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적 평화 통일의 정체성과 하나 됨 실천
13년간 열매 풍성… 120명 전문사역자 세워
DMZ, 경제협력 통해 격차 좁히는 장 될 수도
역지사지로 공감하고 이해하면 치유 일어나
▲세미나가 진행 중이다. ⓒ강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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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통일선교 트렌드’ 세미나가 ‘2024년 통일 선교의 과제와 전망’이라는 주제로 16일 오전 총신대학교 사당캠퍼스 주기철기념홀에서 열렸다.
이번 세미나를 주최한 북한사역목회자협의회(회장 천욱 목사, 이하 북사목)는 2010년 2월 1일 정식으로 창립된 이후 13년 9개월 동안 21차례 공식 세미나를 통해 다양한 주제를 다루며 한국교회가 나아갈 북한선교의 방향을 모색하고 제시해 왔다.
▲조기연 목사. ⓒ강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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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복음통일을 위한 북한사역목회자협의회의 사명과 역할’ 주제 발제를 맡은 조기연 목사(북사목 4대 회장, 우리가꿈꾸는교회)는 “북사목이 13년 동안 풍성한 열매를 맺으며 120명의 전문사역자가 모이는 협의체가 될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기반은 ‘복음적 평화통일’을 정체성으로 삼은 것이고, 두 번째는 ‘복음 안에서 하나 됨’을 실천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는 북사목 안에서 성경적인 통일을 맛보아 알게 하는 가장 중요한 정체성”이라고 했다.
조 목사는 ‘복음적 평화통일 지향’과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 되는 동지의식의 실현’을 위해 △치유가 있는 북사목 △정보와 지혜가 있는 북사목 △통일선교 사역의 개혁과 갱신이 있는 북사목 △비정치적이고 초교파 연합의 북사목 △격려와 재충전이 있는 북사목 등 5가지 실천 과제를 제시했다.
조 목사는 “북사목의 사명은 새로운 사역을 개발하고 감당하는 데 있지 않다. 혹은 기존에 있는 사역들을 맡아 증폭시키거나 확대하는 데 있는 것도 아니”라며 “복음통일을 위해 북사목이 감당해야 할 가장 중요한 사명과 역할은, 북사목이라는 도구를 통해 북한 사역을 감당하고 있는 목회자들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 됨, 즉 작은 통일을 지속적으로 경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를 위해 북사목이 모일 때마다 힐링을 경험하고 올바른 정보와 지혜로 자라가며, 모나고 부족한 부분들을 개혁하고 갱신하며, 비정치적 입장을 견지하며 초교파적으로 연합 운동을 초교파적으로 연합운동을 확장해 나가고, 북사목 동지들이 모일 때마다 격려받고 재충전하여 각자의 부르심의 현장에서 힘 있게 복음통일 운동을 해나갈 수 있도록 섬겨야 할 것”이라고 했다.
▲천상만 목사. ⓒ강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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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 사역의 전망과 방향’이라는 주제로 통일연구 발제를 맡은 천상만 목사(북사목 감사, 엔사랑선교회)는 “남북한 체제와 문화 차이가 너무도 큰 만큼 DMZ는 중간에 위치한 완충지대로서 남북 간 격차를 좁혀 가는 장으로 활용돼야 한다. DMZ는 남북 간의 지리적 중간 지대이자 완충지대로서 교류협력 최적지다. 분단으로 버려진 넓은 땅으로, 남북민이 통제는 받지만 자유롭게 만나 교류할 수 있는 지역이다. 향후 국제적 활용 관심 지역이자 생태 보호지로 개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천 목사가 2017년에 설립한 엔사랑선교회는 드러나지 않게 북한 내지에 식량 및 생필품을 보내는 사역과 선교사들을 후원하는 사역을 해 왔다. 코로나 상황에도 불구하고 매달 월례기도회를 진행해 왔으며, 2023년 11월 23일에는 73회 기도회를 창립 6주년 기념행사와 함께 탐방선교센터인 원당교회(연천군장남면 원당리 소재)에서 가질 계획이다. 엔사랑선교회의 협력농장은 블루베리 작물을 중심으로 경제적으로 수지를 맞출 수있는 북한선교 농장으로 개발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블루베리 작물은 단위 면적당 투입 비용에 비해 경제적으로 가장 높은 수확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전략적 아이템이다.
