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소추안 처리를 위해 김진표 국회의장을 설득해 본회의 단독 소집을 시도하자 30일 국민의힘이 국회의장실 앞에서 농성을 벌였다.
이날 본회의 시작을 30여 분 앞두고 국민의힘은 의장실 앞에 모여 김 의장과 민주당을 규탄하는 내용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복도를 가득 메운 의원들은 ‘중립의무 망각한 국회의장 각성하라’, ‘편파적인 국회 운영 국회의장 사퇴하라’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김 의장이 나오길 기다리며 구호를 외쳤다.
본회의 시작이 예정됐던 오후 2시에서 20여분이 지나자 김 의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구호를 외치는 여당 의원들을 뒤로 김 의장은 곧바로 본회의장으로 향했다. 회의장으로 향하며 김 의장은 여당 의원들이 가득 찬 복도 쪽으로 끝까지 눈길을 주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농성 이전 오전 11시와 오후 1시 30분 두 차례에 걸쳐 비상의원총회를 열고 대응책을 논의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비상의원총회에서 “이동관 위원장과 검사 2명에 대한 탄핵안을 시도하는 민주당이 자의적으로 법 해석을 하고, 실수를 반복하면서 탄핵이라는 엄중하면서 무거운 의회 권한을 가벼운 정쟁의 수단으로 전락시키는 역사적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고 말했다.
본회의에서 방통위원장의 탄핵안 발의 보고가 끝나자 국민의힘은 국회 정문 앞 계단에서 항의 규탄대회를 열었다. 의장실 앞에서와 마찬가지로 이들은 야당과 국회의장을 규탄하는 내용의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30여분 간 이어진 대회는 이날 오후 9시부터 철야 농성에 들어간다는 국민의힘 관계자의 안내문과 함께 종료됐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방통위원장 탄핵안 표결을 위한 본회의를 다음 날 열기로 한 만큼 이날 저녁 9시부터 다음날 본회의 때까지 로텐더홀에서 철야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