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인이라면 ‘건국전쟁’과 ‘탈북전쟁’ 모두 봐야”



목숨 건 탈북 장면에 국제사회 폭발적 관심
영화계 최고 권위 ‘아카데미’ 예비 후보 올라
과 개봉일 겹쳐 관심에서 멀어져
“인권에 목숨 건 한국교회 긍정적 이미지도”
탈북자들이 사선을 넘는 여정을 그대로 카메라에 담아 국제사회의 극찬을 받았던 다큐멘터리 영화 가 숨고르기를 거쳐 다시 스크린에 오른다.

는 살벌한 감시 속에서 국경을 넘으며 불안에 떠는 실제 탈북민 가족들을 주인공으로 한다. 브로커와 브로커를 거쳐가며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생사의 갈림길에, 관객들은 손에 땀을 쥐고 발걸음을 함께 내디딘다.

북한에서 중국, 베트남과 라오스를 거쳐 태국으로. 첩보영화를 방불케 하는 목숨 건 여정과, 그들을 자유의 땅 한국으로 인도하는 탈북인권운동가 김성은 목사(갈렙선교회)의 헌신적인 이야기를 담았다. 충격적인 현장을 목도한 세계인들은 이 영화를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장편 다큐멘터리 부문 예비후보에 올렸다.

국내외의 폭발적 관심도 잠시, 올 초 한국 영화계를 뒤흔든 이 스포트라이트를 가져갔다. 4월 총선을 앞두고 는 정치권 이슈에서 완전히 밀려나면서 3만여 관객을 모으는 데 그쳤다. 천안시 등 일부 지차체에서 영화의 가치를 확인하고 대규모 단체 관람을 추진해 준 점이 그나마 위로가 됐다.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붙들고 탈북민 구출에 목숨을 거는 곳은 사실상 한국교회가 유일한 상황. “이대로 묻힐 수 없다”는 절박함에 박원영 목사(서울시기독교총연합회)와 탈북민 사역을 펼치는 나영수 목사(나눔과기쁨 이사장) 등 기독교계가 ‘비욘드 유토피아 재개봉 준비위원회’를 발족했다. 이들은 19일 배급사 ㈜드림팩트엔터테인먼트 김학중 대표와 기자회견을 갖고, 이에 대한 계획을 밝혔다.

한국교회 “이대로 묻혀선 안 돼”

가 처음 개봉한 건 과 같은 1월 31일이었다. 개봉일 확정은 가 먼저였다. 김 대표는 “국제적인 관심과 외교부, 통일부, 국회 등 여러 정부 기관에서도 상영 계획이 잡히는 등, 영화 흥행에는 자신이 있었다”고 했다.

국제사회의 반응은 엄청났다. ‘2023 선댄스 영화제 관객상’ 수상을 비롯해 ‘시드니영화제 최우수 국제다큐멘터리 관객상’ 등 7개 영화제에서 수상하고, 36개 분야에 노미네이트됐다. 영화계 최고 권위의 美 ‘아카데미’에서 아쉽게 레드카펫을 밟는 데는 실패했지만, “보지 않으면 믿을 수 없는 존재의 기적(INDIEWIRE)” 등의 극찬을 받았다. 입소문으로 관객수를 서서히 끌어올렸지만 역부족이었다.

美 아카데미 오른 한기총 시사회 열려
▲영화는 탈북 과정의 긴박한 순간들을 그대로 담아냈다. ⓒ송경호 기자
재개봉을 먼저 제안한 건 한국교회였다. 나영수 목사는 “아버지가 6.25 때 월남한 실향민 2세다. 제게 탈북민은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며 “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 많은 이들에게 한반도의 현실을 알려야 할 영화다. 통일 교재로도 훌륭하다. 이대로 묻혀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이 같은 제안에 김 대표는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었는데 너무 기뻤다”며 “(탈북을 도운) 김성은 목사님도 4월 하버드부터 코넬, 줄리어드 등 미국 명문대를 돌며 탈북민들의 실태를 알리는 일에 힘쓰고 있다. 극장 측의 요구조건이 까다롭지만, 당장 많은 스크린을 확보하기보다 거점 영화관에서 좌석 점유율을 최소 30% 이상 유지한 후 상영관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에 출연한 우영복 씨 가족은 탈북을 위해 12,000여 km를 걸어야 했다. 김 대표는 “국민들 대부분은 탈북 이후의 생활이나, 바다 혹은 휴전선을 통해 넘어온 사례를 접한다. 하지만 대다수는 멀고 먼 여정을 통해 자유를 얻는다. 목숨을 건 여정을 지켜본 관객들은 그동안 접하지 못한 감동을 느낄 것”이라고 밝혔다.

영화에 다 담아내지 못한 장면도 많다. 김 대표는 “탈북자들이 겪는 과정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잔인하다”고 했다. 먹을 것이 없어 개구리를 잡아먹기도 한다. 북한주민들의 삶은 예상보다 더욱 폭력적이었다. 그는 “관객들의 거부감을 우려해 많은 장면을 제외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재개봉 계획 밝혀
▲배급사 ㈜드림팩트엔터테인먼트 김학중 대표는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었는데, 한국교회의 제안을 듣고 너무 기뻤다”며 계획을 밝히고 있다. ⓒ송경호 기자
가 세상에 나오는데 큰 역할을 한 헐리우드 배우 로버트 드니로와의 비화도 전했다. 탈북민 이현서의 회고록 ‘일곱 개의 이름을 가진 소녀’을 읽고 감명을 받은 드니로가 사인회 현장을 찾았고, 이 씨는 “탈북민을 주제로 한 영화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를 기억한 드니로가 제작사에 뜻을 전하며, 이 영화가 탄생했다.

박원영 목사는 한국교회가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에 대해 “CGV 홈페이지에 이 영화에 대한 리뷰 2천여 개를 보면, 김성은 목사님이나 기독교를 칭찬하는 댓글도 상당하다. 김 대표님이 ‘울지 마 톤즈’를 제작했을 때 천주교 신자가 늘었다는 통계도 있다. 영화가 주는 영향은 상당하다. 이 영화를 통해 기독교에 대한 시각이 바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국제사회에서 화제가 되었다는 건, 역으로 한국의 실상을 그동안 제대로 알리지 못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국내보다 국제적으로 훨씬 큰 관심을 보였고, 하나님께서 우리 생각보다 더 크게 역사를 주관하고 계신다. 한국교회가 앞장서 달라”고 밝혔다.

매들린 개빈
▲탈북 과정을 밀착해 생생한 화면에 담은 의 매들린 개빈 감독. ⓒ감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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