천 목사는 “DMZ의 장점은 북한 내부로 바로 들어가지 않아도 되므로 북한 정권으로서 내부통제부담이 덜한 곳으로 제조업, 농업, 서비스업, 관광업 등 남북 경협사업이 들어설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땅값이 저렴하다. 다수 면적이 국유지라 토지보상비 부담도 덜하고, 남한 전력 등 인프라를 끌어 쓸 수 있다. 또 DMZ는 북한 내부 급변사태 발생 시 난민캠프 형성지로도 활용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남북교류협력 장으로서 DMZ 남북 관계의 기본 정신은 평화, 화해, 상생이며, 북한의 개혁 개방을 지지 및 지원해야 한다. 접근 방향은 교류와 접촉 확대이다. 그리고 인도적 구호를 지속해야 한다. 비군사적 분야에서는 식량, 의료, 보건 구호와 병원, 탁아소, 양로원, 산림 복구를 지원해야 한다. 의료, 보건, 농업, 산림, 복지 분야에서는 남북경협사업 추진과 함께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도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경협을 추진하면서도 북한에 대한 비핵화와 인권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해야 한다. 이는 국내 정치지형에 상관없이 지속적 일관성을 추구해야 한다. 국내에서도 보수 진보간 갈등을 유발하기보다 공통부분을 강조해야 한다. 정부는 제재 압박과 더불어 교류협력 인도적 지원이라는 투트랙(Two Track) 방향을 유지하리라 본다. 정부 차원의 대북관계와 더불어 민간 차원의 남북교류도 투트랙으로 이어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홍기하 목사. ⓒ강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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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을 통한 탈북민 트라우마 치료와 인권 개선에 대해서’라는 주제로 북한인권 발제를 맡은 홍기하 목사는 “남과 북은 같은 단어를 사용하기는 하지만 속뜻이 다른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므로 서로를 이해할 수 없고 적절한 소통을 할 수 없다.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서로를 향한 이해와 공감이 있다면 약물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자연적으로 마음이 치유될 뿐 아니라 그 사람은 다른 사람에 대해서 공감할 수 있기 때문에 치유자가 될 수 있다”고 했다.
홍 목사는 “북한에서 이주해 남한에 사는 사람들에 대한 정부의 공식 명칭은 ‘북한이탈주민’다. 이 명칭에서도 볼 수 있듯이 이들은 남한 사회에서 그들이 살던 터전에서 이탈해서 온 이방인으로 낙인되어 살고 있다. 이들을 명명하는 명칭은 ‘새터민’, ‘탈북자’, ‘탈북민’등으로 변화가 있었지만, 여전히 문제를 안고 있다. 필자는 정부의 공식 명칭인 북한이탈주민에서 ‘탈’자를 이탈시켜서 ‘북한 이주민’이라고 할 것이다. 북한이탈주민도 우리와 똑같은 인권을 가진 사람이기 때문”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홍 목사는 “이들은 우리 주변으로 이주해 오는 동안 극한의 두려움과 공포, 그리고 생사의 갈림길을 넘나들었다. 조·중 국경을 넘은 사람은 인가가 없는 깊은 산 중에서 며칠 밤을 보내기도 했다. 국경을 넘다가 잡힌 사람이나 중국에 체류하다 공안에 의해 체포된 사람들은 북송돼 보위부로 보내져 생사를 넘나드는 고문을 당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받은 마음의 상처가 아직 해결되지 못한 채 우리 주변에 살면서 새로운 문화와 환경에 적응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우리와 다른 그들만의 언어습관과 생활방식의 문화적 차이 때문에 사회로부터 따돌림을 당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마음의 상처가 더해졌다”고 했다.
이어 “지금까지는 남한의 교회가 여러 가지 방법으로 북한 이주민들의 정착을 돕는 사역이었다면, 이제 그들이 자기의 감정을 직시하고 드러내므로 상한 감정과 트라우마로 인한 분노, 좌절, 절망의 문제를 해결하도록 치유된 북한 이주민들이 나서도록 격려하는 사역을 해야 한다. 선교학적으로 보면, 남한 또는 남조선의 문화와 북한 또는 북조선의 그것은 서로 다르다. 같은 문화권의 북한 이주민들이 직접 같은 지역에서 이주해 온 그들의 이웃을 적극적으로 도울 수 있도록 협력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남한교회는 단순한 물질적 도움뿐 아니라, 지금까지 양육된 북한 이주민 신분의 사역자들과 적극적으로 협력해 아직까지 아픔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는 북한 이주민을 찾아가 그들의 트라우마를 치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들을 도우려면 그들의 문화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러므로 남한의 문화에 익숙해지라고 북한 이주민에게 강요할 것이 아니라, 남한교회와 남한 사회가 그들을 제대로 공감하고 돕기 위해 그들이 그곳에서 강요당한 사상 이외에 생각의 방법인 문화를 익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성훈경 목사. ⓒ강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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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선교의 전망과 준비사항에 대해서’라는 주제로 북한선교 발제를 맡은 성훈경 목사(북사목 6대 회장, 북방선교방송)는 “북한은 3년여 기간 동안 철저하게 외지와 모든 연결을 차단했다. 방문하거나 외부에서 만나는 일이 불가능했다. 이러한 상황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단순히 병리적 요인뿐 아니라 재개는 되겠으나 정치적·군사적 등의 요인으로 인해 활성화는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또 “중국은 CCTV, 안면인식, AI, 전자결재 등 초기술을 융합해 감시를 더욱 강화했다. 인터넷종교관리방법을 신설하고 방첩법을 강화하며 국가 안보에 위해하다고 판단하면 어떤 경우에도 죄를 물을 수 있게 만들었다. 이러한 초기술과 법제 강화로 탈북민들의 마음이 더욱 위축됐다”며 “탈북민은 환경의 불인이 심해짐에 따라 심리적 불안도 심하다. 남한으로도 북한으로도 갈 수 없기에 현재 위치에서 삶을 이어가야 한다”고 했다.
