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서 10시간 40분 동안 조사를 받은 뒤 서울구치소에 구금됐다. 체포시한인 48시간 내 구속영장이 청구될 경우에도 이곳에 마련된 독방에서 지내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정부과천청사 공수처에서 조사를 받은 윤 대통령은 일단 체포영장에 구금 장소로 지정된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로 이동해 하룻밤을 보냈다. 공수처와 서울구치소 간 거리는 약 5km로, 차량으로 10분이면 이동할 수 있다. 윤 대통령은 서울구치소 구인 피의자 거실에 구금된 것으로 알려졌다. 구인 피의자 거실은 영장실질심사 결과를 기다리는 피의자들이 대기하는 공간이다. 보통 혼자 이용하기에 사실상 독방을 사용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12·3 비상계엄 사태의 핵심 주동자로 지목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도 지난해 12월 8일 검찰에 긴급 체포된 뒤 구인 피의자 거실에 머물며 영장실질심사 결과를 기다렸다. 구치소의 아침 식사는 시리얼 우유 달걀 등이 제공된다고 한다.
공수처는 체포 후 48시간 이내인 17일 오전 10시 33분까지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형사소송법상 체포영장 집행 시한(48시간)이 끝나면 피의자를 즉시 석방해야 하기 때문이다. 공수처가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윤 대통령은 서울구치소에 대기하다가 법원으로 이동해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뒤 다시 서울구치소로 돌아와 영장 발부 여부를 통보받게 된다.
서울구치소는 현직 대통령 예우 차원에서 윤 대통령의 독방을 마련할 예정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이곳에 수감됐을 당시 6, 7명이 사용하던 방을 개조해 12.01㎡(약 3.63평) 규모의 독방을 사용했다.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구치소에 수감됐던 이명박 전 대통령도 13.07㎡(약 3.96평)의 독방에서 수감 생활을 했다. 윤 대통령 독방도 비슷한 크기일 가능성이 높다.
서울구치소 내 윤 대통령 경호 방법에 대해선 알려지지 않았다. 수감 당시 ‘전직 대통령’ 신분이었던 박 전 대통령과 이 전 대통령은 수감 시작 시점부터 경호를 받지 못했다.
윤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이기 때문에 경호를 요구했을 가능성이 크다. 구치소 측 역시 현직 대통령이 구치소에 수용된 사례는 없었던 만큼 경호 경비와 예우 수준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부 관계자는 “법 규정에 경호 관련 규정이 정해진 건 없어 정하기 나름”이라고 설명했다. 서울구치소는 정치인, 고위 관료, 기업인 등 거물급 인사가 주로 거쳐 가는 곳이라 ‘범털(사회적 지위가 높은 수용자를 지칭하는 은어) 집합소’로 불린다. 현재 서울구치소에는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윤관석 전 의원 등이 수용돼 있다. 강호순, 유영철, 정두영 등 미집행 사형수들도 머물고 있다.
구민기 기자 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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