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명 이스라엘 입국 ‘논란’···“교회·선교 전체 악영향” < 교계일반 < 교계 < 기사본문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이어 레바논 무장세력 헤즈볼라와도 무력 충돌을 주고받으며 확전 갈림길에 선 이스라엘 땅에 우리나라 국민 180명이 종교행사 참석차 입국해 논란을 빚고 있다. 지난달 말 출국한 이들은 모두 같은 교회 교인들로 파악됐으며 외교부의 잇따른 권고에 현재는 상당수가 귀국했지만, 여전히 40명이 현지에 남아 우려를 자아내는 상황이다.


이들이 소속된 것으로 알려진 경기 시흥시 소재 Y교회는 지난 8월 18일 주일예배를 ‘이스라엘집회 출정예배’로 드렸다. 한국교회 주요 교단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채 자체 교단을 표방한 이 교회는 지난해에도 이스라엘 현지에서 집회를 여는 등 매년 예루살렘을 찾은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해당 교회 담임목사에 대해 지난 2006년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이하 예장통합) 제91회 총회가 교류 및 참여금지 결의를 한 바 있다는 것. 당시 예장통합은 비성서적치유사역, 투시능력과시, 위협, 귀신신앙, 의료행위거부 등으로 사이비성이 있어 보인다는 이유를 들었다. 다만 이후 재심을 통해 현재는 ‘이단사이비 관련 총회 주요 결의’ 목록에 남아 있지 않다.


그러나 홈페이지에 공개된 영상에 따르면 교회를 담임하는 K목사는 출정예배에서 ‘이스라엘은 영원하다’라는 제목의 설교를 통해 종말이 임박했음을 경고하고, 마지막 때 이스라엘 회복에 앞장서기 위해 목숨을 걸고 가야 한다고 강조하는 등 세대주의 종말론과 신사도운동, 백투예루살렘운동 류의 주장을 답습하고 있었다.


교회 및 목회자의 이단 여부와 관계없이 이들의 행동에 대한 부정적 여론은 한국교회 전체를 향했다. 누리꾼들은 2007년 아프가니스탄 피랍 사건을 언급하며, “기독교인들은 왜 가지 말라는 데 기어코 가는지 모르겠다” “종교의 자유는 보장해야 하지만, 자신의 선택에 따른 책임 역시 본인이 져야 한다” “만약 납치와 같은 최악의 경우가 발생하더라도 또다시 국민의 세금으로 그들을 구조하는 일은 동의할 수 없다” 등 비난이 잇따르고 있다.


이 같은 사태가 벌어진 데 대해 선교계는 더욱 안타까운 반응을 내비쳤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와 한국위기관리재단 등은 올여름을 앞두고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와 함께 ‘2024년 해외 단기봉사팀 안전 및 위기관리 워크숍’을 개최하는 등 선교단체 및 교회를 향해 위험 지역 안전 관리에 각별한 주의를 요청한 바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당시 외교부가 이스라엘과 레바논, 미얀마 등에 파송된 선교사의 안전을 점검하고 추가 파송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한 내용을 전하며, 안전불감증으로 인해 해외 선교지에서 불필요한 사건·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철저한 관리와 교육을 요청했다. 물론 우려했던 사고가 발생한 것은 아니지만, 관련해 예상한 논란이 빚어진 데 대해 관계자들은 아쉬워했다.


KWMA 정용구 미래한국선교개발센터장은 “올해는 팬데믹이 끝나고 단기 선교가 본격적으로 재개되는 시점이었던 만큼 예상을 하고 5월부터 계속 경종을 울렸다. 자체적으로는 만약 있을지 모를 사태를 시뮬레이션해 모의 대책 훈련을 하는 등 대비에 만전을 기해왔다”라며 “선교계에서 이렇게 훈련해도 개교회 파송이나 일반 개인 사역자들과는 네트워크가 잘 이뤄져 있지 않다 보니 이번처럼 한 개인, 교회, 단체의 행동으로 인해 전체 선교가 막히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라고 경각심을 심었다. 정 센터장은 특별히 이단들의 해외 공략이 날로 활발해지고 있는 현실에 경계해야 함을 인정하면서도, 한국교회가 이단 혹은 타 종교라고 해서 안심하고 발을 빼는 것은 “성숙하지 못한 자세”라 지적하고 향후 대응에 있어서 더욱 큰 그림을 그려나갈 것을 천명했다. 동시에 선교를 계획 중인 이들을 향해서도 “전 세계적 K콘텐츠의 인기로 한국의 위상이 높아짐에 따라 한국인을 표적으로 한 범죄가 예상된다”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달 이스라엘-레바논 접경지역에 대해 여행경보 4단계(여행금지)를 발령했으며, 이외 이스라엘 전역에는 3단계 적색경보(출국 권고)를 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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