이어 “새롭게 북한을 이탈하는 숫자가 늘어날 것은 기대할 수 없다. 탈북민 현황이 앞으로 크게 변동될 가능성이 희박하다. 결과적으로 대한민국에 입국하는 탈북민의 수는 현재 수준을 유지하거나 감소할 것이다. 따라서 다수의 탈북민들을 맞아 대응했던 사역의 모습과 태도에 변화가 필요하다. 여러 명이 함께 하는 성경공부와 신앙 훈련 등이 이후로 다시 가능하리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했다.
성 목사는 “이제 새로운 전략과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내적으로 살펴볼 것은 첫째, 사역자로서 소명이다. 둘째, 한 영혼을 소중히 여겨 양육에 힘쓸 때이다. 북한선교 사역은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한 사역자가 많은 수의 탈북자를 감당하는 것을 지양하고 행정적 돌봄보다 목양적 돌봄에 보다 중점을 두어야 한다. 셋째, 기존에 연결돼 있지 않은 잃어버린 탈북민들을 찾는 데 열심을 내야 하겠다. 어떤 이는 사역 현장이 없다고 말한다. 성경은 추수할 때가 되었다고 말씀한다. 북한선교 현장은 여전히 사역자가 부족하다. 오직 지혜로 북한선교의 날을 벼려야겠다”고 했다.
▲주요 발제자들이 참석자들과 함께 종합토론 및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강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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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진 종합토론 및 질의응답 시간에는 탈북민 재정 지원 이슈 등을 다뤘다. 조기연 목사는 “필요에 의한 지원은 지속되고 오히려 확대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학생이 공부하고 생활하는 데 돈이 필요하고, 도서비나 장학금 등의 지원이 필요하다. 또 환자가 발생했을 때 가장으로서 돈을 벌 수 있는 사람이 없다면, 가정 돌봄을 위해 병원 수술비나 생활비 등의 지원이 필요하다. 그러나 단순한 재정 지원을 통한 동원은 지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북사목 회원 교회만큼은 이러한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에 천상만 목사는 “탈북민을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데 동의한다. 이들에게 돈이 필요한 이유는 북한에 있는 가족들에게 보내기 위함이다.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중요한 이유가 있기 때문에 탈북민 재정 지원 문제는 다시 논의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북사목 회장 천욱 목사는 세미나에 앞서 진행된 개회예배에서 “내가 약한 그 때에 강함이라”(고린도후서 12:10)는 제목으로 설교를 전했다.
한편 북한사역목회자협의회는 북한선교와 통일선교에 힘쓰던 사역자들이 연합을 토대로 사역이 준비되어야 하는 것에 공감하여 서로 교제하며 격려하고 사역 정보를 공유하던 모임을 모체로 2010년 2월 설립됐다.
복사목은 복음적 평화통일을 지향하며 한국교회 북한선교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각 지역교회와 선교단체를 연결하며 선교의 자원을 동원해 한국교회가 효과적으로 북한선교와 통일사역을 감당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비전으로, 각 교회와 선교단체, NGO 등에 소속된 북한 및 통일선교사역 전문목회자(정회원 90여 명)들이 교단과 교파를 초월하여 연결하고 연합해 영역별 사역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정기모임, 세미나를 비롯해 한국교회에 북한선교사역이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부흥회, 기도회, 선교주일, 비전트립 등 기타 연합사역 등을 컨설팅하고 있으며, 기존에 북한선교사역을 감당하고 있는 한국교회에 북한선교헌신자들을 교육하고 훈련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또 쥬빌리통일구국기도회, 북한기독교총연합회, 선교통일한국협의회 등과 초교파적으로 협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