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전공의들 직접 만나 대화 원해”|동아일보


[의료공백 혼란]

대통령실 “대화 요청… 성사 가능성”

전공의측 “상황 확인중” 즉답 피해

2일 오전 서울의 한 대학병원 전공의 전용공간 앞으로 마스크를 쓴 의료진이 걸어가고 있다. 벽에는 신입 전공의를 모집한다는 
포스터가 붙어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인턴 수련 과정 등록 마감일인 이날까지 등록을 신청한 인턴 예정자는 1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1

2일 오전 서울의 한 대학병원 전공의 전용공간 앞으로 마스크를 쓴 의료진이 걸어가고 있다. 벽에는 신입 전공의를 모집한다는
포스터가 붙어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인턴 수련 과정 등록 마감일인 이날까지 등록을 신청한 인턴 예정자는 1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의대 입학정원 2000명 증원 정책에 반발해 의료 현장을 이탈한 전공의들과 언제든 만날 수 있다고 대통령실이 2일 밝혔다. 의료 현장 이탈에 따른 의료 공백 우려가 7주를 넘어선 가운데 정책 최고 결정권자인 윤 대통령과 전공의와의 만남이 성사돼 의정(醫政) 갈등 해소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대통령실은 2일 공지를 통해 “윤 대통령은 의료계 단체들이 많지만 집단행동 당사자인 전공의들을 만나 직접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한다”며 “대통령실은 국민들에게 늘 열려 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3일 공식 일정이 없다고 즉각 공지하며 전공의와 언제든 만날 의향이 있음을 분명히 했다. 조윤정 전국의대교수협의회(전의교협) 비상대책위원회 홍보위원장이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대위원장을 향해 “윤 대통령이 초대한다면 아무 조건 없이 만나 보라”고 당부한 직후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다른 경로를 통해서도 전공의 측에 대화를 요청하고 있다”며 “(전공의 단체와의) 만남이 성사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대통령의 만남 제안을 받아들일 의향이 있느냐’는 동아일보의 질문에 “상황을 확인 중”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김성근 대한의사협회(의협)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은 “전의교협 차원도 아니고 조 위원장 개인 의견으로 안다”고 했다.

대통령실 “일정 비워놨다” 대화 제의… 전공의 대표 “상황 확인중”

[의료공백 혼란]
교수협 회장 “전공의들 의견 중요”
의협 “상의된 바 없어” 불편한 심기
법원, ‘의대 2000명 증원 처분’ 관련 교수協 제기 집행정지 신청 각하

“외람되지만 감히 윤석열 대통령께 부탁드립니다. 지난 6주간 국민들로부터 낙인찍혔던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들에게 5분만 대통령의 팔과 어깨를 내어주십시오.”

조윤정 전국의대교수협의회(전의교협) 비상대책위원회 홍보위원장은 2일 오후 온라인 브리핑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을 직접 만나 사태를 풀어 달라며 이같이 호소했다. 조 위원장은 “필수의료 현장에서 밤낮으로 뛰어다니던 전공의 가슴에 맺힌 억울함과 울분을 헤아려 달라”며 “윤 대통령께서 (TV 프로그램에서처럼) 요리를 직접 해 주시면 마음속 응어리가 눈 녹듯 사라지지 않을지요”라고도 했다. 그는 브리핑 중 감정이 북받친 듯 울먹이는 모습도 보였다.

● 대통령실 “전공의 단체 만날 의향 있어”

조 위원장이 제안한 지 2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대통령실은 “대통령실은 국민들에게 늘 열려 있다. 윤 대통령은 집단행동 당사자인 전공의들을 만나 직접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 대통령이 직접 전공의를 만나겠다고 나선 건 2월 20일 전공의 병원 이탈 이후 처음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전공의를 직접 만나 허심탄회하게 소통하고 싶다는 게 윤 대통령의 입장”이라며 “전공의 단체들도 윤 대통령과 만날 의향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전날(1일) 대국민 담화에서 의대 입학정원을 2000명 늘려야 한다는 당위성을 강조하면서도 “더 타당하고 합리적인 방안을 가져온다면 얼마든지 논의할 수 있다”고 대화 의지를 드러냈다.

성태윤 대통령정책실장도 “정부는 2000명이라는 숫자에 매몰되지 않는다”며 의대 증원 규모를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3일 공식 일정이 없다”며 전공의와 언제든 만날 의향이 있음을 분명히 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이날 KBS에 나와 “(윤 대통령과 전공의 간) 대화를 위한 접촉이 있는 걸로 안다”며 “시간이나 장소, 주제를 제한하지 않고 전공의들과 진정으로 대화하고 싶다는 대통령의 의지가 굉장히 강하다”고 설명했다.

● 전공의 대표 “상황 확인 중”

조 위원장은 이날 박 위원장에 대해서도 “윤 대통령은 현재 대한민국의 행정 수반”이라며 “만약 그분이 초대한다면 아무 조건 없이 만나 보라. 그분의 열정을 이해해 보도록 잠시나마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과 전공의 간 만남이 성사될 수 있을지 현재로선 미지수다. 박 위원장은 이날 ‘대통령의 만남 제안을 받아들일 의향이 있느냐’는 동아일보의 질문에 “상황을 확인 중”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 비대위의 김성근 언론홍보위원장은 이날 조 위원장의 제안에 대해 “교수님 개인 의견으로 안다. 의협과는 전혀 상의된 바 없다. (조율되지 않은 의견을) 함부로 발표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김창수 전의교협 회장도 “전공의들의 의견이 중요할 것”이라면서도 “의제 없는 단순한 (대통령과의) 만남이 무슨 의미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앞서 대전협은 대화를 위한 전제로 ‘의대 증원 및 필수의료 패키지 전면 백지화’ 등 7대 조건을 제시한 바 있다.

● 법원, 증원 집행정지 신청 각하

의사들 사이에선 ‘이제는 대화를 할 때’라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서울의 한 2차 병원장은 “의협 비대위와 정부 간 공식 협의체를 만드는 것만으로도 ‘치킨게임’을 벗어나 대화 물꼬를 트는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의협이 원점 재논의 주장만 반복하는 건 아예 대화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부장판사 김준영)는 2일 전국 33개 의대 교수협의회 대표가 보건복지부·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내년도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각하했다. 의사단체가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해 제기한 집행정지 신청 6건 가운데 법원이 내린 첫 판단이다. 재판부는 “신청인 자격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최미송 기자 cm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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