 때는 괜찮다’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교회가 연속성을 가져갈 수 있도록, 지금 힘이 있을 때 내려놓고 힘을 빼고 교회를 살리는 정관을 제정하길”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