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 국빈 방문을 계기로 한국과 사우디가 북한의 핵‧탄도 프로그램 및 무기 이전 행위를 규탄한다는 일치된 입장을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양국은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의 조속한 타결을 위해 계속 협력하기로 했고, 네옴 프로젝트를 비롯해 사우디가 추진 중인 기가 프로젝트와 인프라 사업의 성공을 위해 협력한다는 내용도 성명에 담았다. 한-사우디 공동성명은 1980년 5월 최규하 대통령의 사우디 방문 이래 43년 만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앞으로도 자주 만나 양국 간 미래지향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24일(현지시간) 대통령실이 공개한 한-사우디 공동성명에서 양측은 “한반도와 국제 사회의 안정을 저해할 수 있는 핵·탄도 프로그램 및 무기 이전을 포함해 대량 살상무기의 확산을 저지하려는 안보리 결의에 대한 모든 위반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량살상무기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국제 사회의 노력을 지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사우디 정부는 우리 정부의 대북 제안 프로그램인 ‘담대한 구상’ 제안을 포함해 한국의 끈기있고 단호한 노력을 평가한다고 명시했다.
양국은 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긴장 고조에 대해 “국제법과 국제인도법에 따라 민간인을 보호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어떠한 방식으로든 민간인을 공격하는 데 반대하고, 고통받는 민간인에 대한 신속한 인도적 지원을 위해 국제 사회와 협력한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양국은 “무고한 사상자를 발생시키는 무력 사용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아랍 평화 구상’ 등을 포함한 사우디의 리더십을 평가했다.
교역‧투자 분야에서는 수소경제, 스마트시티, 미래형 교통수단, 스타트업 등 상호 관심 분야 상호 투자 확대에 합의했다. 국방‧방산‧대테러 협력 분야에서는 “모든 형태의 범죄에 대응하고 테러리즘과 극단주의 대응 협력을 증진한다”고 했다. 에너지 및 기후변화 분야 협력에 대해 양국은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 태양에너지, 풍력에너지 등 재생에너지를 비롯해 사우디에서 한국으로 수출될 청정 수소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리야드=장관석 기자 jks@donga.com