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기독문화계는 코로나19 이후 지역교회들이 성도들의 예배 출석 회복에 집중하면서 문화 전반의 회복세가 둔화된 가운데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종사자들의 다양한 시도들이 빛났다.
교계문화기자모임인 CC+가 12월 20일 서울 논현동 하나둘갤러리카페에서 2023년 문화결산 세미나를 열고, 기독문화선교 사역 전문가들과 함께 CCM, 출판, 영화, 미술 등 2023년 한 해 동안 각 분야의 주요 활동과 도전 과제를 살펴보고 대응 방안을 모색했다.
CCM : KCCM 통한 연대 강화
팟캐스트 ‘CCM 공방’ 기준 2023년 매달 공방 청취자들과 함께 선곡한 신보가 40~50곡 정도인 것으로 감안하면, 한 해 동안 다양한 장르의 CCM 500여 곡이 발표된 것으로 집계된다. 강중현 운영위원(한국기독음악협회, 이하 KCCM)은 “한 해에 500여 곡이 발표된다는 것은 적은 수가 아니지만, 문제는 다양한 곡들을 소개하는 창구와 기회가 거의 없다는 것”이라며, 기독 방송사의 장르적 편향성과 다양한 콘텐츠를 만날 수 있는 프로그램의 부재 등이 개선돼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기독교 음원 저작권 문제에 대한 대응을 비롯해 국내 활동하는 기독음악 관련 종사자들의 영성, 진흥, 복지 증진을 위해 3년간의 준비 과정을 통해 연합 형태로 사단법인 KCCM을 올해 9월 발족했다”며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했다.
출판 : 열린 텍스트 개발이 과제
수십 년째 하향세를 보이고 있는 출판계는 침체가 계속되고 있다. 민경찬 편집장(출판사 ‘비아’)은 “비효율적인 유통 과정과 역량 있는 국내 저자 부족, 신자들의 독서열 부족, 제한된 시장, 일반 독자들로부터의 외면 등으로 책이라는 매체 자체가 소멸의 위기 가운데 있으며, 고전적이고 일방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소통하는 방식 또한 쇠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일상생활, 가정, 직장, 공동체에서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고 지식과 잠재력을 발전시키는 능력인 ‘문해력’을 키우기 위해 연대해서 투쟁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또 기독교 문화 전반에 있어 “소비자들이 시간을 견디는 기쁨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열린 텍스트로 구성된 콘텐츠 개발에 나서야 한다”고 제언했다.
영화 : 코로나 여파로 관람객 극감
코로나19 이후 영화산업은 한때 75%까지 매출이 급감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으며, 여전히 영화관을 찾는 관객수는 크게 회복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패턴은 한국 기독교 영화에서도 그대로 반복되고 있는데, 특히 다양한 OTT 플랫폼이 활성화 되면서 영화 관람을 위해 영화관을 찾는 기독교 단체 관람객 수가 급감하고 있다.
성현 대표(필름포럼)는 “코로나19를 지나면서 영화 관객들 사이에 OTT플랫폼과 유튜브 등 숏폼 콘텐츠를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소비패턴이 자리잡으면서 자연스럽게 영화관에서 영화를 관람하는 문화소비 방식은 주도권을 빼앗겼다”고 밝혔다. 이에 더해, 코로나19 이후 지역교회들이 교인들의 예배 출석 회복에 집중하면서 기독교영화 흥행에 일조했던 지역교회의 기독교영화 단체 관람이 줄어든 것도 회복세 약화에 한몫했다고 분석했다.
성현 대표는 “중장기적으로는 영화관이 아닌 OTT나 유튜브 등 매체의 특성에 맞는 스토리텔링과 연출 등이 계발돼야 하지만, 이제까지 기독교영화가 만들어져 온 문법으로 비춰봤을 때 단기간에 그러한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는 창작자가 나오기 쉽지 않다”며 “한국교회가 기독교 신앙의 다감각적 체험과 신앙의 지평을 넓히는 통로로 여전히 중요한 영화라는 매체를 적극 활용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미술 : 신진작가 발굴과 지원 확대
한국기독교미술인협회, 한국미술인선교회, 아트미션 등은 올해 신진작가 발굴과 지원, 다양한 전시회를 기획해 진행하며 기독미술의 행보를 이끌었다.
한국기독교미술인협회는 2023년에도 신진작가들을 발굴해 기독미술의 현재성과 연속성을 가질 수 있도록 청년작가상을 시상하고, 2월 ‘어우르다’는 주제로 청년작가 초대전을 개최하며 젊은 작가들의 활동을 지원했다. 2024년에도 기독청년작가 대상을 공모해 수상자에게 개인전 개최를 지원해 나갈 예정이다.
한국미술인선교회도 기독미술대전 공모와 입상작 전시회 등을 통해 비전공자들의 등용과 기독화단 등단을 도왔고, 몽골로 어린이 교육과 벽화 그리스 선교에 나서는 등 문화선교에 앞장섰다.
아트미션은 올해 25주년을 맞아 정기 전시와 자선 전시를 개최하고, 기독교 미학 및 미술사, 작가론 연구와 격월 정기모임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신미선 회장(한국기독교미술인협회)은 “여전히 교회 목회자와 성도들이 기독미술을 성화적 관점에서 한정돼 접근하는 등 시각미술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기독미술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나아가 기독미술을 교회중심에서 사회 밖으로 확장해 나갈지가 과제”라며 “예술 각 영역에서 하나님의 영역 주관이 이뤄지도록 신학자와 작가, 기독이론가 등의 협업이 중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