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을 넘어 도약을 시작한 총신대학교가 2024년도 새학기를 시작했다. 지난 5월 박성규 총장이 부임한 후 총신대는 곳곳에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가장 중요한 변화는 총신의 사명을 분명히 정립한 것이다. 박 총장은 교단의 목회자와 기독교 지도자를 키우는 신학교로서 “개혁주의 신학을 삶으로 실천하는 인재 양성”을 총신의 사명과 목표로 제시했다. 그 사명을 이루기 위해 총신이 먼저 하나님의 통치하심을 믿고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해야 한다고, 그렇게 해야 총신이 새로운 부흥을 이루고 교단의 희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분명한 사명 아래 2023년 총신대는 은혜의 꽃길을 걸었다. 정치적 안정을 바탕으로 총회와 협력체계가 공고해졌다. 교회를 위한 신학교로서 목회 친화적 교육 프로그램을 늘렸다. 걱정하던 2024년도 신입생 모집과 재정 안정화까지 성공적으로 이뤄냈다.
2024년도 새학기를 앞두고 박성규 총장과 신대원장 김상훈 교수, 대학부총장 김희석 교수 등 총신대 지도자들을 2월 29일 사당캠퍼스 총장실에서 만났다. 이 자리에 기획혁신본부장 황선우 교수와 강대훈 교수도 함께 했다.
“총신이 한국교회의 미래다”
박성규 총장 부임 후 총신대의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준 것이 있다. 종합관 2층 벽면에 박힌 ‘개혁신학’을 정의한 현판이다. 총장을 비롯한 교수들이 머리를 맞대서 교단과 총신의 정체성인 개혁주의 신학을 한 문장으로 정리한 것이다.
‘개혁신학은 존 칼빈 중심의 종교개혁 신학에 기초해 성경의 최고 권위, 오직 은혜로 얻는 구원, 하나님의 통치, 문화 변혁을 강조한다.’(Reformed Theology, rooted in John Calvin-centered Reformation theology, emphasizes the supreme authority of the Scripture, salvation obtained solely by grace, God’s reign and cultural transformation.)
사실 그동안 ‘개혁신학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을 때, 이를 명확하게 말하는 이가 드물었다. 총신에서조차 공통된 정의가 없었다. 이제 총신 공동체는 개혁신학의 정의를 예배와 기도 때마다 되새기고 있다. 나아가 개혁신학을 분명히 인식하고 이를 삶으로 살아내도록 독려하고 있다.
박성규 총장은 “우리는 성경의 최고 권위와 오직 은혜에 대한 부분에 흔들림이 없다. 하지만 하나님의 통치를 믿고 실제로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개혁신학을 삶의 신앙으로 갖지 못하다는 얘기다. 박 총장은 “개혁신학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개혁신학에 입각한 삶의 변화가 있어야 희망이 있다. 총신에서 개혁신학을 삶으로 살아내는 인재를 길러내야 한다”며 “이것이 총신의 근본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총장으로서 이것을 이루고 싶다”고 강조했다.
‘개혁신학에 입각한 삶의 변화’는 결국 하나님의 은혜가 임해야 한다. 성령 충만으로 인격이 변화하고 하나님의 통치를 따르는 삶의 열매가 나타나야 한다. 김상훈 신대원장은 “그것이 곧 부흥”이라고 말했다. “총신 공동체에 기도가 일어나고 있다. 진정한 기도와 예배를 통해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부흥의 불길이 일어나고, 그 기도와 부흥이 전국 교회로 퍼져 나가기를 소망한다. 총신이 부흥의 진원지가 되길 원한다”고 말했다.
총신은 개혁신학을 살아내는 인재를 양성해 총회와 한국교회의 미래를 열어가려 한다. 나아가 한국교회 부흥의 진원지가 되려는 비전을 품고 있다.
‘교회를 위한 신학교육’ 강화
총신대가 2024년에 더욱 강화하려는 교육 분야가 있다. 교회와 목회현장을 위한 사역이다. 이를 위해 김희석 부총장과 황선우 본부장은 △좋은 인재 양성을 위한 교회 중고등부 및 대학청년부 교류 강화 △목회자에게 평생교육의 기회 제공 △목회현장을 돕는 자료 제공 등 3가지 핵심 사역을 제시했다.
