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서울 강북을 지역구 전략경선에서 변호사인 조수진 노무현재단 이사가 비명(비이재명)계 현역 의원인 박용진 의원을 상대로 승리했다. 당초 정봉주 전 의원이 박 의원을 상대로 치른 경선에서 승리했지만 ‘목발 경품’ 막말과 거짓 해명 논란으로 공천이 취소되면서 재경선을 치렀다.
민주당 박범계 선거관리위원장은 19일 경선 결과를 발표하며 “강북을 권리당원 투표율은 53.18%, 전국 권리당원의 26.31%가 투표했다”며 “전략선거구는 재심이 없다”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결과 발표 직후 입장문을 내고 “영화 같은 반전이 없는 결과를 받았다”며 “패배가 뻔한 경선, 결론이 정해진 경선임을 알고 받아들였기에 새삼 다른 감정은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한 달 동안 가끔 나 몰래 영화 ‘트루먼 쇼’를 찍고 있는 중이 아닐까 생각해 봤다”며 “2월 19일 농담 혹은 거짓말 같은 ‘하위 10%’ 통보를 받고 그 이유를 알려 달라는 재심 신청이 문자 하나로 기각되고, 사상 초유의 권리당원 75%의 투표율을 들었을 때 황당했다”고 말했다. 트루먼 쇼는 1998년 개봉한 미국 영화로, 본인의 일상이 24시간 몰래카메라로 촬영돼 생중계된다는 사실을 본인만 모르고 있었던 주인공에 대한 이야기다.
박 의원은 그간 “이번 경선이 결과가 정해진 ‘답정너’ 경선”이라고 주장해 왔다. 박 의원은 현역 의원 평가 하위 10%에 속해 경선 득표에서 감산 30% 페널티를 받은 반면 조 변호사는 여성 정치 신인 자격으로 가점 25%를 받았기 때문이다. 또 강북을 경선은 전국 권리당원 70%, 강북을 권리당원 30%를 합하는 온라인 투표 방식으로 치러졌는데, 권리당원은 이재명 대표를 지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에 비명계인 박 의원에게 불리한 구조라는 분석이 나왔다.
박 의원은 이날 오전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미련하고 바보스러워 보일지라도 상식을 위해, 정권 심판의 희망을 위해 끝까지 경선에 임하겠다”고 했다. 그는 전날도 민주당 텃밭인 전북·광주 지역을 돌면서 당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조 변호사는 승리 직후 “정치 신인을 새 인물로 세우는 큰 결단을 해주셨다”며 “이 대표 중심으로 뭉쳐 민주당 총선 승리의 길로 가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논란을 의식한 듯 후보의 득표율을 이례적으로 직접 공개했다. 그는 경기 성남 중원·수정 기자회견에서 “가·감산을 안 한 상태에서 박 의원이 30.08%, 조 후보가 69.93%이었고 가·감산하면 19.4%대 80.6%이었다고 한다”며 “압도적 차이로 후보가 결정됐으니 이제 이 얘긴 여기서 끝내자”고 했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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