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네시모와 빌레몬 향한 바울의 사랑 느껴지는 골로새 : 오피니언/칼럼 : 종교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136] 제3차 전도여행(23) 골로새(2)

바울, 감옥에서 만난 오네시모
말씀으로 신앙 생기자 심복으로
빌레몬, 바울 사랑의 편지 받고
오네시모 용서하고 사랑했을 것


▲필자의 서재에 있는 골로새의 돌조각.

▲필자의 서재에 있는 골로새의 돌조각.


오늘날 골로새에는 농지밖에 보이는 것이 없다. 골로새에서 남쪽으로 바라보이는 해발 2,570m의 호나즈산은 산꼭대기가 눈에 덮여 있고 튀르키예 군의 레이더 시설이 설치되어 있다.

산 밑에는 인구 6천 명의 조그만 호나즈 마을이 보인다. 이 호나즈 산으로 둘러싸인 라이쿠스(Lycus) 골짜기에 위치한 골로새의 낮은 언덕 위는 평평하고 상당히 넓다. 한 도시가 들어섰던 사실을 생각하면 충분히 이해가 간다.

그러나 이곳은 다른 유적지와 달리 남아 있는 유적이 전혀 없다. 언덕 일부분에 옛날 집터의 일부로 보이는 기초석 몇 개만이 흙에 덮여 있을 뿐이다. 앞으로 5-6년 지나면 골로새 지역에는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을 것이란 생각에 주위를 살펴보니, 집터 조각으로 보이는 돌 조각 몇 개가 흙 속에 보이므로 주워서 배낭 속에 넣었다.

필자는 지난 45년 동안 145개국을 여행했지만, 방문 기념으로, 그리고 그곳의 냄새를 항상 지니고 있고 싶어 현지의 작은 돌 조각을 집에 가져온 것은 골로새가 처음이다. 골로새 언덕 위에 혼자 서서 호나즈 산을 바라보면서 사도 바울 시대 골로새 교회 모양을 상상한 뒤, 언덕을 내려와 길가에서 호나즈 마을에서 나오는 버스를 기다렸다.


▲라이쿠스 골짜기에 있는 골로새의 옛 흔적.

▲라이쿠스 골짜기에 있는 골로새의 옛 흔적.


잠시 후 20인승 버스가 나타났으므로 손을 들고 세웠는데, 타고 보니 승객이 가득 차 앉을 자리가 없었다. 그러나 우리가 타자마자 여러 사람이 자리에서 서로 일어나 처음 보는 우리에게 자리를 양보해 주는 것이 아닌가. 튀르키예 사람들은 무뚝뚝하게 보이나 인정이 많다는 것을 우리는 여행을 통해 여러 번 느꼈다. 우리는 버스를 타고 데니즐리로 다시 돌아왔다.

골로새서 1장 7절, 골로새서 4장 12절, 그리고 빌레몬서 23절에는 ‘에바브라(Epaphras)’라는 이름이 등장한다. 그는 에베소에서 바울의 전도를 받고 기독교인이 된 사람들 가운데 한 명으로서 그의 고향인 골로새 지역에 기독교를 전파하였고, 그곳에 교회를 세웠다고 한다. 빌레몬서 23절에는 에바브라가 예수의 이름을 전파하다가 바울 사도와 함께 옥에 갇혔던 사실도 기록돼 있다.

바울이 골로새 교회 지도자인 빌레몬에게 보낸 빌레몬서는 빌레몬의 종 오네시모를 빌레몬에게 보내면서 바울이 동역자인 빌레몬에게 보낸 편지이다. 빌레몬도 에바브라와 함께 고향이 골로새이고 두 명 모두 골로새 교회를 위해 일했다고 알려져 있다.

오네시모는 빌레몬의 종으로서 감옥에서 바울을 만나 기독교인이 됐다. 바울은 오네시모를 자기 심복이라고 말하였다(빌레몬서 12절). 아무나 심복으로 삼지는 않는다. 바울은 감옥에서 만난 오네시모가 하나님 말씀을 받아 그의 신앙이 바울의 신앙 노선과 일치된 것을 보고, 심복으로 삼았을 것으로 추측된다.


▲골로새 입구의 양떼.

▲골로새 입구의 양떼.


빌레몬과 오네시모에 대한 바울의 깊은 사랑이 듬뿍 담긴 빌레몬서 구절을 읽다 보면, 하나님께서 현실 세계에서 주신 가정과 회사에서 늘 함께 만나 일하는 가족과 직원 등 주위 사람들에게, 필자가 얼마나 따뜻하게 사랑으로 대하지 못했나 하는 부끄러운 생각에 마음이 울컥 뒤집어진다.

바울로부터 이 넓고 깊은 사랑의 편지를 받은 빌레몬은 오네시모를 받아들이고 이전보다 더욱 큰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그를 대하였을 것이다.

바울이 사랑하는 골로새 성도들에게 로마의 감옥 책상 앞에 앉아서 마음을 다해 깃촉으로 된 펜으로 검은 색 잉크를 찍어가며 조용히 편지를 쓰고 있는 모습이 여러 가지 모양으로 상상된다.

성경학자들에 의하면 바울은 골로새 교인들에게 편지를 썼으나, 골로새를 방문한 것 같지는 않다고 한다(골로새서 2장 1절: 내가 너희와 라오디게아에 있는 자들과 무릇 내 육신의 얼굴을 보지 못한 자들을 위하여 어떻게 힘쓰는 것을 너희가 알기를 원하노니). 언젠가 하늘나라에 가면 사도 바울을 만나 그 당시 상황을 자세히 물어보고 싶다.


▲골로새에서 바라 본 호나즈산과 산밑의 호나즈 마을. 산기슭을 덮은 안개 때문에 마을이 잘 보이지 않는다.

▲골로새에서 바라 본 호나즈산과 산밑의 호나즈 마을. 산기슭을 덮은 안개 때문에 마을이 잘 보이지 않는다.


권주혁 장로

세계 145개국 방문
성지 연구가, 국제 정치학 박사
‘권박사 지구촌 TV’ 유튜브 운영
영국 왕실 대영제국 훈장(OBE) 수훈
저서 <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사도 베드로의 발자취를 찾아서>, <여기가 이스라엘이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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