김희석 부총장은 작년 8월 중고등부서와 대학청년부 교역자를 초청해서 진행한 설명회에 큰 호응이 있었다고 말했다. 올해는 여름수련회를 앞둔 6월에 교역자들을 초청해 총신대 입시와 교육과정을 설명할 계획이다. 김 부총장은 “단순한 입시설명회가 아니다. 교육부서 교역자들이 학생들에게 소명과 비전을 심어줄 수 있도록 안내하고, 교회교육에 필요한 세미나도 함께 준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올해부터 새로 시작한 총신신대원 목회신학석사(Th.M) 과정도 총신이 목회 친화적 교육을 펼치기 위한 노력이다. 신대원 목회학석사(M.Div) 과정에서 깊이 다루지 못한 성경주해, 설교학, 실천신학 등 실제적인 목회현장을 위한 교육을 진행한다. 목회신학석사(Th.M) 과정을 마친 목회자는 목회신학전문대학원 박사(Th.D) 과정과 연결해 한걸음 더 발전할 수 있도록 했다. 김상훈 신대원장과 김희석 부총장은 “2025년 목회신학전문대학원을 ‘박사원’으로 업그레이드 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앞으로 총신은 목회자들이 평생교육을 할 수 있는 학교로 자리매김 할 것”이라고 밝혔다.
목회를 돕는 자료와 행사도 더욱 풍성하게 제공한다. 특별히 105년 동안 개혁신학의 나침반 역할을 해온 <신학지남>을 대대적으로 개편해 목회현장과 사회의 쟁점을 다룰 예정이다. 이를 위해 강대훈 교수를 책임자로 선임했다.
강 교수는 “<신학지남>은 1918년에 ‘교회의 목사와 신학생들에게 신학의 방향을 지남(指南)하려는 목적’으로 창간했다”며, “그 목적을 따라 앞으로 <신학지남>은 매호마다 우리 시대와 교회의 이슈에 대한 기획 자료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출판을 앞둔 2024년 봄호(제91권 1집)는 ‘부활’을 주제로, 그리스도의 부활에 대한 개혁신학 논문과 부활절 설교와 예배, 교육에 활용할 수 있는 자료들로 구성했다.
또한 강 교수는 목회자들이 많이 사용하는 말씀연구 플랫폼 ‘로고스 바이블’(logos.com)과 계약을 맺고 <신학지남> 자료들을 제공하게 됐다고 보고했다. 총신의 개혁신학이 담긴 논문과 글들이 온라인 플랫폼에 게시되면서 전 세계에 흩어진 총신인 뿐만 아니라 세계 목회자들에게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했다.
“모두 총회와 교회 덕분”
총신대는 2024년 대학과 신대원에서 미달 없이 신입생 모집을 마쳤다. 2023년도에 8개 일반대학원에서 33명 미달했지만 올해 대부분 입학정원을 채웠다. 학령인구 급감과 신학교 외면 현상으로 2023년보다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과를 낸 것이다.
학교 재정도 탄탄해졌다. 황선우 본부장은 박성규 총장이 부임한 후 추진한 10만재정운동 및 학교발전기금으로 총 15억8300만원이 답지했다고 밝혔다. 기존 100만기도후원운동 후원금 9억4000만원을 합하면, 25억원이 넘는다.
박 총장은 이 모든 성과를 총회와 산하 교회들에게 돌렸다. 박 총장은 “너무 감사하다. 전국 교회와 목사님들이 우리 청소년과 청년들에게 목회소명을 불러일으키셔서 좋은 인재를 보내주셨다. 삼일교회의 경우 송태근 목사님 권면으로 30명의 학생이 신대원과 대학원에 입학했다”고 고마워했다. 박 총장은 “전국 교회에서 보내주신 기금은 총신의 숙원사업인 기숙사 건립, 신대원 전액장학금 지원, 명신홍기념도서관 건립 등에 사용할 것”이라며 “오는 5월 후원의 밤 행사를 열어 전국 교회 및 목회자들에게 감사 인사하고 총신 발전의 비전을 세우려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