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A중학교서 논란… 문제 제기 교사, 스트레스에 폐렴 겹쳐 입원 치료
‘특정 종교 선전’ 도서 제한
타로 등 점술 도서는 구입,
유대인 교육이 종교편향?
최근 성관계 행위를 그림 등으로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성애화 및 성교육 도서들이 학교 및 공공 도서관에 비치돼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정치 편향적 도서의 학교 도서관 비치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최근 부산 북구 A중학교 도서관에서 특정 정파 편향적 도서를 구입해 문제가 되고 있다는 사실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공개됐다.
이 학교 도서관에서는 2022-2024년 열린공감TV 저 『윤석열 X파일』을 비롯해 『좌파의 길』, 『공산당 선언』, 『만화로 보는 마르크스 자본론』, 『4·3이 나에게 건넨 말』, 『제주 4·3을 묻는 너에게』, 『세월호가 묻고 교육이 답하다’』, 『경쟁 교육은 야만이다』 등의 도서를 구매해 비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마음을 이어주는 마법, 타로 이야기 + 카드 세트』, 『타로카드 한 권으로 끝내기』, 『가장 친절한 타로』, 『내 타로는 내가 본다』, 『MBTI 타로카드』 등 서양 점술인 ‘타로’ 관련 서적도 다수 구매했다.
A학교는 도서선정심의위원회에서 심의 후 구매 및 도서관 도서를 결정하고 있다. 이 학교는 학교 예산 400-500만 원으로 학기당 300여 권의 신간을 구매해 도서관에 비치하고 있다.
그러나 이 학교 B교사는 “도서 구입 결정이 교사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했다”며 도서 심의 과정의 불공정성을 지적하고 있다.
교사 B씨는 “학교에서 학생들을 위해 주문한 도서가 자유민주주의와 배치되거나 지나치게 한쪽으로 치우쳐 있고, 중학생들에게 권유하기에는 반(反)정부적 내용들로 채워진 정치적인 책들”이라며 “다양한 생각들을 접하고 균형 잡힌 시각을 가져야 할 청소년 시기에 정부와 사회에 대한 분노가 주입되면서, 자칫 아이들이 ‘반정부 투쟁 시위꾼’으로 길러질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B씨는 “북한의 직접적 핵 위협을 머리에 이고 있는 나라에서 친공산당 성향 도서가 주를 이룬다면, 자라나는 아이들이 시장경제 체제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갖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승만 대한민국 건국 대통령』은 정치적이라 안 되는데, 『윤석열 X파일』은 버젓이 학교 예산으로 구입했다. 도대체 도서 구입 심사 기준이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교사 희망 도서로 신청한 『AI 시대 유대인의 효 교육법』은 ‘내용이 종교적’이라는 이유로 거부당했다”며 “유대인 교육은 전 세계가 주목하는 교육법인데, ‘하나님’이라는 단어가 많이 나온다며 종교적이라고 이유를 들었다”고도 했다.
이 책 외에도 B씨는 『한국 근현대사 바로 알기』, 『페미니즘 갈등을 넘어 휴머니즘으로』, 『20대 아빠의 저출산 Talk』, 『축구 인문학 스케치』, 『우리 아이 꼭 지켜 줄게』, 『왜 유대인 교육이 답인가』, 『식별력과 책임의 성교육』 등의 도서들을 신청했으나, ‘종교 서적이 많다’는 이유로 모두 거부당했다고 한다.
이 학교의 ‘자료 선택 기준’에는 ‘특정 종교나 상품을 선전하는 내용의 도서’는 수집을 제한한다는 항목이 있는데, 이에 대해서도 “헌법이 ‘종교의 자유’를 명시하고 있다”며 헌법에 반하는 항목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학교 ‘자료 선택 기준’ 속 ‘수집 제한’ 자료 항목으로는 이 외에도 △음란성, 지나친 선정성, 폭력성 등 사회 미풍양속을 심하게 훼손하는 자료(유해간행물, 청소년 유해매체물, 금서에 해당하는 자료 등)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는 자료 등도 있지만, ‘정치적 편향성’ 관련 도서는 포함돼 있지 않다. 이러한 수집 제한 항목 자체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B씨는 도서관에 비치된 일부 도서들에 대해 “교사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한 사례”라며 재심의를 요청했고, 『윤석열 X파일』, 『공산당 선언』, 『경쟁 교육은 야만이다』, 『세월호가 묻고 교육이 답하다』 등 일부 도서는 폐기 결정이 내려졌다. 학교 측도 정치적 편향성을 인정한 셈.
또 청소년 성교육 도서로 선정성 문제가 불거졌던 『아우성 빨간책: 남자 청소년 편』, 『아우성 빨간책: 여자 청소년 편』, 『남자사전』, 『여자사전』 등의 도서들도 2023년 1학기에 구입·비치됐으나, 지난 10월 재심의에서 ‘학생 열람 탐독 및 대여 불가능’ 도서로 분류됐다.
B씨는 또 “미신이나 요행에 빠질 염려가 있는 타로 등 점술 도서, 마르크스주의와 좌파적 사고를 찬양하는 도서들은 여러 권 구입하면서 유대인 교육 관련 도서는 구입을 거부하는 것을 보면서, 학교가 과연 아이들의 다양하고 건강한 사고를 키워 주는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심히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B씨는 이러한 일들로 동료 교사나 심의위원 등에게 압박을 받으면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폐렴까지 겹쳐, 현재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본지는 이번 사태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학교 측에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