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칼럼] 기독교 정체성을 가진 위대한 평민 교육 < 멘토칼럼 < 교육 < 기사본문



장한섭 목사(혜성교회·이야기학교장)
장한섭 목사(혜성교회·이야기학교장)


“우리는 여기 계신 크리스천 선생님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이것이 우리 학교에서 가장 좋은 점입니다.” 덴마크 기독교 에프터스콜레에서 만난 학생들의 대답이다.


에프터스콜레는 덴마크 시민에게 “하나님을 사랑하자ㆍ이웃을 사랑하자ㆍ땅을 사랑하자”라고 외치며 국가 중흥을 이끈 지도자 니콜라이 그룬트비(1783~1872, 역사가, 신학자, 정치가, 시인)가 ‘평민 계몽’을 위해 만 14세 이상의 성인을 대상으로 시작한 교육이다. 덴마크는 국가 차원의 의무교육을 프러시아 다음으로 법제화(1814년)했다. 하지만 그룬트비는 국가교육이 계몽주의에 기반한 지나친 이성 중심, 엘리트 중심인 것을 비판했다. 인간의 개별성이 존중받는 전인교육, 살아있는 말이 담긴 자유로운 대화와 이야기를 통한 교육, 평민의 삶에 근거한 공동체 생활교육을 주장했다. 이를 통해 도덕적 감수성을 가진 인간, 일상의 노동과 독립적인 삶을 살아가는 인간, 더불어 살아가는 인간을 기르고자 했다. 그 정신에 따라 콜 목사(Kristen Kold, 1816~1870)가 청소년을 대상으로 1851년에 자유중등학교를 시작했다. 그룬트비의 교육사상은 절망에 빠진 덴마크를 다시 일으켰다는 점에서 그 가치를 더한다. 프러시아에게 슐레스비히-홀스타인 지방을 빼앗기고, 이후 노르웨이와 스웨덴도 잃음으로 자부심을 상실한 덴마크 민족을 교육으로 일깨웠다.


오늘날 에프터스콜레는 9~10학년 청소년기에 1년 혹은 2년 동안 기숙하며 시험 없이 지낸다. 250개 에프터스콜레가 있고, 약 20%의 학생이 선택한다. 에프터스콜레의 교육목표는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고 잘 사용하는 평범한 사람’을 기르는 것이다. 청소년기 자기를 돌아보고 삶을 생각해보는 인생학교이다. 에프터스콜레 교육의 결과, 학업 적응률이 더 높게 나타난다. 인생에 대한 목적과 방향을 고민하고 정리했기 때문이다.


필자는 2014년에 BGI Academy in Jutland 에프터스콜레를 방문했다. 체조, 무용, 화학, 미술 등의 기술을 익히는 교육과정이 특징이었다. 2023년, 2024년에는 Sydvestjyllands Efterskole(이하 SE)에 방문했다. SE가 어떤 학교인지를 질문했을 때 관계자에게 돌아온 대답은 “우리는 기독교사가 가르치는 기독교학교”였다. 뒤이어 “그 교육의 힘이 어디에 있는가?”를 묻자 이번에는 “기독교사와 아이들의 관계”라고 대답했다.


덴마크 에프터스콜레에는 참 기독교교육의 요소가 가득하다. 모든 개인을 존중하고, 전인적 성장을 하게 하며, 공동체 의식을 길러준다. 하나님께서 주신 자유를 갖고 주체적인 삶을 사는 인간이 되게 한다. 그러면서도 나라와 민족을 위한 시대적 의미를 찾아 헌신하게 한다.


신학자이자 정치가인 그룬트비의 교육사상은 우리에게 기독교교육의 방향에 대해 말한다. “기독교교육은 자유로운 개인으로 공동체 의식을 가지고 나라와 민족을 사랑하는 삶을 사는 평민을 기르는 것이다.” 평민의 자각은 기독교사와 깊은 인격적 관계 속에서 살아있는 대화를 통해 이뤄진다. 공동체 속에서 자신을 성찰하고 인생을 탐색하며 삶을 배우는 중에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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