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수능은 교회의 입장에서 하나의 마무리이자 새로운 출발이다. 관건은 한 개인에게나 그 가족들에게 대단히 중요한 인생의 고비를 공동체 차원에서 어떻게 돌보고, 복음을 위한 기회로 연결시키느냐 하는 것이다.
수영로교회(이규현 목사)는 수능과 관련해 시험 약 보름 전부터 본격적으로 분주해지기 시작한다. 매일 새벽예배는 수험생 부모들이 모여 자녀를 위해 기도하는 시간으로 초점이 맞춰지며, 오전 9시 예배에도 수험생들을 위한 합심기도가 집중적으로 이루어진다.
시험이 목전에 다다른 해당 주간에는 교육부서 전체가 수험생들을 위한 특별새벽기도회가 진행되며, 예비소집이 이루어지는 수능 하루 전날에는 수험생들을 위한 안수기도가, 그리고 수능 당일에는 학부모는 물론 교역자 교사 대학부 선배들까지 참여하는 종일기도회가 열린다. 여기까지는 다른 교회와 큰 차별점이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이 기도회의 성격은 상당히 다르다.
단지 수험생들이 높은 점수를 얻고 상위권 대학에 진학하는데 간구의 목적을 두지 않는다. 오히려 수험생들이나 학부모 모두가 기복신앙이 아닌 참 신앙을 회복하고, 세상에서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드리는 보배로운 존재로 성장하도록 기도제목들을 설정하는 것이다. 특히 수능 전날과 당일의 기도회의 풍경은 마치 전도집회를 방불케 한다.
“수능기도회 참석현황을 분석해본 결과 평소 예배에 열심히 참석해온 학생들도 많지만, 사실상 교회 활동을 거의 하지 않았던 장기결석 학생들의 비율도 절반 가까이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래서 이 학생들과 부모들이 오로지 하나님만 의지하는 신앙을 회복하는 계기로 삼을 수 있도록 설교 메시지도, 간구할 제목들도 설정해 기도회를 준비합니다.”
고등부를 담당하는 김나빈 목사는 같은 맥락에서 수능 다음날에는 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을 교회로 모아 ‘고3 블레싱 금철’이라는 이름으로 밤샘 집회를 열고, 가을에 열리는 고등부 전도축제도 수능이 끝난 바로 다음 주일 ‘수험생 전도축제’로 한 차례 더 개최한다고 설명한다.
뿐만이 아니다. 시험이 끝난 후 갑자기 늘어난 여유시간을 감당 못해 갈팡질팡하는 고3들을 위한 평일 제자훈련 프로그램도 가동하고, 대학부에서는 이를 고스란히 승계해 ‘고삼도치’라는 이름의 예비대학생 사역으로 이어간다.
수능기도회에 참여한 학부모들 중 큰 은혜를 경험한 이들을 물색해, 교육부서 신입 교사로 섬길 수 있도록 인도하기도 한다. ‘자신의 자녀’를 성인까지 양육했던 학부모의 목양 능력을 ‘교회의 자녀’를 양육하는데 바치자고 비전을 제시하면 적지 않은 헌신의 응답이 나온다.
그래서 수영로교회의 수능기도회 테마는 ‘포도나무’로 제시된다. 하나의 가지에서 수많은 포도송이들이 맺히는 것처럼, 잘 가꾸고 돌보는 사역을 통해 다음세대와 부모세대 그리고 공동체 전체를 건강하게 세우는 열매들을 얻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