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씩 의식이 바뀌고 있다. 먹고 살기 힘든 곳으로 여겨졌던 농어촌에 청년들이 귀농귀어를 하고 있다. 은퇴한 사람들이 자연을 찾아 가는 귀촌과 다르다. 농어촌을 블루오션으로 여기고 새로운 가능성에 도전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교회에 농어촌은 여전히 레드오션이다.
한국농선회장 김기중 목사는 “산업화 시대에 들어서며 가족들이 농사를 짓는 시대가 저물었다. 가족농이 무너진 자리를 기업농이 대체하고 있다. 농촌 지역을 살리려면 교회는 ‘영농목회’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영농목회는 농어촌에서 농어업으로 복음을 전하고 목양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농어촌 교회와 목회자들은 농어업과 구별된 자리에 있었다. 이를 뛰어넘어 목회자가 농어업에 참여하고, 이를 통해 교회가 지역 공동체의 구심 역할을 감당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최근 주목받고 있는 ‘마을목회’의 핵심이 영농목회라는 점이다. 목회자가 농어업을 알고 직접 참여해야 마을목회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귀농귀어를 하는 청년들처럼, 영농목회의 최적임자도 청년 목회자다. 청년 영농목회자를 양성하려면 신학교에서 농어촌교회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과 비전을 알려줘야 한다. 단순히 소명감이 아니라 자연친화적 목회, 생명을 살리는 목회, 삶으로 목양하며 마을 전체를 돌보는 목회에 대한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청년 영농목회자는 정부의 지원도 엄청나다. 약 1000㎡(300평)의 농지를 소유하거나 임대하면 농협 조합원에 가입할 수 있다. 조합원으로 등록하면 농자재 구입(임대) 할인, 저금리 융자금 지원, 농업 직불금 및 보조금 지원, 지역 농어업 최신 정보 제공 등 혜택을 받는다.
한걸음 더 나아가 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농업경영체로 등록하면, 이양기 소독기 포클레인 등 각종 농기계를 무상 또는 최저 임대료로 사용할 수 있다. 농기계에 들어가는 기름도 면세유로 싸게 넣을 수 있다. 무엇보다 농어업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청년 목회자도 농업기술센터에서 영농교육을 무상으로 받으면 된다. 장목반부터 6차산업을 대비하는 프로그램까지 배울 수 있다.
김기중 목사는 농어민을 전도해서 성도를 만드는 ‘전통적인 농어촌 교회와 목회에 대한 관점’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제 농어촌 교회는 목회자가 삶으로 목양하고 지도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이미 다른 교단은 농업 목회자가 많이 나오고 있다. 우리 교단도 신학교부터 체계적인 교육과 정보제공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