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 같은 세상에 예수님께서 문 돼주실 것” < 교계일반 < 교계 < 기사본문





이태원참사 유가족들이 종교계를 향해 국회를 통과한 이태원 참사 특별법의 조속한 공포를 위해 힘을 모아주기를 호소했다.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 이정민 씨(고 이주영 양 아버지)를 비롯한 유가족 10명은 1월 17일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에 위치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를 찾아 총무 김종생 목사와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먼저 유가족들과 함께 해온 교회의 활동에 감사를 표한 이정민 운영위원장은 “특별법을 통해 참사의 진실을 밝히고, 하루하루 성실하게 살아온 159명 희생자들의 명예가 회복돼야 한다”라며 특별법이 조속히 공포될 수 있도록 종교계가 끝까지 관심을 갖고 함께 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태원 참사 특별법은 국회에서 여야가 합의를 이루지 못한 채 지난 9일 본회의에서 야당 주도로 통과했으며, 윤석열 대통령은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여부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태신앙으로 57년 동안 신앙생활을 해온 크리스천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고 김의진 씨 어머니 임현주 씨는 “각자의 자리에서 성실히 살아오던 159명이 하루아침에 아무런 잘못없이 죽음을 당한, 절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 벌어졌는데 참사 446일이 되는 오늘까지도 본질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라며 “우리의 가족들을 본연의 자리로 돌려놓는 것, 그들의 명예와 가치를 회복하는 일에 교계 지도자들이 큰 소리를 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부탁했다.


유가족의 목소리를 경청한 김종생 총무는 “힘겨운 여정을 지나오는 동안 종교계가 큰 힘을 주지 못해 미안하다.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고 하는 게 하늘의 명령이고 우리들에게 주신 마음인데 응답하지 못했다”라고 자성하며, “교회가 어떻게 응답할지 기도하며, 종교계가 함께할 수 있는 지점을 찾아 연대할 사람들을 모아나가겠다”라는 뜻을 밝혔다. 김 총무는 이어 “세상이 벽처럼 느껴지겠지만, 문은 벽에다가 내는 것”이라면서 “성경에서 예수님께서는 스스로를 문이라고 얘기하셨다. 우리가 느끼는 벽에 문이 돼주실 줄 믿는다”라고 위로의 말을 전한 뒤 유가족들을 위해 함께 눈물로 기도했다.


한편 이날 면담을 마친 유가족들은 서울광장 분향소로 자리를 옮겨 용산 대통령실 앞까지 침묵 행진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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