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낙일 목사가 석 달 전 고창서부교회에 부임했을 때는 정말 이렇게 될 줄 몰랐다. 그냥 몇 군데 손을 보고 나면, 별 문제 없이 예배도 하고 생활도 꾸려나갈 수 있을 줄 알았다.
고창서부교회는 40년 전 고창읍 덕정리에 세워진 교회다. 보육시설인 행복원의 협력으로 예배당이 마련됐고, 사람들이 모였다. 그리 큰 공동체는 아니었지만 마을 사람들과 오순도순 지내고, 소외된 이들을 돌보며 한 해 두 해 잘 지내왔다.
하지만 세월은 점점 많은 것을 앗아갔다. 사람들이 하나 둘씩 나이 먹어가는 동안, 건물은 더 빨리 늙어버렸다. 지붕이나 벽들이 빗물과 추위를 점점 막아내 주지 못하더니, 나중에는 들어와 살아야 하는 이들의 삶을 위태롭게 만드는 지경이 됐다. 그 정도인 줄 모르고 예배당과 사택 수리를 시작했던 최 목사 부부의 일은 자꾸만 커져갔다.
초여름에 시작한 공사가 가을이 다 지나도록 끝나지 않고 있다. 소속한 전서노회와 고창시찰, 이웃의 교회들, 서울남부교회 아웃리치팀처럼 알음알음 찾아와 도와주신 손길들 덕분에 하나씩 하나씩 공사를 해가다보니 어느새 재건축 수준이 되고 말았다.
결국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곳곳에서 새던 빗물을 상당부분 막아낼 수 있게 됐고, 겨울나기에 대한 걱정 또한 조금은 덜어낼 수 있게 됐다. 사택 공간의 절반을 식당으로, 담임목사 집무실을 본당으로 맞바꿔 설치하는 큰 공사도 마무리되면서 모두가 조금씩 더 편안해졌다. 하지만 큰 문제가 남았다.
1000만원 정도의 자금으로 시작된 공사였는데, 어느새 들어간 비용이 배 이상 돼버린 것이다. 어떻게든 교인들에게 큰 부담 주지 않고 감당해보려 한 최 목사의 계획은 이미 틀어지고 말았다. 게다가 내년에는 예배당 지붕을 교체하고, 화장실을 설치하는 공사도 남겨둔 상태다.
일단 고창시찰을 중심으로 고창서부교회를 위한 모금운동이 전개되는 중이고, 성도들 또한 작은 힘이라도 보태려고 애쓰는 중이다.
부임 당시 10명도 안 되던 성도들이 어수선한 환경 속에서도 현재 16명까지 늘어난 것이 최 목사 부부에게는 큰 격려가 된다. 이들과 함께 ‘청춘학교’라는 이름으로 경로대학도 운영하고, 태국 출신의 외국인노동자와 다문화가족들을 섬기며 선교하는 사역을 펼치는 것이 앞으로의 꿈이다. 마을전도 역시 더욱 적극적으로 전개해 나갈 방침이다.
“공사가 너무 길어져 다들 지쳐버린 상태지만, 그래도 주님께서 고창서부교회를 세우신 뜻을 성취하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새 일을 행하시는 하나님을 바라보며, 포기하지 않도록 나아갈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최낙일 목사의 표정은 간절하면서도 확신에 차있다.
후원계좌:농협 351-0318-0794-63(예금주:고창서부교회) 문의 010-5601-7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