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 어린 사과 해야 비극 없어…희생자에게도 떳떳”
‘진상‧책임 규명 등 특별법 통과 및 재발 방지’ 지지
온라인 추모공간 ‘기억과 연대’ 운영…메시지·그림 ‘도담소’ 전시
“(더불어민주)당에다 몇 번 얘기했는데 다시 한번 강력한 입장을 당 지도부에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3일 도담소(옛 도지사 공관)에서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 만나 “(진상규명을 위한)특별법 통과를 계기로 진상규명과 책임자 소재를 분명히 하고, 희생당하신 분들의 명예를 회복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자리에는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이정민 운영위원장 등 유가족 21명이 참석했으며, 김 지사는 참사의 진상‧책임 규명 등의 내용을 포함한 특별법의 조속한 통과와 재발 방지 방안에 지지 의사를 밝혔다.
유가족이 찾은 도담소 잔디마당에는 경기도 온라인 추모관에 게시된 추모‧응원 메시지가 담긴 그림 작품이 전시됐다.
김 지사는 “이 시간에도 공권력이나 인권유린이 양태와 방법만 달리할 뿐 많이 있다”며 “세월호 사건이나 10·29 참사에 대해 책임 있는 사람들이 정말 진심 어린 사과를 하고, 책임 소재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 그래야 비극이 다시 발생하지 않고, 희생자들에게도 떳떳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이 위원장은 “도지사의 진정성 있는 위로와 공감을 유가족분들과 함께 느끼고 위안받았으면 해서 간담회를 요청했다”며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데, 오늘 위로를 받을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유족인 김호경 씨는 “오늘이 사랑하는 아들의 31번째 생일이다. 참사가 없었더라면 가족‧친구들과 축하를 받으면서 평범한 하루를 보냈을 것”이라며 “참사가 왜 일어났는지 원인을 파악하고 두 번 다시 그 참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게 상식적이고 당연한 일이다. 그날의 진실을 밝혀주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라고 요청했다.
이날 간담회는 참사 1주년을 맞아 서울광장에 마련된 분향소를 방문한 김 지사에게 유가족이 경기도 방문 의사를 전하고, 이를 김 지사가 수락하면서 마련됐다. 김 지사는 참사 이후 올해 △참사 100일 녹사평 분향소(2월 4일) △10·29 진실버스 수원 현장(4월 5일) △특별법 제정 촉구 동조단식 현장(6월 21일) 등을 방문해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경기도는 이태원 참사 1주기를 맞아 온라인 기억공간의 디자인을 개편하는 등 온라인 추모 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합동분향소 방문이 어려운 도민을 위해 마련한 게시판 형태의 온라인 추모관을 운영하기 위해 만든 별도의 추모 공간으로 ‘기억과 연대’라는 이름으로 운영 중이다. 유가족과 지속적인 연대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은 사람들은 ‘10·29 참사 온라인 기억공간’(https://www.gg.go.kr/memorial)을 찾으면 된다.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