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더불어민주당 비명(비이재명)계 대표 주자인 이상민 의원과 만남을 갖는다. 국민의힘 혁신의 키를 쥔 인 위원장과 민주당과의 결별이 거론되는 이 의원인 만큼 정치권에선 이 의원의 탈당 및 국민의힘 합류 가능성을 거론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8일 뉴스1 취재에 따르면 이 의원은 오는 21일 오후 자신의 지역구에 있는 대전 대덕연구단지에서 국민의힘 혁신위를 대상으로 ‘한국의 정치 개혁’을 주제로 강연할 예정이다. 양측은 구체적인 시간과 장소를 조율 중이며 오는 19일쯤 확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특강은 국민의힘 혁신위의 요청으로 성사됐다. 당의 혁신 추진과 관련해 여권에 국한하지 않고 야권 인사의 조언까지 두루 들으려는 차원이다. 이 의원은 그동안 의정 활동 과정에서 한국 정치 개혁의 필요성을 꾸준히 강조한 바 있다.
이 의원이 5선 국회의원으로서 경륜을 갖췄으면서도 현재 민주당 소속인 만큼 당 밖의 새로운 시각을 접할 수 있다는 점도 강연 초청의 배경이 됐다. 이 의원도 국민의힘 내부 혁신에 대한 조언에만 그치지 않고 한국 정치 전반에 대한 문제점 지적과 개혁 방향에 대해서도 언급할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번 강연에는 인요한 혁신위원장도 참석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인 위원장이 비명계 현역 의원을 공식 석상에서 만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의원도 국민의힘 핵심 인사와 당장 만나는 것보다는 당무에서 한 발 떨어진 인 위원장과의 만남에서 더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선 국민의힘 혁신의 키를 쥔 인 위원장과 민주당과의 결별이 공공연히 거론되는 이 의원이 만나는 자리인 만큼, 이날 강연이 단순히 정치개혁에 대한 조언에 그치는 게 아니라 이 의원의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신호탄이 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로 이 의원은 최근 민주당과의 결별을 기정사실로 하는 모양새다. 당초 그는 김종민·윤영찬·이원욱·조응천 의원과 함께 민주당 내 대표적인 비명계로 분류되며 같은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이들 4명은 지난 16일 정치 결사체 ‘원칙과 상식’을 출범하며 탈당에 선을 긋고 민주당 안에서 개혁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이 의원은 합류하지 않고 독자 노선을 걷기로 했다.
이 의원이 탈당한다면 향후 행보는 ‘국민의힘 합류’가 될 가능성이 있다. 그는 지난 15일 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을 묻는 말에 “예”라며 “12월 초까지는 말씀드리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국민의힘도 이 의원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인 조정훈 의원은 지난 17일 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의원님이 오신다고 하면 저부터 버선발로 나가서 맞아드릴 것”이라며 “이 의원이 자유계약선수(FA)가 되면 국민의힘이 가장 역대급 비용을, 몸값을 제공하고 모셔 올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탈당 이후 국민의힘 입당 대신 이준석 신당에 합류할 가능성도 있다. 이 의원은 최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접촉해 신당 창당에 대한 조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 최근 ‘제3지대’ 대표 주자인 금태섭 전 의원과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와 정계 초당적 모임인 ‘금요연석회의’를 결성하는 등 정치적 보폭을 넓히고 있다.
정치권에선 야당의 5선 중진이자 대표적인 비명계인 이 의원이 국민의힘·이준석 신당·제3지대 등 어느 쪽에 합류하더라도 파급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이 의원은 강연에 대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강연을) 국민의힘 입당과 결부하지 말고 그대로 받아들이면 된다”며 “입당하는지 안 하는지는 그 다음에 생각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강연에 대해 “한국의 정치 개혁을 위해 필요한 말을 할 것이다. 국민의힘 혁신위가 성공해야 민주당에도 충격을 줄 것 아니겠나”라며 “민주당만이 아니라 한국 정치가 지금 이 상태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